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을 구하는 마음

법의 시내

2008-01-16     관리자

                                       ㅡ「담마감」태자의 구법ㅡ

 一, 부처님의 구법에서 배우자

 법은 말이나 이론이 아니다. 말이나 이론으로 이룰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허구많은 지식과 이론이 이곳에서 나온다. 이법은 온 존재 이전의 것이고 온 생명의 근원이다. 이는 학문이 아니고 도다. 이 순수하고 참된 법을 무어라고 형용하거나 생각으로 그릴 수 없다. 참생명이며 생각이나 이론이 아닌 실재인 것이다.

 부처님은 이법을 이루셨고 이법으로 계신다. 바로 법의 몸이시다. 부처님은 우리에게 이법을 깨치게 하시고자 과거 무수겁동안 가지가지 방편으로 우리 앞에 많은 것을 보여주시고 가르쳐 주셨다.

 법에 대한 순수한 기원, 우직스러울 만치 직선적인 도를 구하는 마음자세, 그리고 위없는 법을 위하여는 세간에 소중한 온갖 것을 아낌없이 털고 나서는 용맹심에서 우리들은 부처님의 영원한 설법을 온몸에 듣는 것이다. 더욱이 몸을 버리고 세계를 등지는 고된 수행이 이것이 자기자신을 위함이 아니고 중생을 위함임을 알때 나자신과 나 중심의 세계만을 생각에 두기쉬운 우리들은 머리 속에 화끈하는 벽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二, 「담마감」태자의 구법

 옛날 아주 먼 옛날, 「부라만데바」라는 임금님이 있었다. 태자의 이름은「담마감」이라하였는데 그는 인간이 났다가 고생하다 마침내는 죽고마는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생사가 없는 진리를 구할 것인가를 애타게 구하고 있었다.

 그는 무엇보다 먼저 이 도리를 가르쳐 줄 스승을 찾아 헤맸다. 사방에 사람을 보내어 힘써 알아보았다. 그러나 모두는 허사였다. 세상에는 생사를 벗어나는 도를 아는 사람은 없었던 모양이다. 그렇지만 그의 마음은 쉬지 않았다. 생사해탈의 도를 구하여 비진리 속에서 해매는 모든 사람들을 구하여야 겠다는 마음이 강철보다도 굳었다.

 그러나 이윽고 소원을 이룰 날은 왔다. 천상의 제석천대왕이 달마감태자의 지극히 높고 거룩하고 간절한 뜻에 감응하고 그를 돕기로 하였던 것이다. 제석천왕은 욕게 六天중 제 二天인 도리천의 왕이다.
 제석천왕은 한 도사의 형상으로 태자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말하였다.

「생사의 고통을 벗어나는 도를 얻고자 하려면 먼저 생사를 뛰어넘을 마음을 가져야 하나니 그대가 이도를 얻고자 할 진대 마땅히 그 모습을 열길 불구덩이 속에 던져 법을 위하여 몸을 바쳐야한다.」
 
 태자는 말하였다.
「만약 나고 죽는 고해를 벗어나, 나고 죽음이 없는 도를 얻어 들을 수 있다면 열길 불구덩이를 어찌 사양하리까 !」
  그리고서 열길 불구덩이를 만들어 놓고 도사 앞에 나아갔다.
「크신 스승이여, 저는 이제 이 불구덩이에 몸을 던져 법을 위하여 몸을 바칩니다. 그러하오니 나고 죽음을 벗어나는 도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태자의 태도는 간절했고 진실하였고 조금도 흐트러진 곳이 없었다. 이를 안 부왕과 신하들과 그리고 태자를 아끼던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어 그를 만류했다. 태자는 조금도 망설이는 기색이 없었다. 맑고 진실하고 굳건한 그의 소신은 더욱 굳어만 갔다. 

『내가 과거세로부터 지금에 이르는 동안 그 무수한 겁에 얼마나 많이 이 몸을 얻었다가는 다시 읽어버렸던가. 사람의 몸을 받아서는 탐심과 애욕과 성내는 마음과 어리석은 마음에 부림을 받아서 그동안에 싸워 죽음이 수 없었고 혹은 형벌로 죽고 혹은 물에 빠져 죽고 혹은 불에 타 죽고 산에서 떨어져 죽고 흙에 묻혀 죽고 창과 칼에 찔려 죽고 사나운 짐승이나 독사에 물려 죽고 병들어 죽고 얼어 죽고 굶어 죽고 분통이 터져 홧병으로 죽고 ㅡ . 이렇게 수없이 죽었지만 내 일찌기 한번도 나고 죽는 길을 뛰어나는 도를 얻기 위하여 죽은 일은 없었다.

 내가 과거 생에 천상에 태어났더라도 하늘 복이 다하면 다시 지옥에 떨어지고 온갖 고통속에서 하루 동안에도 몇번씩을 죽었다가 깨어나기가 수 없었으며, 혹은 아귀도에 떨어지기도 하고 혹은 중생에 떨어기기도 하여 그 고통이 헤아릴수 없었던 것이나 다 부질없는 고통일 뿐 아무런 뜻없이 신명을 잃었고 법을 위하는 마음은 조금도 없었던 것이다. 나는 이제 이 냄새나고 고통스러운 가죽 주머니를 법을 위하여 바치려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나의 도심을 방해하려 하는가. 나는 이 몸을 버리고 도리어 부처님의 큰 도를 얻으려하는 것이니 나는 반드시 성불하여 그대들에게 죽지않는 생명수를 베풀어 주리라. 듣고있던 사람들은 모두가 잠잠했다. 그의 숭고하고 견고한 마음과 법을 구하는 뜨거운 마음 앞에 모두는 할말을 잃었다. 그의 구도심에 압도된 것이다.

 三, 법한마디와 바꾼 목숨

그때 태자는 불구덩이 위에 서서 도사에게 말하였다.
『큰 스승이시여, 바라옵건대 저희들을 위하여 법을 말씀하여 주십시요. 이 목숨이 죽으면 법을 듣지 못하오리다.』
 참으로 비장하고 인간으로는 다시 없는 숭고한 장면이 막 벌어지고 있었다. 그때 도사는 게송을 읊었다.

『항상 자비한 마음을 닦고 행하여
  성내고 해치려는 생각 없애 버리며
 대비심으로 온갖 생명 불쌍히 여겨
 그의 슬픔 함께 나누어 눈물흘리고
 남의 좋은 일 기뻐하기를 나의 경사와 같이 하라.
  중생 구제하려는 마음이 도며 이것이 보살의 행이 된다.』

 이게송을 들은 태자는 기뻐 뛰다가 곧 불구덩이에 몸을 던지려 하였다. 그때에 도사가 태자의 손을 잡고 말렸은나 태자는『나의 도심을 막지 말아주시요』 하고 불구덩이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

 그때에 천지가 진동하고 소낙비가 퍼붓더니 불구덩이는 순간에 연못으로 변하면서 태자는 연꽃 위에 단정히 앉아 있었다.
 제석천왕이 단마감태자의 선심에 감응하여 그의 뜻을 더욱 굳히고 그에게 보살의 길을 가르쳐 준것이다.
 四, 불사의 생명수를 얻고자

 여기의 부라만데바왕은 후일에 부처님이 나신 가비라국의 정반왕이고 담마감태자는 싣달타 태자였다.
 부처님은 이와 같이하여 친히 도를 구하고 성불함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그 얼마나 법앞에 순수하며 진리 앞에 진설하며 고통 받는 중생을 위하는 마음이 뜨거웠던가. 부처님은 이와 같이 법을 구하시고 이와같이 행하셨다.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는 겹겹으로 막히고 우리를 속박하고 있다. 그러면서 아무 것도 영원하고 견고하고 진실한 것은 없다. 기쁘든 슬프든 승리자도 실패자도 모두가 죽음의 강물위을 흘러가는 물거품같은 존재다. 언제 어떤 구실로 물거품은 훌쩍 꺼지고 죽음의 장막이 우리를 감싸을지 모르는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처님 법을 구한다는 것은 죽는 마당에서 불사의 생명수를 얻는 것이고 거치른 바다에서 배를 찾는 것이다. 부처님법을 진실하게 받아 행하는 것은 이것은 바로 우리의 현실 위에 해탈의 도를 직결하는 것이니 거기에 는 부처님의 해탈공덕이 넘쳐 오는 것이다. 저 제석천을 감동시킨 담마감태자의 구도심은 바로 영원히 우리에게 주어진 해탈의 권능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