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용어해설] 번뇌(煩 惱)

불교용어해설

2008-01-19     관리자

인간의 마음을 흐리게 하는 악기류(惡氣流)라고나 할까, 하여튼 중생의 몸과 마음을 어둡게 하며, 괴롭게 하며, 어지럽히고, 미혹하게 하며, 때 묻히는 것이 번뇌다.

그 본질은 본성이 미혹한 상태다. 이 번뇌로 해서 업을 짓고 그 결과 괴로운 과보를 받으며 생사 끊임없는 미혹의 세계를 돌아간다. 이 번뇌로 하여서 탐진치 삼독이 성장하게 되니 번뇌를 끊는 것은 곧 삼독을 끊는 것이 된다. 동시에 깨달음에 이르는 통로로 열리게 된다.

번뇌는 그 작용을 따라 여러 이름이 있다. 혹은 수면(隨眠)이라 하고 진리와 현상세계에 대하여 미혹하므로 혹(惑)이라고도 한다. 그밖에 염(染) 루(漏) 결(結) 박(縛)전(纏) 폭류(暴流) 취(取) 개(蓋) 사(使) 구(垢) 전(箭) 조림(稠林) 진로(塵勞) 진구(塵垢) 객진(客塵) 쟁근(諍根) ··· 수없이 많다.

번뇌는 어떻게 해서 일어나는 것일까. 그것은 먼저 탐진치를 들지 않을 수 없다.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골치 아픈 번뇌가 일어나는 것이 바로 삼독이다. 자녀에 대해서 과대한 기대를 걸고 뜻하는 학교로 진학 시키며, 일류기업에 취직을 바란다. 그래서 온갖 노력 기울려 공부를 시킨다. 그렇지만 반드시 뜻대로 진학하는 것도 아니다. 실패했을 때 실망하고 부끄럽다고 한다.

무엇이 부끄러운가. 부모의 과대한 욕망, 허영이 노출되어서 부끄럽다고나 할까. 오늘날 우리 주위에서 잘 보는 일이다.

과욕 못지않게 불평, 불만도 문제다.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해서 돌아가 주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어쨌든 맞지 않으면 노여움이 터져 나온다. 번뇌를 불길에 비유 하지만 정말 노여움의 불길에 비유하지만 정말 노여움의 불길이 우리 마음을 괴롭히고 온갖 착한 공덕의 숲에 불을 지르는 것이다.

그런데 탐진치보다 번뇌를 일으키는 보다 가까운 원인이 있다. 그것은 인력(因力)과 경계력(境界力)과 가행력(加行力)이다 인력은 번뇌가 완전히 끊이지 않은 상태를 말하고 경계력은 욕심 등 욕구에 순응하는 경계가 나타난 것을 말하고, 가행력은 대상에 대하여 옳지 않은 생각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돌이켜 살펴보면 번뇌의 근본은 이 번뇌를 끊지 못하여 끊임없이 경계를 취하고자 하는데 있는 것이고 따라서 자기 욕망에 알맞은 경계가 닥치면 더욱 치성하게 번뇌를 일으켜 그곳으로 내닫게 되며 또 어떠한 사태를 당하여 분별을 일으켜 이기적 생각으로 평가하고 대응하게 된다. 번뇌는 이런 데서 성장하는 것이다.
그러면 번뇌가 끊인 상태를 어떠한 것이라 할까?

그것은 열반이다. 번뇌의 근본에 요달하여 일체 의지함이 없는 청정 본성에 안주한 상태를 말한다.

대개 번뇌를 근본 번뇌와 지말(枝末)번뇌로 나눈다. 근본번뇌의 체로서 모든 번뇌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번뇌가 일어나는 종자이기도 하다. 근본번뇌에는 탐진치 만(慢)·의(疑)·견(見)의 육번뇌가 있다.

지말번뇌란 근본번뇌에 따라서 일어나는 종속적 번뇌다. 지말번뇌에는 방일, 해태, 불신, 혼침(昏沈), 도거(悼擧) 무참(無慚) 무괴(無愧) 분(忿) 복(覆) 간(?) 질(嫉) 뇌(惱) 해(害) 한(恨) 첨(諂) 광(誑) 교(憍) 수면(睡眠) 악작(惡作)등 19종이 있다.

이들 번뇌가 우리 심왕의 공덕을 좀 먹는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노력하여 번뇌를 끊어야 한다. 번뇌를 끊어는 것은 근본적으로는 경계에 마음 두지 아니하고 본성에 돌아가는 것이다. 본성은 일체 번뇌를 여윈, 오직 일여청정일 뿐이다. 그러므로 그에 있어서는 끊을 번뇌도 없고 증득한 보리도 없는 것이다. 번뇌와 보리가 그대로 둘이 아닌 경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