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둘 달린 꿩 이야기

연꽃 마을 동화

2008-01-04     관리자

 옛날도 먼 옛날 인도 어느곳에 그때도 지금과 같이 바닷가에 물결이 일렁이고 햇살은 눈부시게 부서지고 있었습니다. 그 바닷가에는 아름다운 과일나무 숲이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맛 있는 과일이 주렁주렁 아름답게 열려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숲에는 수많은 짐승들이 모여 들어서 즐겁게 놀고 맛 있는 것을 배부르게 먹으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가서 그 숲도 황폐해 갔습니다. 자연을 아끼면서 가꾸어 가야 오래 과일이 여무는 것인데 따먹기만 하고 가꿀 줄 몰랐기 때문에 아름다운 과일나무 숲은 어느덧 황폐해진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세월이 많이 흘러가 그곳에 한 마리의 꿩이 살게 되었습니다. 이 꿩은 이상하게도 몸은 하나이지만 머리는 두개이기 때문에 마치 두 마리의 꿩을 한데 붙여놓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각각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두 두개의 머리를 가진 꿩이 한몸으르 이루어 살고 있었기 때문에 서로의 행동도 따로따로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들 꿩들은 각기 이름이 있어서 한편은 덕스럽다는 뜻을 가진 <달미카>이고 또 한편은 반대로 덕스럽지 못하다는 뜻을 가진 <아달미카>라 하였습니다.

 어느날 아달미카가 졸고 있을 때 달미카는 눈을 뜨고 있었습니다. 그때 마침 하늘나라에 있는 감로의 맛을 가진 훌륭한 과실이 물결에 떠내려 가다가 바닷가에와 닿은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달미카는 물가로 가서 그 진귀한 과실을 가지고 와서 망설였습니다. <혼자 먹을까? 졸고 있는 아달미카를 깨워서 같이 먹을까?> 그러다가 마침내 마음을 결정하였습니다. <아달미카와 나는 같은 몸이니까 설사 내가 혼자 먹더라도 이 좋은 양분은 다 함께 같은 몸의 피가 될 것이니까, 구태어 달게자는 잠을 깨워서 먹는 수고를 끼칠 것 까지는 없겠지.> 이런 생각에서 달미카는 그 과실을 혼자 먹어버렸습니다. 얼마 있다가 아달미카는 이윽고 잠을 깨었습니다. 달미카의 입가에서 향기로운 냄새가 나므로 『너에게서 무슨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구나?』하고 물었습니다.

 『네가 졸고 있을때 감로 같이 맛있는 과실을 먹었단다.』하고 사실대로 대답하였습니다. 아달미카는 성이 났는지 목소리를 돋구어 물었습니다. 『그 과실이 어디서 생겼는데?』

 『네가 자고 있는 동안에 해변에서 주웠는데 달게 잠들어 있는 너를 깨우기가 안스러워서 나 혼자 먹었어. 그래도 우리의 몸은 하나니까 양분은 함께 모일 것이므로 조금도 불공평할 것은 없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란다』 이 말을 들은 아달미카는 몹시 못마땅했습니다. 그래서 눈을 부라리며 언성을 높여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네가 그따위 핑게로 나를 괄시하는구나. 그렇다면 내게도 생각이 있다』

 며칠이 지났습니다. 서로들 별일 없이 그렁저렁 지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달미카가 자고 있는 동안에 아달미카는 눈을 뜨고 있다가 해변가에 이상한 과실이 떠내려와 닿아 있는 것을 발견 하였습니다. 그는 그 과실을 주어다가 혼자 먹기로 마음먹고 혼자서 야금야금 먹었습니다. 그러면서 중얼거렸습니다. 『네가 나를 괄시했지. 나도 혼자 먹어버린다. 네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 

 그런데 큰일이 났습니다. 아달미카가 먹은 과실은 불행히도 독나무에 달린 독이 있는 열매였습니다. 꿩은 두마리가 함께 고통스러워 하다가 마침내 견디지 못하고 땅바닥에 쓰러져 딩굴게 되었습니다. 다 죽어가던 아달미카는 참을 수 없는 분풀이라도 하는 듯 소리소리 질렀습니다.

 『달미카야, 나는 죽는다. 이것이 모두 너 때문이다. 다시 태어났을 때는 기어이 이 원수를 갚을테야』

 이말을 들은 달미카는 조용히 대답하엿습니다. 『아달미카여, 나도 간다. 너도 잘 가거라. 내가 다시 태어나면 금생보다 더 친절히 너를 돌봐주마』

 이말을 마치자 꿩은 땅위를 딩굴면서 몇번인가 푸득대더니 얼마 있다 그나마도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꿩은 독과실의 독이 온몸으로 퍼져 다시는 영영 살아날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환경일수록 서로 도와가며 살아야 하고, 모든 중생들은 이로움도 해로움도 함께 하고 있다는 진리를 이꿩의 죽음에서 배워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