우리는 모두 작은 부처님...

2001-01-26     관리자

[우리는 모두 작은 부처님]

우리는 모두 작은 부처님입니다. 더많은 공양과 찬탄을 서로에게 받고 더많은 축복과 사랑을 서로에게 주어, 어서어서 성숙하고 성장하여 미래에 온 법계를 환하게 밝힐 크신 부처님 되실 분들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 모두가 이미 아득한 겁 이전에 성불을 이룬 작은 부처님인 줄 모르고 꿈처럼 어둠 속을 헤메어 왔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의 내용이 무엇인지 무척 궁금해 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깨달음을 이루시고 난 직후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으로 미루어 보면, 깨달음엔 여러 내용이 있겠으나 그 핵심은 바로 일체 중생의 불성을 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물론 이는 저의 짐작입니다).

불성(佛性)!

일체 고액을 벗어 나게 하고, 일체 중생을 고해에서 벗어나게 하여 온 누리를 찬란한 광명으로 가득 밝힐 그 불성이 누구에게나 있고, 또한 그 불성은 깨달음을 이룬 부처님이나 아직 깨닫지 못하고 육도를 헤메고 있는 중생이나 조금도 다르지 않고 그 근본에 있어서는 똑같다,는 소식!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부처님의 불성은 이미 활짝 꽃피운 불성이고, 중생의 불성은 아직 채 피지 못한 꽃봉오리같은 불성이겠지요. 비록 부처님처럼 크고 장엄하지는 못하고 또한 지금은 비록 미천하지만, 언제가는 저 부처님처럼 활짝 만개하여 온 누리 환히 밝힐 것은 틀림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본질에 있어서는 부처님이나 저희나 조금도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동안 본래부터 있어 왔던 우리의 불성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佛性)을 없는 것으로 알고 없는 것(재산,지식,부,명예 등)을 있는 것으로 알아, 없다고 한탄하고 있다고 교만하며 살아 온 것이 가엾은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니겠습니까.

마치 부엌 아궁이에 비록 미약하지만 남은 불씨 보지 못하고 온 바깥 돌아다니며 불을 찾는 것처럼, 우리도 본래부터 있는 이 불성을 못 본 채 밖으로만 나돌아 다니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자명합니다. 불씨 찾는다고 이 추운 날에 떨며 돌아 다닐 것이 아니라, 아궁이를 지피고 바람을 일으켜 비록 조그마 하지만 바로 내 눈 앞에 분명히 있는 이 조그마한 불씨를 더 크게 살려 온 누리 밝도록 활활 타 오르게 하는 것입니다.

불성을 살리는 일도 이와 같을지니, 아직은 미약한 우리의 불성을 부처님처럼 크게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이런 보잘 것 없는 우리의 불성을 더 크게 키워 부처님처럼 되게 하는 것은 바로 '수행'일 것입니다. 그리하여 있는 불성을 없다고 잘못 생각하여 하염없이 찾으러 다닐 것이 아니라, 태고적부터 나와 함께 언제나 있어 왔던, 이 작디 작은 불성을 이 자리에서 반야의 눈으로 분명히 보고 꺼집어 내어, 지금 당장 수행으로 더없이 크게 가꾸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불성을 부처님처럼 성숙되게 하는 수행-그것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수행뿐만 아니라 부처님이 하신, 그리고 부처님이 우리에게 보이신 그 모든 행이 이에 해당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부처님이 우리에게 보이신 그 모든 모습, 예컨데 부처님이 춤을 추시면 우리도 춤을 추고, 부처님이 걸식하시면 우리도 걸식을 하고, 부처님이 선정에 드시면 우리도 같이 선정에 듦으로써 우리는 부처님을 닮아 가며 부처님처럼 되어 갈 것입니다. 이것은 지금까지 알려진 일반적 수행법이 잘못됐다는 말은 전혀 아니고, 다만 우리의 수행 범위를 어느 특정 수행
몇몇에 국한시키지 말고 부처님의 모든 모습을 닮아감으로써 부처님의 일체 행으로 넓혀 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부처님의 일체 행을 흉내내고 배우지 아니하면 부처님 같은 원만행이 제대로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일체 행이 부처님처럼 되지 않고서야, 저 다생겁래에 수없이 다른 인연을 지어 온 수많은 중생들의 수많은 모습을 어떻게 다 섭수할 수 있으며 그들에게 맞는 바른 길을 보여 드려 어떻게 보리심을 발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새해에는 부디 우리 모든 작은 부처님들이, 서로 서로 더많은 공양 받고 더많은 섬김 받아 부처님처럼 크신 분들이 되기를 발원 드려 봅니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아미타불
나무마하반야바라밀

이 종린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