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불교] 17. 무상대열반 無上大涅槃

2008-01-02     관리자

     1 무엇이 대열반인가

 큰 자비심으로써 온갖 것을 사랑하고 불쌍히 보며 모든 사람들을 대하매, 부모와 같이 섬기고 받들며 마침내 생사의 물결을 건느도록 하며, 이떤 사람들도 다 알 수 있는 진실한 한 길을 보여서 아무리 반복해도 싫어할 줄 모르는 큰 정진, 이것이 곧 대열반이다.

 또 대아(大我)가 있기 때문에 대열반이라고도 한다. 대아라고 하는 것은 열반은 무아(無我)로써 자유이며 구할 것이 없으므로 일체의 것을 얻게 되며 허공과 같이 일체처에 가득차 있으므로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 앞에 항상 나타나 있는 것이다.

 또 큰 즐거움(大樂)이므로 대열반이라고 한다. 큰 즐거움이란 고도 락도 없고 멀리 일체 시끄러운 것을 여의어 고요히 몸을 쉬고 뚜렷한 지혜가 빛나고 있으므로 언제나 커다란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또 순수하고 지극히 맑기 때문에 대열반이라고 한다. 순수하고 지극히 맑다 하는 것은 이 세간 생활에 있어 결코 때묻지 않고 더러워지는 것을 끊어 버려서 근본 업인(業 因)도, 또한 그것이 움직인 몸도 마음도 모두가 순일무잡하여 청정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은 모두가 부처님이 될 성질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설사 착한 마음씨의 싹을 뽑아버린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의 마음에 탁한 것과 어두운 것을 버리면 틀림없이 위와 같은 열반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열반은 그 성질이 공(空)이므로 어떠한 사람이라고 하여 이것을 못얻을 자는 없는 것이다.

 또 대열반은 이것이 허물어지는 것도 아니며 죽는 것도 아니다. 신이나 인간이 만든 것도 아니다. 누군가가 만든 것이라면 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코 누구도 만든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허물어질 수 없다. 또한 난 것이 아니므로 죽지 않는다. 허물어지지 않고 죽지 않는 것이므로 모든 수행하는 사람들이 의지할 곳이 되는 것이다.

 또 열반은 깨달은 사람의 성스러운 지혜의 경계이다. 시간상으로는 영원하다든지 아주 없는 것이라든지 하는 것을 멀리 여의었고, 공간적으로는 있다 없다 하는 것을 멀리 여윈 것이다. 열반은 과거 현재 미래를 초월하였으되 오히려 그모두를 감싸고 있는 깨달음의 지혜이며 개성도 사회성도 자연도 인간도 자기와 타인과의 분별도 비교도 모두 떠난 순수한 것이므로 열반이라고 말하는 것이다.(대반열반경)

     2 세존의 대 선정

 세존은 七일 낮 七일 밤을 깊은 선정에 들었다. 모두를 초월한 선정에 머무는 즐거움에 깊이 머물었다. 이것은 고루거각(高樓巨閣)에서 금으로 장식한 침대와 금침을 즐기는 빈바사라왕 보다도 오히려 이 나무밑 돌 위에 풀을 깔고 밤 찬바람에 몸을 내맡기도 앉은 즐거움이 몇 배나 더 큰 것이었다. 깊은 겨울날 살을 에이는 찬바람이 부는 풀 위의 좌선이 오히려 탐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뜨거운 고뇌가 없는 자에게는 여기가 편안한 쉴 곳이라고 말씀하였다. 세존은 큰 뇌성과 비가 천지를 흔들며 씻고 지나갔는데도 선정에 드시어 그 큰 뇌성번개와 비를 전혀 모르고 지내기도 하였고, 석달 동안 모든 제자와도 헤어져 기나긴 선정에 들기도 하였다.

 세존은 멸도에 드시고자 하여 모든 제자들에게 가르칠 말씀을 다 마치시고 밤중에 이르러서 만상이 고요히 잠들었을 때 선정에 드셨다. 초선(初禪)에서 二선三선 四선에 들었고 다시 공무변처(空無邊處). 식무변처(識無邊處). 무소유처(無所有處). 또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 상수멸정(想受滅定)등 아홉가지 선정에 차례로 드신 다음 육신의 몸을 벗고 열반에 들었다.

 이와 같은 고요한 마음을 고요하고 청정하다 하는 것이며, 맑고 온갖 욕정을 여윈 것이라 하는 것이며, 죄에 때묻지 아니하고 순직하고 평온하다 하는 것이며, 어느 때나 크게 움직일 준비가 있고 행하는 일에 잘못이 없으며 어떤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는 마음인 것이다.

 마음에 집착이 있을 때 어지럽고 흔들리는 것이 있는 것이다. 집착이 없으면 그른 것은 결코 없다. 어지럽고 흔들림이 없으면 생사가 없다. 생사가 없으면 이 세상도 저 세상도 없는 것이니 이것이 온갖 고통이 끝난 곳인 것이다.

 이러한 사람은 괴로움이 생겼을 때 생긴 것을 보고 괴로움이 없을 때 없음을 보되 거기에 걸리지 아니하고 현혹되지 아니하여 남에게 의존하지 아니하고 스스로를 깨닫는 것이니 이것이 정견(正見)인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다.

 바람직한 일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아니하고 싫어하는 일에도 격하지 아니하며 그것들을 따르지 아니하고 또한 거슬리지도 아니하며 그것을 깨뜨리지도 않고 없애지도 않고서 때묻지 않고 모든 근심에서 떠나 도를 알아 스스로 저 언덕에 이르는 것을 알고 있다.

     3 훌륭한 하룻밤

  지나간 것을 좇지 말라. 미래를 기다리지 말라.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다할 날이 없다. 다만 한결같이 현재의 가르침을 밝게 관하는 것이 좋다. 체념하여 주저앉지 않고 또한 놀래지 아니하고 이 진리를 여실히 알아서 더욱더 증장해가라. 오늘 열심히 해야할 일을 하라. 누가 내일 죽지 않는다고 단언하랴. 그러할 때 죽음의 마군은 재앙해 오지 못한다. 이와 같이 열심히 부지런히 낮과 밤을 지내는 것을 「훌륭한 하룻밤」이라고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4 무상대열반

 「위 없는 대열반이 두렷이(圓) 밝아

 언제나 고요히 항상 비침을

 범부는 이를 들어 죽음이라 하고

 외도는 집착하여 단멸을 삼고

 이승(二乘)을 구하는 모든 이들은

 이를 가리켜 무작(無作)이라 하나

 뜻으로 헤아리는 이들 모두는

 六十二견(見) 일으키는 근본이 되며

 망령스레 거짓 이름 세움이 되니

 이를 어찌 진실한 뜻이라 하랴.

 

 오직 하나 과량인(過量人) 여기에 있어

 통달하여 취함이나 버림이 없어

 五온법과 五온의 그 속의 나(我)와

 밖으로 나타나는 온갖 색상(色像)과

 모두가 평등한 몽환임을 알아

 범부니 성인이니 견해 안내고

 열반이란 알음알이 짖지 않으며

 이변(二邊)과 삼제(三際)를 모두 다 끊어

 모든 근(根)에 응하여 항상 쓰지만

 쓴다는 생각을 안일으키며

 일체법을 낱낱이 분별하면서

 분별하는 생각을 내지 않으니

 겁화(劫火)로 바다 밑이 불태워지고

 폭풍이 불어닥쳐 산 끼리 부딪쳐도

 이것이 진상(眞常)이며 적멸락(寂滅樂)이라

 열반의 모양이 이러하리라.

 내 이제 억지로 말을 지어서

 너에게 삿된 소견 버리게 하니

 말을 따라 알음알이 내지 않으면

 소분(少分)이나 알았다 허락하리다.」

                                   (六祖壇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