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心

지혜의 샘

2008-01-08     관리자

 나는 평소에 불신자(佛信者)는 아니어서 더러 큰 절에 가 볼 기회가 있더라도 그저 이리 저리 구경를 할 뿐이지만,  만일 나더러 어느 종교와 가장 가까우냐고 물어 온다면 역시 불교라고 대답할 밖에 없다.
어떤 어려운 일에 부딪칠 때면 나는 나도 모르게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을 마음속으로 수 없이 외고 있곤 하는 것이다. 그렇게 외고 있노라면 그때그때 처(處)해있는 자기자신이 차츰 뾰족하게 장악이 되는 느낌이 든다.

부처를 믿는다는 것은 자기 마음 속의 부처님을 믿는 것이요 따라서 구경(究竟)에 이르면 결국 자기를 믿는 것이다.

 3년전, 뜻하지 않게 영어(囹圄)의 몸이 되었을 때도, 나는 감방(監房)속에 들어서자마자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그 한 겨울의 감방 벽에 느슨히 기대어 앉아
우선 정신없이 왼 것은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이었다.그러자 차츰차츰 정신이 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우선「南無阿彌陀佛」「觀世音菩薩」의 한자(漢字) 하나하나가 떠오르고 그러나 다시 그것들도 하나의 뭉뚱그려진 뜻으로는 알수가 없이 그냥 사그라들고, 그러나 계속 외는 동안 <내가 왜 지금 이곳에 와 있는가,>  <내 잘못이 과연 무엇인가?>  <진짜 내 뜻이 뭐였는가?> 하는 점이 어느새 환희 뚫리는 느낌이었고 <지금 이순간 처해있는 자기 자신>이 정확히 장악이 되는듯 싶었던 것이다.

 역시 불가의 신력(信力) 이란 자기를 믿고 자기의 뜻하는 바를 분명히 알때, 비로소 힘이 생긴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을 수가 있었던 것이 그때의 그 경험이었다. 그 후 나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을 아무렇게나 섣불리 입끝에 올리지 않고 있다.

 부처님에게의 원(願)이란 사실은 자기자신이 제대로 자기자신으로 서 있도록 원하는 그 원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