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정법(正法)의 생활화를 추구하자

특집 · 새해에 부친다

2008-01-02     이후락

  1 부처님 은혜 가득히 입으소서

 밝아 오는 새해가 불자형제들과 동포형제 여러분 위에 부처님의 자비하신 은혜가 더욱 넘치게 되기를 기원한다。어려운 여건을 딛고 늠름하게 성장하는 우리 조국의 미래에 새해는 길이 남을 큰 상서의 해로 기록되기를 염원한다。나는 부처님법을 믿는 사람만큼 행복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온 누리에 가득히 부어지는 부처님의 자비하신 은혜를 모두가 마음을 활짝 열고 환희스럽게 받게 되기를 기원한다。

 부처님 법만큼 위대한 가르침은 없다。거기에는 내가 무엇이냐에 대한 분명한 해답이 있고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 가에 대한 명백한 길잡이가 있다。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대의 보배라 할 것은 불법이 아니고 또 무엇이 있겠는가。나는 이 한 해가 우리 동포형제 모두가 불법을 받고 믿는 해이기를 충심으로 기원하고 있는 것이다。

  2 민족의 종교를 살리는 길

 돌이켜 보면 불법은 우리나라 역사에 어둠을 헤쳐 준 태양이었다。불교를 맞아 비로소 씩씩하고 슬기로운 역사를 펼쳤으며 찬란한 민족문화를 이루어 뛰어난 민족의 창조성을 발휘하였다。그러므로 불교는 원래가 국교라기 보다 민족의 종교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던 것이 이조의 배불시대를 지내면서 쇠퇴기에 들었고 해방을 지내 오면서 외래종교가 밀려들어저 성시(盛時)의 위력을 볼 수 없게 되었다。우리가 오늘날 영예로운 역사를 키워 온 민족의 종교로써 불교를 다시 찾아야 한다。그리고 그를 통하여 영겁으로 번영할 민족번영의 기초를 다지자면 불가불 불교의 중흥을 논의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나는 불법에 젖으면서 한없는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그러면서 불교를 본래의 위치로 돌아가 중흥할 것을 생각하면 한 구석 착잡한 심정이 앞서는 것이다。한마디로 안타까운 생각에 가슴이 아파 온다。

 오늘날 우리 불교의 현실을 볼 때 너무나 잡다한 것이 그 안에 가득하다。어쩌면 불교적이라고 볼 수 없는 것들도 거기에 있고 역사적 묵은 타성이 그 속에 온존하고 있다。근본적 가르침의 의미를 잃은 방편적 교화 시설이 너무나 많이 난무하고 있는 것을 본다。그래서 그 속에 있는 많은 불자들이 참 부처님의 가르침이 무엇인가를 알지 못하고 다만 세속적인 기복신앙에 머물어 있는 것이다。불법을 바르게 알고 닦아갈 때 거기에는 현실세계의 평화와 조화가 당연히 따르게 마련이다。 그런데 참 가르침의 실천은 없이 다만 현실적 복만 기구한다면 이것은 불교를 바로 믿는 자세는 아니다。현대지성의 비판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그래서 일반신도들에게 불법에 대한 참된 가르침을 충분히 전해 주지 못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은 우리에게 새로운 과업을 부여해 준다。

 그것은 바로 진실한 정법(正法)전달이다。제 1차적으로 현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나는 참된 교법의 전법이야말로 우리나라를 건전한 번영으로 내어 딛게 할 근원적 자연이라고 확신한다。

    3 정법(正法)찾기 운동

  나는 이번에 새로 전국신도회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았다。우리가 할 일이 너무나 많지만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우리 신도들의 힘을 차근차근 점검하고 또한 감화하는 방향으로 서서히 노력하겠다。그러는 가운데에 우리로써 추구하여야 할 기본적인 과업 두가지를 생각해 본다。

 첫째。정법(正法)찾기 운동이다。우리는 불법 중에 살고 있다 하면서 기실 허다한 비불법적 요소들과 함께 살고 있다。우리는 먼저 올바른 부처님의 가르침을 찾아 세워 나가야 하겠다。우리 불교주변에 흩어져 있는 잡다한 기존 신앙방식은 점검하여 「이것이 불교다!」고 명확히 내세워야 할 것이다。원래 불법에 앞선 것은 없다。불법을 위한 시설로써 사찰도 존재한다。관례라는 이름에서、또는 사찰의 실정상 등 이유를 들어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찾아 세우는 운동이 늦추어 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마땅히 옳지 못한 것은 버려야 한다。비불교적인 관습을 먼저 도려내면 불법의 참된 빛은 빛날 것으로 생각한다。

 둘째는 정법(正法)의 생활화다。부처님의 가르침은 한 두사람이 열반을 증득하느니 보다 온 가족이 함께 바른 가르침을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생활을 통해서 불법은 역사와 문화 속에 깊이 침투하게 되고 참가르침의 은혜가 널리 전해지는 것이다。우리 종단과 모든 자각적 불자들은 당면한 여러가지 불교중흥사업을 말할 것이나 그 목표는 마땅히 정법의 생활화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것으로 믿는 바이다。

  4 대화합(大和合)의 중심자(中心者)

 우리나라는 오늘날 민족중흥의 막중한 과업을 힘차게 추진하고 있다。경제성장의 급속한 성과를 내외사람들이 경이의 눈으로 보고 있다。이러한 경제적 성장은 건전한 정신풍토가 그 기초가 된다。민족의 종교로서의 불교를 담당하고 있는 우리 불교도는 그 책임이 어느 때 보다도 막중하다고 나는 생각한다。무엇보다 불자는 대화합(大和合)의 중심이 되어야 하겠다。소리 높이 화합을 외칠 것이 아니라 개인과 개인이 화합하고 단체와 단체가 화합하여 나아가야 한다。화합은 소(小)에게서 대(大)로 확충해 가는 것이 정도인 것이다。

 우리 불자들은 오늘날의 고도성장과정에서 생기는 사회의 분열과 가치의 분열과 이해관계의 다극화 시대에 처해서 화합의 중심자가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우리 모두는 서로 함께 오늘의 역사、오늘의 민족중흥과업을 감당해 가고 있는 것이다。어떤 명분으로든 반목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우리 불자단체에서부터 먼저 화합 · 단결 · 협조의 실천이 힘차게 퍼져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적어도 화합을 해치는 요인이 되어서는 안되겠다。화합은 바로 자비의 실천이다。가슴에 자비를 불태울 때 화합은 저절로 이루어진다。그리하여 마침내 다양한 이질적 요인을 넘어서 자타일여(自他一如)의 경지로 통할 것이다。

 종단에서는 호국불교의  전통적 사명을 안고 새해에 많은 불사를 전개할 것으로 안다。나는 존경하는 많은 동지와 힘을 합하여 종단의 모든 사업을 이루는데 최선의 협력을 다할 생각이다。거듭 이 한해가 온 나라와 세계에 부처님 광명이 더욱 가득히 넘치는 해이기를 비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