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을세우고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습니다.

인물탐방/전승목각도예가/목아(木牙) 박찬수 선생님

2008-01-28     관리자
경기도 여주 신륵사 근처 남한강가 1만평의 대지위에 불교조각을 감상하며 불교교리와 변천사, 그리고 고대와 현대가 만나는 지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불교조각공원 건립의 꿈을 실현시켜가고 있는 목아 박찬수선생님의 발원과 종교적 신념을 들어본다.

전승목각도예가로 불상과 불교 장엄구를 주로 수출하는 목아미(木牙美)대표이며 조계종 포교사이기도 한 목아(木牙) 박찬수선생님(42세)은 요즈음 들어 그 이름을 아는 이가 부쩍 많아졌다.
불상을 조각하여 수출, 1986년에는 상공부장관으로부터 ‘100만 불 수출기념탑’을 받기도 했으며(현재는 연 150만 불 수출), 목아미가 구내 1,000대안에 드는 유망 중소기업으로 지정된 탓도 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문을 연 롯데월드 민속관에 사천왕상과 윤장대(輪藏臺), 화문소통(花紋疏筒) 등을 재현하여 그 솜씨와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은 데에도 기인한다.
그러나 불교인은 물론이려니와 일반 세인들에게도 특별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그가 10년 전부터 계획한 불교조각 공원 건립 추진불사의 꿈이 현실화 되어가고 있고 이 사실이 일반세인들에게도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조각을 감상하며 불교교리와 불교변천사, 그리고 고대와 현대가 만나는 지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 공원은 경기도 여주 신륵사 근처 남한강가 1만평의 대지위에 세워지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연차적으로 대지를 구입하고 5년 전부터 전시조각제작에 착수 개관을 준비를 해왔으며 현재 이곳에 전시할 2,000여점의 작품이 준비되어 있다.
조감도와 설계도에 따라 이미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이 조각공원은 일주문 ·사천왕문·대웅전·나한전 등 사찰의 형태를 갖춘 전시관과 공방(工房)· 불교문화연구실· 자료실· 상설전시실을 갖춘 현대식 건물의 전시관 그리고 돌·브론즈 조각을 전시하는 야외공간으로 설계되어 있고 이 가운데 현대식 4층 전시관 건물은 올 8월에 완성된 예정이며 사찰형태의 전통식 전시관은 연차적으로 건설해 나갈 예정이다.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불과 문수·보현보살상이 목조각으로 모셔지고 후불(後佛)탱화· 닫집· 법상과 연꽃·촛대·향로등 장엄도구가 모두 목조각으로 모셔진다. 특히 나한전에는 5년 전부터 조각(현재 200여분 조성)하기 시작한 갖가지 표정과 갖가지 인조의 모습을 담은 5백 나한상이 모셔진다.
이외에도 지옥전과 극락전을 만들고 전과 전 사이에는 회당을 만들어 그 속에 팔상도(八相圖)· 신장(神將)· 각종 목탱화 등의 조각을 전시한다.
그런가하면 사찰 형 전시관에서 구름다리로 연결되는 곳에 세워지는 현대식건물 전시관은 전체가 4백 평 규모로 지하1층과 지상1층에는 공예공방이 2층에는 인도· 일본· 중국등지의 불교예술작품과 각종 문헌을 전시하는 연구실·자료실이 들어앉는다. 3층은 불교조각품상설전시관으로 목조각을 재료와 연장(5백 개)도 함께 전시할 예정이다. 그리고 미륵불과 관음불은 야외에 전시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시되는 불교 조각 중에는 현대적 감각의 비구상작품도 있다. ‘윤회생사(輪廻生死)’같은 작품이 그것으로 웃음 띤 얼굴, 슬픈 얼굴, 화난 얼굴 등 인간의 표정 10가지를 봉으로 연결하여 사람이 태어나고 죽어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부처님의 모습을 자연 그대로의 둥근나무를 칼로 툭툭 쳐서 간단한 선으로 표현한 것도 있다. 이 밖에도 불교가 한국에서 토착화된 모습을 보여줄 산신각을 만들고 우리의 토속신앙과 불교가 조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조각도 한눈에 보여줄 것이다.
사찰이나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불교조각품들이 단편적인 반면에 이곳에 전시되는 조각품들은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의 변화과정을 한 자리에 보여주고 있어 불교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리고 10여 년 전 동남아 등 불교국을 순례하며 모든 불상과 불교도구 그리고 불교관계 자료를 한곳에 전시하므로써 일반인들은 물론이려니와 관계학자들에게도 좋은 연구 자료실이 될 것이다.
그야말로 불교조각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불교조각교육의 장이 될 것이며 불교를 어렵고 막연하게 느끼던 이에게는 불교조각을 감사하며 자연스럽게 불교교리를 공부하는 기회가 마련될 것이다. 또한 불교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이라 할지라도 이 조각공원에 한번 다녀간 사람이라면 누구나 종교적인 감화를 받고 우리 전통불교문화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는 터전이 될 것이다.
이러한 엄청난 작업들이 한 개인의 힘으로 이루어지고 이상과 꿈으로만 생각되던 것이 현실로서 결실 맺어질 때 우리는 경이로움과 함께 찬탄을 금할 수 없다. 그러면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어떠한 인연으로 그러한 일을 시작했으면 어떻게 그 일이 가능해졌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데에도 수개월이 걸리고 불교조각공원의 건립은 엄청난 경제적 뒷받침과 노력과 인내 그리고 종교적 신념이 밑바탕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런데 태능 입구에 마련된 작업장 목아미(木牙美)에서 만나 뵌 선생님의 말씀을 통해 이러한 궁금증을 풀 수가 있었다.
녹원스님으로부터 나무의 싹이 트듯 불심을 키워서 모든 일을 하라는 뜻으로 목아(木牙)라는 법명을 받은 박찬수 선생님은 경상남도 산청 독실한 불교집안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에는 할머니 손을 잡고 절애 자주 가곤 했다고 한다.
중학교 때부터 미술선생님과 함께 생활하면서 조각을 배우기 시작한 선생님은 그때부터 나무를 재료로 한 작품을 주로 만들게 되었으며 교내미전에 미륵보살반가사유상과 마미타불입상 등 불교계통의 조각을 하여 상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것이 계기가 되어 대학에서도 목공예를 전공하게 되었다.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선생님은 목공예를 계속했으나 당시로서는 작품 활동만으로는 생계조차 연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한때는 서대문 근처에 공예학원을 열고 목공예를 가르친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 학원에서 우연히 불교 미술을 하는 일본인을 만나게 되었다. 그 일본인은 프라스틱 부처님(일본인 각 가정의 불단에 모시는 부처님용)을 한분 모시고 와서 그 부처님과 똑같은 목불을 조성해줄 수 없겠느냐고 했다. 이를 허락한 박찬수 선생님은 그 부처님을 조성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일본에 목불을 수출하게 되었다. 이로써 일본의 각 가정에 모시는 불상을 프리스틱 불에서 목불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어 현재는 일본 가정의 99%이상이 목불을 모시고 있으며 이 가운데 70%정도가 박찬수 선생님의 작품이라고 한다. 이러한 사실이 획기적이라 하여 한때는 일본의 NHK TV에 현지 르뽀식으로 1시간 동안 소개되기도 했다. 이러한 것이 인연이 되어 일본에도 자주 왕래하게 되었는데 일본에 가서 놀란 것은 각 가정마다 안방에 부처님을 모시는 불단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침저녁으로 부처님이 모셔진 불단 앞에 앉아 기도하는 일본인들의 생활화된 불교신앙생활은 박찬수 선생님에게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제가 불교조각을 시작한 것은 어찌 보면 생활고를 면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부처님을 조성하고 생활도 어느 정도 안정되고 보니 무엇인가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교조각가로서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고 한국불교에 기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부처님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불교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불교조각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이 불교조각 작품을 통해서 부처님의 뜻을 알고 자기를 비추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
그러나 이 일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평생의 원 아니 대물림을 해서라도 이 원을 꼭 이루고야 말겠다고 원을 세운 박찬수 선생님은 10년 전부터 시간이 있을 때마다 장소를 물색하고 땅을 사 모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곳에 전시될 작품을 조성하고 또 한편으로는 중국 일본 인도 태국 티벳 네팔 파키스탄 등지를 순례하며 불교 관계 자료를 수집하고 자료를 연구하기도 하면서 지금도 불교조각공원에 대한 꿈을 하나씩 실현해 가고 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작업들이 부처님의 말씀과 뜻에 어긋나지 않아야 하는 것이기에 불교공부와 수행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매일 아침 집에 마련한 법당에서 부인과 함께 예불을 드리고 108배를 올리는 한편 틈나는 대로 학사불 교회와 불교연구원 삼일선원 등을 찾아가 불교교리를 공부한다. 이것은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어야 형태의 아름다움을 자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조계종포교사이기도 한 박찬수 선생님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불교미술, 특히 불교조각을 통한 교화에 있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 가운데 특별히 관심을 갖고 정성을 기우리는 것은 업경대의 조성이다.
“사람은 죽으면 누구나 염라대왕 앞에 가서 죄의 정도를 비춰보는 업경대에 서게 됩니다. 그러나 평상시에도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시시 때때로 비춰보면 자신 스스로를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살아생전에 선업을 닦아야지요. 천도를 한다고 하지만 그것에도 한계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불자라면 누구나 각 가정에 부처님을 모시고 일과 수행정진을 해야 합니다. 부처님모시기가 꺼려지는 집에서는 이 업경대라도 모셔놓고 참회 발원하며 자신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선생님은 각 가정에 부처님모시기 운동을 펼치기 위해 60여점의 목판화도 제작했다. 주로 어린이의 모습을 많이 담은 이 목판화중에 특히 힘 있는 금강역사상은 어린이방에 걸면 좋고 어린이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부처님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한다.
조각을 통한 포교만이 부처님은혜에 보답하는 길이며 자신의 꿈을 이루는 길이며 찬란했던 한국의 불교문화를 이 땅에 재현시키는 길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는 박찬수 선생님은 원자재를 구입하고 이것을 수개월에 걸쳐 건조시키고 나무의 결을 살려 이를 재단하고 대충의 형태를 고르고 모량을 다듬는 모든 과정에 정성을 기우리며 마무리 작업도 페어퍼를 쓰지 않고 칼날을 사용하는 정성을 아끼지 않는다.
“원을 세우고 잡념을 두지 않고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습니다. 그것은 제가 경험한 바이기도 합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생각도 못했던 일들이 지금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이 일들이 ‘누구나 하면 된다.’는 정신적 주파수가 되었으면 합니다.”
국내불사보다는 국외불사(특히 일본)를 주로 하였고 2·3년전 불교미전에서 종합대상인 종정상을 받음으로써 국내불교계에 비로소 이름이 알려진 목아 박찬수 선생님. 그리고 요즈음 들어 불교조각공원 조성의 큰 뜻이 일반신문지상과 불교관계지면을 통해 일반인들에게고 알려짐으로써 더욱 유명해진 선생님은 하루 두세 시간의 수면으로도 하루를 시작하고 끝낼 만큼 힘 있고 활기차다. 확실한 믿음이 낳은 공덕은 세인들의 정신적 주파수가 되고 있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힘과 용기를 주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