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심(平等心)

룸비니 동산

2008-01-03     관리자

   서울에 출장을 갔다가 근무처인 경주로 돌아오는 열차 안에서 내 옆에 20대의 청년이 계속 줄담배를 피워대고 있었다. 얼굴을 보니 대단히 초조하고 마치 무엇에 쫓기는 것같은 표정이었다. 나는,
  『청년, 어디까지 갑니까?』
하고 말을 건네니 그 청년은 마지못해,
  『대구까지 갑니다. 왜 그러십니까?』하는 것이었다.
   앞좌석에는 총각과 처녀가 금방 친해져서 무슨 얘기가 그리 재미있는지 까르르 웃어대고 있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은 가까이 하고, 싫은 사람은 멀리 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상정(常情)일지 모른다. 이 대조되는 두 사실을 보고 나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사람은 항상 자기의 눈으로 남을 재려 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남을 이해하고도 남는다고들 하지만 속담에「과부심정은 과부만이 안다」는 말이 있듯이 그 삶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올바로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남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너와 내가 둘이 아닌 하나로 보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사회에는 각양각색의 사람이 살고 있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돈이 많은 사람, 적은사람 등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존엄성과 가치를 가지고 있는 점에 있어서는 매일반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간을 대할 때 껍데기(신분)를 보고 상대할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하고 평등심으로 대해야 한다.
   부처님은 일체 중생은 다 부처라고 보시었다. 모든 사람들을 부처로 보고 섬길 때 이 땅에 투쟁은 사라지고 불국토가 건설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