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전소개] 경집(經集)

불전소개

2008-01-06     지관

 「숫타니파타」라는 경이 있다. 「숫타」라 하면 「경」이 이란 말이고 「니파타」란 모아 이루었다는 말이니 한문으로 경집(經集)이라고 불리운다. 부처님의 진리의 말씀을 집록(集綠)하였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종래 대승경전에만 치중하고 원시경전은 등한히 해온 우리나라 불교계에서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경이다. 근래 새로운 불교연구가에 의해서이 경이 불교 경전 중 가장 일찌기 성립된 것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가장 원형에 가깝게 시구로 나타낸 경이라 하여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이와 같은 경에는 법구경(담마파다)이 있는데 이에 대하여는 다음 편에 말하고자 한다. 부처님의 경전은 시대를 내려옴에 따라 점점 복잡하게 교리가 체계화되고 까다로운 논의가 진행되는 경향이 있지만 이 경에는 그런 경향이 거의 없다. 평이한 일상적 표현과 적당한 구체적 비유를 들어서 진리의 길과 그 수행 그리고 생활방법을 쉽게 설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숫타니파타」는 부처님의 인간성 넘치는 언행에 접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경전의 하나라 해도 좋을 것이다.

 이 경전이 설해진 배경에는 아직 대규모적인 수도원의 생활을 볼 수 없고 또한 여승에 관하여서도 아무런 말이 없다.

 요컨대 부처님의 교단의 모양이 꾸밈새 없이 소박한 형태로 그려진 데에 특색이 있다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 경전은 「살아 있는 세존의 언행록」과 같은 성격을 띠고 있다.

「독사의 독이 몸 안에 퍼지는 것을 약으로 막는 것과 같이 성이 나면 수행자는 이 세상과 저 세상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껍질을 벗어 버리는 거와 같이.」
「게으름은 때묻은 것(번뇌)이다. 때묻음은 게으름에서 생긴다. 부지런히 힘씀으로서 밝게 알아 자기에게 꽂힌 화살을 뽑아라.」
「세상에는 영원한 진리라 하는것이 각각 다른 여러가지가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저들은 영원한 진리라고 망상하고 있는데 불과하다. 사람들은 여러 견해에 대하여 생각하고 분별하여『나의 주장은 진리다. 다른 설은 허망하다』라고 두 가지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애욕을 떠난 지혜있는 수행자는 불사(不死) · 평안(平安) · 불멸의 열반의 경지에 이른다.」「마음에 자취(相)를 두지 말라. 마음에 도사린 오만을 버려라. 오만을 없애면 마음 편안한 나날을 보내리라.」
「어느 누구도 남을 속여서는 안 된다. 화를 내어 남에게 고통을 주어서도 안 된다.」

 이들 몆 개의 구절 속에도 부처님의 인간적이며 자애 넘치는 체험에서 우러난 가르침을 평이한 표현 가운데서 볼 수 있다.

「경집」에 수록되어 있는 천개를 넘는 시구는 나라와 시대의 제약을 넘어서 현대의 우리들 마음을 울려주는 것이며 또한 영원히 모든 인류의 마음에 청정과 평화를 이어 주는 감로의 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