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가 스쳐 간 산하에도 꽃은 다시 핀다

2000-11-20     관리자

[화마(火魔)가 스쳐간 산하에도 꽃은 다시 핀다]

풀한포기도 남겨 놓지 않고 다 쓸어 가 버린 듯한 산하에도 꽃은 피고 다람쥐는 찾아 옵니다!

산불이 얼마나 무섭습니까? 온 산하를 삼킬듯한 산불이 지나가고 나면 남아 있는 게 없습
니다. 심지어 땅밑 벌레들까지 견뎌내지 못하고 모두 휩쓸려 가고 맙니다. 그런 산불이 지
나간 자리를 보노라면 어쩌면 절망 그 자체입니다. 울창하던 삼림은 흔적도 없고 회복은 영
원히 불가능한 듯이 보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봄이 다시 찾아 오면, 절망의 땅으로만
알았던 그 곳에 꽃은 다시 피고 이름모를 새들은 또 찾아 옵니다. 그것이 자연의 생명력이
요 새로운 출발을 하는 자연의 모습입니다.

지난 봄에 있었던 강원도 영동지방의 산불은 토양의 미생물마저 사라져 복원엔 최소한 50
년은 걸릴 것이라는 전문가의 판단을 비웃기라도 하듯, 불과 수 개월만에 풀이 자라고 매미
는 허물을 벗었습니다. 오히려 응급복구을 한 곳은 그냥 놔둔 것만한 회복이 이뤄지지 않
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흔히 산불이나 해일 등 거대한 자연의 용틀임을 재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관점에서 본 이야기지 우주적인 관점에서 보면 전혀 재앙이 아닌
것입니다. 우주의 진리로 볼 때 그런 현상들은 지극히 자연스런 정화(淨化)와 성장의 한
과정입니다. 폭풍이 일고 해일이 읾으로써 바다와 하늘은 거대한 정화의 순환을 일으키며,
온 산을 휩쓸은 산불은 또다른 생명의 토양을 만들어 냅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 어느 주(州)
에서는 산불이 나면 끄지 않고 저절로 끄질 때까지 그대로 방치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우주가 생겨나고 성장하다 마침내 멸할 때에도 거대한 자연 재앙이 휩쓸고 지나간다고 경
전에는 설해져 있습니다. 그런 연후 다시 새로운 우주가 시간이 지나면 생겨 나는 것을 볼
때, 엄청난 그 재앙은 단순히 우주의 성장을 시기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탄생을
위한 자연의 섭리인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지금 내 앞에 닥치는 재앙과 고난에 너무 마음 아파 할 필요가 없습
니다. 어쩌면 그런 것들은 나의 나태한, 진리적이지 못한 그동안의 삶을 돌이켜 새롭고 보람
있는 삶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우리 관점으로만 볼 때에야 나
를 괴롭히고 또 내가 괴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진리의 관점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실망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비록 앞 날이 아무리 암담하게 보이더라도,
비록 현재 내가 모든 것을 잃을지라도 그럴수록 우리는 더 먼 세계를 바라 보아야 하는 것
입니다. 여기서 무너지면 안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무너지면 새로운 미래는 영원히 올 기회
를 잃어 버리고 맙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단순히 위로를 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그렇게 알고 그렇게 살아
가는 것이 바로 진리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입니다. 이 사실을 믿고 현재의 절망에 속지를
않아야 새로운 미래가 실지로 내게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절망은 모든 것의 끝입니다. 절망 속에 사로 잡혀 있는 한, 그 어떤 새로운 날도 오지 않습
니다. 절망을 이겨 내야 합니다. 우리는 바른 진리를 앎으로써 절망을 이기게 됩니다.

요즘 다시 경제가 어려워져 모두들 힘들어 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어떠한 어려움이 찾아 오더라도 우리 불자님들, 모두들 힘을 냅시다!

나에게 오는 이 고난은 어쩌면 제 2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계기일지 모릅니다. 하늘은 절
망을 나에게 주더라도, 내가 그것을 절망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그것은 결코 절망이 될 수
없습니다. 문제는 남이 아니라, 환경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 들이는 나에게 있는 것'입니다.
단 하나의 생명도 살수없을 것 같은 저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도 꽃은 피고 생명은 희망
으로 움트는데, 어찌 나의 앞날에 희망이 없겠습니까!

불자님들이시여!!!
어떠한 어려움에도 용기 잃지 마시고, 밀려오는 저 먹구름을 찬란한 희망으로 맞이하여 보
옵소서! 우리 불자들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창조하는 분들입니다! 굳은 의지 앞에, 찬란
한 자성 생명 앞에 절망은 없는 법입니다!

이 사실을 믿어 조금도 의심치 마시고 다같이 희망으로 나아기시기를, 언제나 자비로 저희
들을 섭수하시는 시방세계 제불보살님들에게 발원 드려 봅니다..

나무미륵존여래불
나무아미타불
나무마하반야바라밀...

이 종린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