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중생 공양...

2000-12-01     관리자

[끝없는 중생 공양]

중생 공양은 끝이 없습니다. 올려도 올려도 끝이 없는 것이 중생 공양입니다. 그것은 중생의 수가 끝이 없고 중생의 어리석음이 끝이 없고 중생의 번뇌가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중생의 업도 끝이 없고 보살의 원도 끝이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남이 조금만 성의를 보이지 않아도 곧잘 실망하곤 합니다. 실제로 보면 우리 스스로가 뭐 그렇게 대단한 정성을 보인 것도 아닌데, 자기가 조금만 손해 본 듯 싶으면 또는 자신의 기대만큼 반응이 없으면 곧잘 남을 탓하여 실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부처님의 일생을 볼 때면 부처님의 중생 공양은 정말 대단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처님이 성도하신 후 처음으로 전법하실 때, 다섯 비구들은 저 멀리 녹야원에 계셨습니다. 성도하신 붓다가야에서 녹야원까지는 장장 250여 km나 되는 먼 거리! 부처님은 다섯 분에게 당신의 깨달음을 전하기 위해 그 먼 길을 어린 아이처럼 기뻐하시며 걸어 가십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이야 그 정도 거리가 얼마 아닐지 모르나 부처님 당시에는 만만한 거리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부처님은 오직 한 가지 이유-중생을 구제하겠다!는 그 한 마음으로 그 먼 거리를 아랑곳 하지 않으시고 산을 넘고 물을 건너 기어코 가시고야 맙니다.

그리하여 수자타의 우유죽 공양을 받았다는 이유로 타락했다며 뿌리치는 다섯 비구에게 마침내 감로수를 주시고야 맙니다.

부처님의 전법의 삶은 결코 순탄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비구 수만 하더라도 처음엔 고작 50 여 명. 그 큰 깨달음을 가지고도 전법은 그토록 쉽지가 않았던 것입니다.
나중에 가섭 삼 형제의 귀의를 받고 나서야 천 여 명에 달하는 제자를 거느리시게 됩니다.

또한 부처님은 그 당시 지식인들이나 종교인들에게서 따돌림도 많이 당하셨습니다. 심지어 욕설도 들으시고 비방도 많이 받으셨지만 부처님은 그 모든 것을 다 이겨 내셨습니다. 그 험한 환경, 그 모진 삶 속에서도 부처님은 기어코 일체 중생들에게 당신의 깨달음을 공양 올리신 것입니다!

이런 부처님을 생각하면 조그만 일에도 쉽게 싫증내고 피곤해 하며 좌절하고 남을 원망하는 저희들은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우리는 중생 공양을 얼마나 쉽게 포기합니까?

내가 열심히(?) 봉사했는데도 남이 안 알아 준다고, 내가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만족할 만한 성과가 없다고 얼마나 많이들 원망하고 포기합니까? 이런 태도는 여법히 중생 공양을 하는 모습이 아닐 것입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올 때면 태양은 대지 위에 끝없이 작열합니다. 처음엔 아스라히,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강열하게 산하를 비춰 줍니다.
그러나 태양이 하루 비췄다고 봄이 당장 오지는 않습니다. 그 깊은 얼음이 녹지도 않습니다. 하루 이틀, 끝없이 해는 뜨고 지며 봄을 가져 온 후에야 비로소 산하는 짙푸른 봄빛을 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겨울이 그만큼 길고 어두웠기 때문입니다...

중생 공양도 그와 같습니다.
이 넓은 우주가 모두 중생의 업력에서 비롯되었다고 경에 설해질 정도로 중생의 어리석음과 업은 깊고도 넓습니다. 그 깊은 중생의 어리석은 업이 우리의 잠깐 공양으로 사라질 까닭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중생 공양은 우리의 목숨이 몇 십, 몇 만 번을 더 하더라도 나아가야할 끝없는 길입니다.

중생 공양은 퍼 부어지는 것입니다. 이유를 따지고 성과를 따지고서야 참다운 중생 공양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저 중생이 알든말든, 깨닫든 못 깨닫든 내 정성이 성과가 있든 말든,
오로지 우리는 공양을 올리고 또 올리는 것뿐입니다. 그것은 내 생명이 뜨거운 까닭이요 내 마음이 다하지 않은 까닭이요 중생의 번뇌가 끝이 없는 까닭입니다...

중생 공양! 그것은 모든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일 것입니다.

우리도 부처님같이 큰 자비와 보리심으로 조금도 지치지 말고, 어느 한 중생도 성불하지 못하시는 분 없을 때까지,
다함없는 자비심과 정성으로 끝없는 중생 공양 나아가시기를,
시방세계 불가설불가설 부처님 전에 발원 드려 봅니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아미타불
나무마하반야바라밀...


이 종린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