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시내] 천하명의 기바동자

진리의 시내

2008-01-05     오고산

ㅡ의사가 지킬 도ㅡ

  1.「기바」의 의학 수업

 율장을 보면 부처님의 간곡하신 자비가 보이고 또한 부처님 당시의 여러 생활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더욱 재미있다. 그리고 부처님과 천하 명의<기바>동자 이야기도 거기 있다.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보존하게 하는 성스러운 직업인데 자칫하면 돈에 한눈 파는 사람도 있는가 하여 부처님께서 <기바>동자에게 주신 법문은 오늘날에도 많은 의사들에게 교훈이 되고 남음이 있다고 생각된다.

 기바동자는 부모가 밝혀지지 않은 고아로서 마갈타국 태자의 손에 키워 졌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의사가 되려고 마음먹고 공부에 힘썼다. 그 당시 북인도에는 천하에 소문난 명의가 있었는데 이름은「힝카라」라 하였다. 기바는 큰 뜻을 품고 유학의 길을 떠났다. 기바는 힝카라 밑에서 많은 의학공부를 쌓았고 외과수술의 어려운 기술마져도 완전히 배웠다. 힝카라는 그가 아는 것을 아끼지 않고 모두를 기바에게 가르친 것이다.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하루는 스승 힝카라는「너 이제부터 이 나라 산과 들을 두루 돌아 다녀서 어디서든지 약에 쓰이지 못할 풀이 있으면 캐어오너라.」하였다.

 기바는 산과 들을 헤매면서 약이 안 되는 풀을 찾아 다녔다. 그는 몇 날 몇달을 지나도록 국내 구석구석 살펴 보았지만 마침내 약이 안 되는 풀 하나를 발견하지 못하고 빈 손으로 돌아왔다. 

 「스승님, 저는 약에 쓰이지 않는 어떤 풀도 찾지를 못하였읍니다.」이 말을 들은 스승 힝카라는 크게 기뻐하며 기바를 칭찬하였다.

「됐다. 이제 너는 내 곁을 떠나도 좋다. 너는 나의 의술을 다 배웠다. 나는 지금 이 천지에서 제일 가는 의사라고 불리우고 있다. 내 뒤를 이을 사람은 바로 너다.」기바는 이제 의학수업이 끝난 것이다. 스승의 은혜에 깊이 감사하고 스승 곁을 떠나 고향인 마갈타국으로 돌아왔다.

  2 부처님을 만나다

 고향에 돌아와서 기바는 그 기술을 한껏 발휘하였다. 이제까지의 어려운 병을 잘 고쳐 오래지 않아 명의의 이름을 듣게 되었고 드디어 국왕의 전의가 되었다. 마갈타국 파사익왕은 기바를 한낱 의사로만 대한 것이 아니고 대신으로 함께 정사를 의논하였던 것은 경전에 자주 보인다.

 그 무렵 부처님께서는 왕사성 밖 죽림정사에 머물러 계셨다. 그런데 부처님은 아란을 불러 말씀하시기를
「나는 지금 이질병에 걸렸다. 왕에게 가서 의사를 보내주면 좋겠다고 전하여라.」하였다. 부처님께서 병환이 나신 뜻이 무엇이며 의사를 청하도록 왕에게 전하라는 뜻이 무엇인가를 우리는 곧 알게 된다.

 부처님을 시중하던 아란은 부처님께서 병환이 나셨다는 말에 놀라서 곧 파사익왕에게 가서 말을 전하였다. 왕은 기바를 부처님께 보냈다. 기바가 부처님을 뵙기는 이 때가 처음이었다. 부처님의 뛰어난 덕성과 거룩한 몸매를 보고 기바는 매우 놀랬다. 그리고 정성을 다하여 약을 만들었는데 29종의 약으로 조제하였다. 그러자 부처님은 약 냄새를 맡아 보시고 약종의 이름을 낱낱이 말씀하셨다. 기바는 놀랐다.
그런데 부처님은 「기바 의사여, 이 약에 아노타 못의 연꽃을 더 넣어라. 그러면 보다 좋은 영약이 될 것이다.」이 말씀에 기바는 더욱 놀랐다. 부처님 말씀대로 약을 만들어서 부처님은 잡수시고 곧 나으셨다. 그리고 기바에게 여러가지 의사가 지킬 일을 설법하셨다.「중생들은 육체의 병만을 병인줄 알지마는 육체의 병보다 마음의 병이 큰 것이며 그것이 일체 병의 근원이다. 번뇌야말로 중생에 있어서 가장 큰 병이다.」하시며 병의 근원을 끊는 법문도 열어 주셨다. 기바는 부처님 설법을 듣고 크게 감동하여 부처님께 귀의하는 마음을 내어 부처님 가르침을 성실히 배우고 실천할 것을 결심하였다. 왕궁에 돌아온 기바는 파사익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3 의사가 지킬 일

「대왕이시여, 고오다마 부처님은 참으로 큰 성인이시며 의사 중에서도 의왕이었습니다. 부처님은 저에게 병의 근원을 말씀하시고 병의 근원을 알거던 그 병에 따라 약을 써라 병의 증상이 어떠하던 근본을 다스려라 하시며 여러가지로 법을 설하시었습니다. 또 저도 모르는 약을 자세히 가르쳐 주었습니다. 또 의사가 지킬 길을 말씀하시면서 의사는 먼저 자비심으로써 일체에 대하고 조금이라도 돈 벌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나는 그대에게 병을 고치는 비결을 말하노니 그대가 그것으로써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을 구해 준다면 한 없는 큰 복을 얻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읍니다.

 기바는 부처님에게서 참으로 의사의 도를 배웠을 뿐만 아니라 병 고치는 법까지도 배운 것이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였다. 그리고 말하기를

「기바여, 경은 참으로 좋은 법을 배웠소.지금부터 경은 성안과 또는 도시나 여러 시골을 두루 다니면서 병든 사람들을 고쳐 주도록 하오.」하였다.

 기바는 의사의 도를 배워 큰 자비심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대하고 약으로 몸의 병을 다스릴 뿐만 아니라 병의 원인이 마음에 있고 번뇌가 지성하여 일체 병의 뿌리가 되는 것을 깊이 깨우친 것이다. 이제 방방곡곡을 돌아 다니며 병을 고치는 것을 왕이 허락하였고 또한 왕으로부터 원조를 받게 되니 기바의 기쁨은 더욱 한량이 없었던 것이다.

 파사익왕과 의사 기바는 서로 힘을 합하여 부처님 법을 받들었고 절에 병원, 약방, 등을 두어 어려운 사람들을 구제하는 사업을 벌렸던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질병이 나서 기바를 불러 약을 잡수셨다는 사실은 결코 그것이 평범한 일이 아닌 것을 우리는 알게 되었다. 즉 기바를 교화하여 발심하게 하였고 기바와 파사익왕에게 의료구제 사업의 길을 가르쳤으며 또한 병 고치는 사람은 몸에 병을 고치는데 그치지 않고 마음의 병을 고치게 하는 것이 의사의 마지막 도인 것도 가르쳐 주셨다. 기바에게 가르쳐 주신 이 법문은 곧 모든 의료자에게 주시는 말씀이며 또한 일체 불자에게 주시는 영원히 빛나는 대설법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