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논단] 한국불교의 당면과제 (3)

한 신도의 외침

2008-01-07     김성배

4 . 의약계 대학 및 병원의 설치

  전호까지에서는 불교의 대중화를 기하고, 불교지도자 양성기관과 불교방송국 및 일간 불교신문사등 언론 보도기관의 긴급설치 운영에 대한 사견을 펴 보았다. 전국에 1,000여개의 유명 무명의 대소 사찰 암자가 있고, 3만여명의 스님과 800만명에 가까운 불교신자를 거느리고 있는 한국의 대불교 종단이 의약계의 교육기관과 의료기관인 부설병원이 하나도 없으니 부처님의 자비로움을 그대로 실천하는 자로서 큰 수치요, 말만 앞세우는 그리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불교종단이 되었고 유명무실한 불교계가 된 것이 아닌가? 보라. 천주교와 기독교등 서구의 신교 종단에서는 의과대학과 간호대학을 비롯해서 전국 각지에 카톨릭 종합병원이며 기독교계 종합병원이 다수 설치되어 신도는 물론, 일반국민에게 신뢰받는 의료기관으로서 국민 보건 향상을 위해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지 않은가? 전국 사찰이 소유하고 있는 방대한 임야와 그 주변에는 풍부한 의료 약재가 무진장으로 산재, 생산될 수 있고, 거기에는 임상실험실습의 자료인 동물, 식물, 광물등 유기질, 무기질의 원료 및 자료가 손을 대지 못한채 방치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 생산물을 바탕으로 학문적으로 연구 개발하고, 체계화된 합리적 방법으로 활용 운영한다면 동양 굴지의 우수한 교육기관과 의료기관을 가질 수 있고, 운영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조금만 연구하고 힘쓰면). 우선 풍부한 생약초의 채집, 재배를 통하여 우리나라 전통적인 민간요법을 과학적으로 정립하고, 한의과대학을 설치하여 우리의 풍토와 체질, 생리에 맞는 한의술의 발전을 도모하는 동시에 이 방대한 자원을 정리 종합하여 합리적으로 관리개발, 운영하여 약학대학, 의과대학, 간호대학, 보건전문학교 등을 설립하고 유능한 인재를 양성 배출시켜 전국 요소에 부속병원을 세워 그곳에 이들 인재를 동원 배치한다면 일거 백득 자급자족의 妙를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한국 불교계에는 이러한 거대하고 바람직한 사업을 기획추진할 수 있는 지도자나 인물이 없단 말인가? 종단의 원로 스님, 지도층의 스님들은 안전의 사소한 감정과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이러한 거시적 자휼제도의 대국면에 개안하여 사장되어 있는 막대한 자원을 용감하게 개발활횽하여 신도와 국민이 바라는 참신하고도 뜻있는 사업전개에 영단있기를 간절히 외치는 바이다.

5 . 의,식,주의 개선 과학화

<승복> 전통적인 승복은 승려와 불교의 상징적 존재이다. 그동안 불교계에서 승복의 개선에 대하여 예의 연구,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인간생활에서 의관의 선,색,형은 자신들 뿐만 아니라 타인과 사회에 정신적 신체적 영향을 준다. 시대와 역사의 바뀜, 사회구조의 복잡한 변화, 더구나 생활이 과학화 되어가는 현대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아무리 분석해 보아도 현재의 승복은 비능률적이요, 비활동적이다. 미적 예술적 요소가 결여된 아주 불편하기 그지없는 복장같다. 특히 불교대학 학생들의 승복차림 통학은 눈에 띄어 불교의 상징적 전시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여러가지 학문 수업에 불편하고 지장이 많은 것으로 짐작 된다. 좀더 능률적이고 활동적이며 미적요소를 가미할 수는 없을까? 우리의 풍토와 생리에 맞는 그러면서도 불교의 전통적 상징을 잃지 않는 승복말이다. 경제적인 여건과 부득이한 사정이 있겠지만 승복의 색깔부터 좀 밝고 명랑하고 산뜻한 것으로 마련했으면 좋겠다. 현재의 색깔은 좀 어둡고 침울하며, 극성을 띈, 무엇인가 억압에 눌리고 지친 무기력한 색깔같다.(잘 고증되지는 못하였지만 원래는 좀더 좋은 색깔이었던 것을 이조시대의 억불정책의 하나로 오늘의 승복색으로 변색되지 않았을까?) 색과 동시에 그 선과 형도 좀더 연구하여 바꾸었으면 한다. 수도복, 교화복, 의식복, 활동복, 평소복, 통학복 등으로 구분하고 춘하추동 계절에 따라 기동적으로 변화있게 착용 승려의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하나의 청량제가 되리라.

<식생활> 전국의 수많은 사찰 암자를 순례하며 아침, 점심, 저녁의 공양을 해보아도 어디에 가나 일년 열두달 변함없는 천편일률적인 비슷비슷한 식생활이다. 승려의 체력과 건강 여하는 수도와 포교와 불교진흥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조리된 음식, 최소한의 칼로리 섭취, 다양성 있는 영향, 변화있는 색생활은 인간의 심신 건강도를 높이고 활동에 필요한 절대 요소다. 그런 면에서 각 사찰과 암자에서는 국가에서 인정하는 영양조리사를 두어 스님들의 최소한도선에서라도 건강유지에 필요한 식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배의 고려 개선함이 어떠할까? (앞에서 언급한 인재들을 장차 배치하고-).

<주생활> 승려의 개인적 생활이든 공동 합숙 생활이든 안정된 보금자리가 필요하다. 마음의 고향, 영혼의 안식처는 역시 주거환경이다. 침실, 침구, 주방, 서각(화장실), 서재, 독서실, 도량, 목욕실, 세면장등의 위치, 구조, 시설, 채광, 통풍, 온도 등을 세밀히 검토 연구하여 과학적이고 위생적으로 개량 개선하여 승려들로 하여금 내일의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유의함이 마땅하다.

6 . 불경 불전 국역 현대화

  불교의 대중화와 중흥의 근원은 수많은 불교원전의 국역과 현대화에 있다. 불교신자는 물론, 온 국민이 교리를 터득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김에 있어서는 먼저 어려운 불경과 모든 불교전적을 소상히 알고 이해함으로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범어문 원전이나 어려운 한문으로 된 불교전적을 그대로 어름에 박 밀듯이 암송해서는 수박 겉핥기가 되고 그 뜻의 깊음을 알수 없고 실천할 수 없지 않은가? 현대 언어감각에 맞고 알기 쉽게 번역해 놓아야 한다. 현재 동국대학교 역경원에서 팔만대장경의 번역사업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총무원 및 뜻있는 일부 스님들이 불경 불전의 번역에 힘쓰고 있는 점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방대한 불경 불전의 양에 비하여 한강투석정도의 미비한 존재이다. 법어문과 한문에 조예가 깊은 연로한 스님들이 입적하기 전에 살아 계시는 동안에 그분들의 인적자원을 총동원 총망라하여 하루 속히 국역사업의 완수를 기하여야 된다고 본다. 다행히 독지가의 희사에 의하여 최근 불교진흥원같은 기구가 설치되어 번역사업의 일부를 맡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일이다. 종단에서는 정부의 협찬을 얻고, 범국민운동의 하나로서 <불경, 불전 국역청>이나〈불교 역경원 〉같은 기구를 설립하여 방대한 그리고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불경 불전류를 정리 종합하여 신속히 적극 추진해야 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