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만나던 때

2008-01-15     관리자

法燈을 分母로 自燈을 밝히라

지금 생각해 보니 나의 인생 출발은 아주 행복하였다고 생각됩니다. 독실하게 부처님을 믿는 집안에 태어났으니 말입니다. 또한 나를 얻기 위하여 부모님께서는 부처님 앞에 정성을 다하였다 하니 나는 이땅에 오기전 부터 깊이 부처님과 인연이 맺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어린 시절의 학교 선택도 종립학교인 금산{金山}중학교 이었읍니다. 어린 시절의 스승이시며 또한 불법의 스승이신 裵雲起 스님의 훌륭하신 설법은 그 당시 어렸던 마음 속에 아무런 저항없이 스며들어 갔습니다. 그중 三십년이 지난 오늘 까지 나의 인생의 바탕이 되고 있는 법문이 있습니다. 법등(法燈)을 분모(分母)로 해서 자등(自燈)을 밝혀라 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내가 성장하며 인생을 살아 가면서 더욱 그 뜻이 깊어지는 것만 같고 넓어 지는 것만 같으며 부처님 법에 가까와 지고자 애쓰는 이 즈음에 더욱 깊고 힘있는 가르침인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도 내마음 속엔 이 가르침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더욱 분명해 지는 것같습니다. 법등이 부처님 나라에 빛나고 부처님께서 발하시고 우리는 멀리서 이를 우러려 보던 때와 달리 이즈음에는 이 법등이 나의 마음속에서 항상 태양과 같이 비추고, 나를 이끌고 , 나에게 용기를 주고, 나에게 끈임없이 지혜를 공급해주고 있는것으로 느낍니다. 나의 출생이 바로 첫번째의 불연(佛緣)이라면 이법문은 나의 두번째의 불연(佛緣)이라고 하겠습니다.

 세상 일에 골몰하면서도 부처님을 향한 마음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 마음은 마침내 나에게 새롭고 큰 지혜를 만나게 했습니다. 一九七o년 五월, 나는 삼보법회에 몸을 담았습니다. 나는 여기서 대덕스님를 자주 모실 수있게 되었으며, 부처님 가르침으로 나의 힘을 기르는 수행을 할수 있게 되었으며, 또한 많은 법우들을 갖게 되었습니다. 삼보법회는 참으로 내가 부처님 법앞에 한 걸음 다가서는 큰 기회가 되었습니다. 역경원장이신 운허(耘虛) 스님의 능업경 법문을 들었을때의 환회는 다시 무어라 행용할 수 없었습니다. 삼보를 만나게 되고 삼보께 귀의하게 된 행복에 얼마나 이 가슴이 부듯했었는지…….

『나는 비록 법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중생을 먼저 건지고저 한다』는 아란존자의 서원에 이르러서 감동은 더할 수 없었습니다. 능엄경 법문을 들은 후 나의 신앙은 한층 여물어 갔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도리를 배우고 참도리를 행하고 참도리를 전해주는 지(知), 행(行), 교(敎)의 三行을 실천하기로 결심한 것도 이때부터 입니다.

 이 산행의 실천은 분명 쉬운 길은 아닙니다. 어쩌면 나의 마음 속의 서원이나 염원에 그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나는 하루하루 한달한달 삼행을 행하며 걸어가고 있는 것으로 믿습니다. 정신 차릴 사이 없이 바삐 변동을 거듭하는 사회 속에서 사업을 한다는 나로서 삼행을 실천한다는 것은, 어쩌면 고행이 되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불자의 길을 걸어 간다는 신념이 결코 헛되지 않는 것을 나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한눈 팔지 아니하고 나의 사회적 사명과 불자의 사명을 하나로 삼아 정성을 다하여 받들고 밀고 나가노라면 나에게는 제三 제四의 부처님의 크옵신 은혜를 만나게 되는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삼행의 생활화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이루어야 할 불국토는 먼 곳에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바로 우리 주위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빈곤없는 사회, 무지(無知)가 없는 사회를 이루는 것은 불자의 믿음과 행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나의 앞길을 부처님께서 살펴주심을 확신하면서 합장하고 앞으로 앞으로 정진할 것을 오늘도 되뇌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