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길과 도의 길

▨ 선의 고전/ 선림보전

2008-01-27     관리자

1. 일을 처리하는 법

설당화상이 차암에게 말하였다. 일을 처리하는 데는 반드시 경 중을 분별하여야 한다. 말을 할 때에는 반드시 생각이 앞서야 한다. 매사에 중도에 합하고 치우침이 없어야 한다. 만약 급하고 거칠게 행하면 무엇이든 잘 되는 것이 없아. 설사 이루었다 하더라도 만전을 기하지는 못한다. 내가 대중과 더불어 함께 지내면서 무엇이 좋고 나쁜가를 많이 보았다. 대개 덕이 있는 사람은 너그러움으로써 사람들이 감복한다. 그리고 항상 후래에 뜻있는 사람들이 잘 행하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아름다운 일로 삼았던 것이다.

영원선사가 한번은 이렇게 말하였다. "대개 평상시에 자기 마음을 안으로 비추어 밝혔더라도 일을 당하여 바비 처리할 때 이르러 올바르게 활용하지 못하고 그 본체를 잃게 된다. 마땅히 불조의 법을 이어 뒷 사람을 인도하고자 하거든 항상 스스로를 엄밀히 살펴보고 뉘우치지 않으면 아니 된다."

2. 마음을 올바로 하라

사심선사가 진영중에게 말하였다.

대개 큰 도를 구하고자 할진대 먼저 그 마음을 바르게 하여야 하느니라. 만약 조금이라도 분기가 있다면 바르다고 할 수 없고 또한 조금이라도 욧심에 빠지는 일이 있으면 또한 바르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성현이 이 세상에 나온 것이 아니라면 어찌 좋아하고 싫어하거나 기뻐하고 성내는 일이 있으리요마는 모름지기 이런 때를 다하여서 성현의 말씀을 잊지 않는다면 그것으로써 바른 것을 얻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절검방하

사심선사가 말하였다. 탐착심을 놓고 마음을 절제하고 검박하게 산다는 것은 이것이 도에 들어가는 가장 지름길이다. 오늘날 대개 공부인들을 보면 그 뜻이 분분하고 말 또한 분명하다. 누구인들 옛 성인의 자취를 따르고자 하지 않으랴. 그러나 탐착을 놓고 절제하고 검박한가를 살핌에 이르러서는 만 사람 가운데 하나도 드물다. 세속에 자제들이 책을 읽지 않고서 과거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런고서는 삼척동자라도 결코 저들의 소망을 이룰 수 없는 것을 알 것이다.

4. 상인과 소인

사심선사가 담당선사에게 말하였다.

학자로서 재주와 지식이 있고 충성도니 마음과 믿음이 있으며 절개와 신의가 있다면 이 사람은 상품의 인재라고 할 것이다. 설사 그의 재덕은 높지 않더라도 항상 그 행을 삼가하여 분을 지키는 것은 그다음이라 할 것이다. 만약 삿된 생각을 품고 세상인심이나 여론에 관망하여 세력을 품고 세상인심이나 여론에 관망하여 세력을 따라 옮겨다니는 자는 이것이 진짜 소인이다. 만약 이런 자를 사람들의 윗자리에 앉히게 되면 그 총림은 반드시 엉클어지고 법믄은 욕되게 될 것이다.

5. 정성과 믿음

사심선사가 초당선사에게 말하였다.

대개 총림에 주지라는 자는 말하고 행하는 하나하나에 성실과 믿음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말에 정성과 믿음이 있으면 대하는 자 반드시 느끼는 바가 깊게 되고 말에 정성과 믿음이 없다면 대하는 자 느끼는 바가 반드시 옅을 것이다. 정성스럽지 않은 말과 믿음이 없는 행들은 세간에 사는 범속들 사이에서도 오히려 행해지지 아니하고 고장사람들에게 저주를 들을 것이다. 하물며 총림의 주인이 되어 불조를 대신하여 교화하는 데 있어서랴. 만약 정성과 믿음이 없다면 어느 누가 그를 따를손가.

6. 이익과 도

사심선사가 말하였다.

이익을 구하는 자에게는 도를 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도를 구하는 자에게는 이익을 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옛 도인들이 이 2가지를 겸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옳지 않았기 때문에 겸하지 않았다.

만약 이익과 도를 겸할 수 있다면 장사꾼이나 소를 잡고 술을 파는 자나 세간살이 하는 사람이나 장사인들 까지라도 다 이것을 구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옛 도인들이 어찌하여 온갖 부귀를 버리고 공명을 잊고 마음을 죽이고 생각을 없애고서 깊은 산, 큰 물가에서 물이나 마시고 나무 열매나 씹다가 그 몸을 마쳤으라.

7. 적으때 힘쓰라

초당청화상이 말하였다.

넓은 들판을 사르는 불도 한 티 불에서 시작된다. 산을 허물어 뜨리는 물은 물 한 방울에서 시작한다. 물이 적을 때는 나무를 넘어트리고 돌을 굴리며 언덕을 삼켜버린다. 불이 적을때는 물 한국자로 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이 성할 때는 온 마을을 사루고 큰 숲을 불사른다. 애욕의 물과 성냄의 불도 어찌 이와 다를바가 있으랴. 그러므로 예 성인들은 그 마음을 다스림 때에 그 생각이 아직 나기 전에 막았으므로 힘은 매우 적게 쓰고 공은 크게 거두웠던 것이다. 만약 그 마음이 어지러워지고 마음이 거칠어진 다음에는 스스로 그 생애를 다치게 되고 다른 사람들도 또한 해치게 되는 것이다. 그때 이르러서는 이미 어쩔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