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 이야기] 2.사성평등

경전해설

2008-01-18     관리자

  *사성평등

 불도를 수행하는 신심이 견고한 두 사람의 바라문이 있었다. 한 사람은 바실타라고 하고 다른 한 사람은 바라타라고 하였다. 이 두 바라문은 부처님께서 사위국의 청신 원림록모강당에 계실 때에 우연히도 부처님이 산책하고 계시는 것을 보고 부처님을 찾아뵙게 되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물었다.

 「너희들은 바라문 종족이면서 어찌 다른 동료들과 신앙을 달리 하여 불법에 출가하였는가? 다른 바라문 들로부터 비난을 당하지는 않았는가?」

 「그렇습니다. 부처님의 큰 은혜를 입고 출가 수도하고 있기는 합니다마는 저들에게 적지 않은 힐책을 당하고 있습니다.」

 「저들은 어떤 점을 가지고 너희들을 힐책하는 가?」  「저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들 바라문족은 우수제일이고 다른 종족들은 비열하다. 우리들의 혈통은 청백하지만 다른 종속들은 흑명하다. 우리들 바라문족은 범천으로부터 혈통을 받아 범천의 입에서 태어나 현세에서는 청정한 지식을 얻고 또한 후세에까지도 청정하다. 그런데 너희들은 무슨 이유로 청정종을 버리고 불교와 같은 사법에 들어가 있는가?」하고 가끔 우리들을 가책하고 있습니다.

「저들은 우매하고 무지하여 금수와 같은 무리들이다 스스로 바라문족은 제일이고 다른 종족은 저열하다 하는 것은 무슨 말인가. 나의 정도에는 종성의 구별을 인정하지 않는다. 또한 교만한 마음도 가지지 않는다. 가령 어떤 사람이라도 종성을 믿고 교만심을 품는 자가 있다면 불법 가운데 있어도 마침내 무상도를 깨달은 경지에 이를 수 없다. 만약 종족의 관념을 버리고 교만한 마음을 제거한 사람은 정법을 받을 수 있으며 동시에 깨달은 경지에 이를 수 있는 사람이다. 세상 사람들은 하층계급의 사람을 미워하지만 불법에는 그러한 일이 없다.

 세상에는 사성이라고 하는 계급이 있으니 골 찰리종. 바라문종. 거사종. 수타라종이 그것이다. 어떠한 종성이라도 선도 있고 악도 있다. 가령 찰리종중에도 살생을 하는 자도 있고 기만을 하는 자도 있다. 또 양설 악구 기어 간탐 질투 사견자도 있다 이것을 십악행이라고 하는데 이 십악은 오직 찰리종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바라문종이나 거사종이나 수타라종에도 있는 것이다.

 바실타여, 불선의 행에는 불선의 과보가 있다. 만약 악인악과가 찰리, 거사, 수타라종에만 있고 바라문종에는 없다면 바라문은 「우리 바라문종이 제일이고 다른 종족은 비열하다 」고 말할 수 있겠지. 그러나 이 인과관계가 바라문종에게도 있다고 한다면 바라문종이 「우리들 종족만이 유독 청정하고 제일이다 」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바실타여, 찰리종에도 살생도 하지 않고 투도도 양설도 하지 않고 악구도 하지 않고 기어도 하지 않고 간탐도 하지 않고 또한 사견을 내지 않는 자가 있다. 이것을 십선을 닦는 자라고 한다.

 그런데 십선을 닦는 자는 찰리종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바라문종 거사종 수타라종 중에도 또한 십선을 닦는 자가 있다. 바실타여, 선행에는 반드시 선의 과보가 있다. 선인선과가 바라문종에서만 있고 찰리, 거나, 수타라에게 없다면 바라문종이 「우리들 종족만이 청정하고 제일이다」라고 할 수 있겠지. 그러나 사성이 한가지 선인에 선보가 있다면 바라문은 「우리 종족만이 홀로 청정하고 제일이다」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바실타여, 현재의 바라문족을 보라. 결혼하여 출산하는 것은 세상 사람들과 조금도 다른 바가 없다. 그런데 「우리들은 범종이다. 범천의 입으로부터 태어나 현세에도 청정하고 내세에도 또한 청정하다」고 하면서 그대들은 세상사람들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이리하여 부처님께서는 사성의 본연을 설하셨다.

 천지가 괴멸할 때에 일체의 인류는 모두 광음천에 태어났다. 광명이 스스로 비치고 신족을 갖추어 공중을 잘 날아다녔다. 그후 세상은 토지라는 토지는 모조리 물로 변하고 한이 없는 암흑의 물세계에는 일원성진도 없었고 낮과 밤도 없고 년월도 세수도 없고 다만 일면의 대해원이 있을 뿐이었다.  그후 그 물이 변하여 대지가 되었다.

 먼저 광음천에 태어났다면 사람들은 하늘의 복이 다하고 명이 마쳐서 이 대지 위에 태어났다. 최초에는 신족을 갖추고 허공을 날아다니며 자신으로부터 놓은 광명으로 스스로를 비추면서 상당한 세월을 경과하였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자신들을 중생중생이라고 자칭하게 되었다.

 그후 지하로부터는 꿀과 같은 감천이 솟아올라 왔다. 어떤 사람이 무엇일까 하는 호기심에서 손가락으로 시험삼아 그 샘물을 맛보았더니 꽤 달콤하였으므로 몇번이고 되풀이하는 동안에 드디어 손으로 먹고 싶은 대로 떠마시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도 또한 그를 본받아 그 샘물을 떠마시게 되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 샘물을 마심과 동시에 신체는 굳어지고 천인의 묘한 아름다움을 잃고 신족도 없어져서 지상을 걸어다니게 되었다. 몸으로부터 놓는 광명도 없어지고 천지는 암흑의 세계로 변하였다.

 그런데 천지의 상법으로서 암흑의 뒤에는 반드시 일원성진이 허공에 나타나게 되고 그리하여 주야년월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때부터 지상의 산물을 먹게 되어 식량이 많은 자는 안색이 나빠지고 식량이 적은 사람일수록 얼굴빛이 좋았다. 사람의 호추는 이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리하여 용모가 단정한 자는 교만한 마음을 일으켜 추루한 자를 경하고 추루한 자는 질투심을 내어  단정한 자를 미워하게 된다. 이리하여 사람들 사이에는 분쟁이 일어나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감천은 자연히 마르게 되고 그로부터 몇번이나 변천을 되풀이하는 동안 이 땅에는 쌀이 생겨났다. 이 쌀에는 겨가 없었고 색과 맛을 갖추고 있었으므로 사람들은 이를 취하여 상식으로 하였다. 그리고 남녀는 서로 보고 정욕을 일으켰다. 서로 접근하게 되자 시비의 다툼이 일어나고 배척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사람들은 정욕이 더욱더 성하여져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게 되자 부끄러워서 집을 짓게 되었으니 이것이 가옥의 시초이다.

 이로부터 성욕이 한층더 성하여져서 포태의 아이들이 부정으로부터 태어나게 되었으니 이것이 포태의 시초이다.

 이 시대의 사람들은 자연으로 나는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었는데 필요에 따라 취하는 대로 계속 한없이 나왔다. 그런데 게으른 자가 생겨 아침식사를 아침에 취하고 저녁식사를 저녁에 취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라 생각하고 한꺼번에 일일분을 취하였더니 다른 사람들도 다투어가면서 쌀을 취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어떤 사람은 삼일분을 취하게 되고 또 다른 사람은 오일분을 축적하는 식으로 서로 다투어서 축적하게 되니까 쌀의 질이 추악하여져서 겨가 생기어 비었더니 지금과 같이 자연으로 생하지 않게 되어 인공으로 농사를 짓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되자 사람들은 광음천으로부터 이 지상에 태어났을 때의 생활로부터 점차적으로 변천하여온 자취를 돌아보고 현재와 같은 식물의 다툼을 하게 된 경로를 생각하고 표적을 세워서 토지를 분배할 수밖에 없다고 하여 여기에 처음으로 전지라고 하는 이름이 생겼다.

그후 점점 사람에게는 도적하는 마음이 생겨 다른 사람의 작물을 훔치는 자가 생겼다. 세상의 다툼은 전지로 인하여 일어나므로 차라리 어떤 한 사람을 선출하여 주인공으로 하고 그 사람에게 쟁송을 다스려 달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는데 뜻을 모았다. 그리하여 선출된 사람은 몸집도 크고 용모도 단정하고 위덕이 있는 사람이었었다. 사람들은 그를 선출하고, 「이제부터 우리들을 위하여 평등주가 되어 주시오. 보호할 것은 보호하고 책할 것은 책하고 처분할 것을 처분하여 주시오. 그 대신 우리들은 쌀을 모아서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하리다. 」

 그리하여 선출된 남자는 추천을 승락하고 평등주가 되어 쟁송을 공평하게 처리하였기 때문에 사람들도 또한 쌀을 모아서 그에게 공급하였다. 그런데 평등주는 친절하게 사람들을 위로하므로 사람들은 크게 기뻐하여 누구를 막론하고 평등주를 「대왕 대왕」이라고 하면서 존경하게 되었으니 이것이 세상에 왕이란 이름의 시초이다. 이 대왕은 정법으로써 백성을 다스렸기 때문에 찰리라고 불렸으니 이것이 찰리란 이름의 시초이다.

 그런데 그 후 어떤 한 남자가 세상의 생활을 싫어하여 속세를 버리고 홀로 산림에 들어가 한적한 곳에서 선정을 닦는 수행자가 되었다. 그는 어느때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나가 걸식을 하였다. 동네 사람들은 기꺼이 공양하고 저는 속세를 닦아 모든 악을 여의고 수행을 한다고 하면서 자주 칭찬을 하였다. 그리하여  저를 바라문이라 불렀으니 이것이 바라문의 시초이다.

  또 어떤 사람은 가업에 충실하여 많은 재산을 축적하는 자가 생겼다. 세상 사람들은 저를 거사라고 불렀다.

  어떤 사람은 공예부문에 그 재능을 발휘하였다. 이것이 세상에 수타라라고 이름하는 시초이고 사성이 이와 같이 하여 생겼다.

 「바실타여 찰리종도 몸으로 불선을 행하고 입으로 불선을 행하고 뜻으로 불선을 행하는 자가 있으면 내세에는 고의 과보를 받는다. 바라문종 거사종 수타라종에 있어서도 또한 동일하다. 또 찰리종도 몸으로 선을 행하고 입으로 선을 행하고 뜻으로 선을 행하는 자가 있으면 사후에 반드시 낙의 과보를 받는다. 바라문종 거사종 수타라종에 있어서도 역시 동일하다. 바실타여, 찰리종중에 머리를 깎고 법복을 입고 수행에 뜻을 두는 자가 있으면 곧 아라한이 될 수 있다. 바라문종 거사종 수타라종에 있어서도 또한 동일하다.

 사성중에서 나와서 수행이 완성되어 아라한을 얻은 자가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제일 인 것이다.」*

 <장아함소록경>  (청도운문사승가학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