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고운 단풍길을 걷는다

금강산의 4계 - 가을 풍악산

2008-01-08     관리자


가을이다! 뾰족이 솟아 오른 금강산의 봉우리들은 단풍 옷으로 갈아입고 울긋불긋 물든
나무들 사이로 봉우리들은 솟아올랐다. 산꼭대기는 벌써 단풍이 지고 낙엽이 되었다.
산허리 정도가 지금 가장 단풍 빛이 예쁘게 물들고 있다.

가을 금강산을 풍악산이라 부른다. 단풍잎은 가는 걸음을 붙잡고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 묘길상. 오르는. 길.

가던 길을 멈추고 길 가에 물든 단풍을 쳐다본다. 이렇게 고울 수가! ‘눈이 부시다’란 말은 지금 이 순간 너무나 잘 어울린다.
그림을 그려도 하늘에 물감을 떨어트려도 이렇게 곱지는 못할 듯하다. 묘길상으로 오르는 작은 이 길은 마치 금가루가 뿌려진 것 같다.

◀ 만물상에서.
강산을 이루는 일만이천 산봉우리들은 저마다 개성 있는 모습으로 하늘 아래 뾰족이 솟아올라와 있다.
천선대에서 바라본 수많은 봉우리는 말을 타고 달리는 병사들의 당당한 진군처럼 눈앞에서
펼쳐지고 붉게 물든 단풍은 풍악산 이름값을 한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감탄사가 입 밖으로 절로 터진다.

▲ 진주담. 폭포에서.
만폭동계곡의 진주담은 폭포에서 떨어진 물이 진주알처럼 방울방울 물방울을 뿌리며 떨어진다.
떨어진 물이 흐르고 흘러 모아진 곳이 진주담이다. 참 푸르고 맑다.
이곳 담에 가득 찬 옥빛 물은 주변을 두른 붉은 단풍과 어울려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 고성항. 풍경
고성항에서 건너다 본 금강산의 늦은 오후.
금강산 구경에 늑장을 부리던 해가 산을 넘어가며 빛의 속살들을 바다에 떨군다.


◀ 장안사터. 부도.
장안사터 저 편에 부도 한 기가 눈에 띈다. 절은 흔적만 남고, 부도만 홀로 서있다.
지난 시절 호사는 사라지고 풍경은 쓸쓸하다. 금강산 4대 사찰 중의 하나였던 장안사는 515년 신라 법흥왕 때 진표율사가
창건한 절이다. 대웅전에 비로자나불을 모셨다. 그래서 절의 북쪽에 금강산의 최고봉을 비로봉이라 이름 붙였다고 전해진다.

▲ 삼불암.
석가불, 미륵불, 아미타불로 새겨진 삼불암은 높이 8m, 길이 9m의 삼각형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상이다.
표훈사를 뒤로 하고 숲길을 따라 내려오면 삼불암을 지나게 된다. 바위에 새겨진 세 명의 부처가 이곳을 지나는 사람의 복을 빌어준다는
전설이 있다. 현재 북측의 보물급 문화재 41호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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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권|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월간 [샘이깊은물] 사진기자로 활동했다. 2001년부터는 소중한 문화재를 디지털이미지로의 복원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그 중 화엄석경은 디지털 복원 작업이 완료되었고 현재는 팔만대장경과 초조대장경 디지털 이미지 복원에 힘쓰고 있다. 그리고 자유사진가로서 틈틈이 이 땅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