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강의실] 17.보현행원품 강의

성전강의실

2008-01-01     광덕 스님

 ⑤ 정법호지자의 계명

 열반경 장수품(長壽品)에는 정법을 파괴하는 자를 보면 마땅히 여법규하라고 말씀하시며 그 복이 한량없음을 말씀하시면서 다음과 같이 가르치시고 있는 것이다.

 「내가 열반한 뒤에 어떤 곳에서든 계를 가지고 비구가 있고 위의가 구족하여 정법을 호지할 때 만약 법을 파괴하는 자를 보고 곧 능히 내어쫒고 꾸짖고 규치(糾治)한다면 이 바램은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복을 얻을 것이다. .....(중략).....

 「선남자여, 비유컨대 장자가 사는 곳에 밭이나 집에 여러가지 독한 나무가 났다면 장자가 이것을 알면 곧 베어버려서 다시는 나지 않게 하는 거와 같이 ..... 정법을 호지하는 비구도 또한 그와 같느니라. 계를 파하고 정법을 파하는 자를 보거든 마땅히 국연 하책 거처 할지니라. 만약 어떤 착한 비구가 법을 허무는 자를 보고 국연 . 하책 . 거처하면 이것이 나의 제자며 참된 성문이니다.」여기서 보는 바와 같이 정법을 호지하는 자는 5계를 갖지 아니한다. 위의를 갖지 아니한다. 능히 무기를 들고, 죽음도 사양치 아니한다. 그러나 두가지 움직여서는 아니될 지상목적이 있는 것을 알아야 하겠다. 그 하나는 정법을 호지하는 목적이고, 또 하나는 저들의 자비심으로 대하고 능히 무기를 드는 것이다. 만약 정법을 파괴하는 자를 보고도 그것을 조복받지 아니한다면 파법행위를 외면한 그 사람이 불법의 원수라고 하였다. 또한 경에는 호법하는 자가 무기를 들고 일어나더라도 지극한 자비로서 명근만은 끊지 말라고 하신것을 기억할 것이다.

     ⑥ 맺는말

 우리는 여기서 열반의 대승적 의미가 어떠한 이 인가를 보는 것이며 설법주를 보호하고 정법광명을 호지하는 공덕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짐작하게 한다.

 이 땅에 평화와 안락이 영원하기를,..... 이땅의 중생들이 보리를 이루기를,.....기원하는 보살이 일체선지식에게 권칭하되 「열반에 드시지 마소서. 영검토록 이땅에 머물어 주소서. 일체 중생을 널리 이롭게 하여 주소서」하는 이것이 바로 불심광명의 표현인 것을 능히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기원은 그만 둘 수가 없다. 이땅에 태양이 영원하심을 기원하듯이 허공계가 다하고 중생계가 다하고 중생의 업이 다하고 중생의 번뇌가 다하여도 보살의 이 권청은 결코 쉴 수 없는 것이다.

 청불주세장(請佛住世章)에서 보이신 원대한 보살의 책임정신과 호법의지를 우리는 깊이 배워야 할 것이다.

 

상수불학분(常隨佛學分)

   선남자여, 또한 항상 부처님을 따라 배운다고하는 것은 이 사바세계의 비로자나여래께서 처음 발심하실 때로부터 정진하여 물러나지 아니하고 불가설불가설의 몸과 목숨을 보시하시되 가죽을 벗기어 종이를 삼고 뼈를 쪼개어 붓을 삼고 피를 뽑아 먹물을 삼아서 쓴 경전을 수미산같이 쌓더라도 법을 존중히 여기는고로 신명을 아끼지 아니 하거든 어찌 하물며 왕위나 성읍이나 촌락이나 궁전이나 정원이나 산림이나 일체 소유와 가지가지 난행고행일 것이며, 내지 보리수하에서 대보리를 이루시던 일이나 가지가지 신통을 보이시사 가지가지 변화를 일으키시던 일이나 가지가지 부처님 몸을 나투사 가지가지 중회에 처하시되 혹은 모든 대보살 중회도량에 처하시고 혹은 성문과 벽지불 등 중회도량에 처하시고 혹은 전륜성왕 소왕권속 등 중회도량에 처하시고 혹은 찰제리나 바라문이나 장자나 거사의 중회도량에 처하시며 내지 천룡팔부와 인비인 등 중회도량에 처하시면서 이러한 가지가지 회중에서 원만하신 음성을 마치 큰 우뢰소리와도 같게 하여 그들의 좋아함을 따라서 중생을 성숙시키시던 일이나 내지 열반에 드심을 나투시는 이와 같은 일체를 내가 다 따라서 배우기를 지금의 세존이신 비로자나불께와 같이 하는 것이니라.

 이와같이 하여 진법계 허공계 시방삼세 일체불찰의 미진 중에 계시는 일체 부처님께도 또한 다 이와같이 하여 염념 중에 내가 다 따라 배우느니라.

 이와같이 하여 허공계가 다하고 중생계가 다하고 중생의 업이 다하고 중생의 번뇌가 다하여도 나의 이 따라 배움은 다함이 없어 몸과 말과 뜻으로 짓는 일에 지치거나 싫어하는 생각이 없느니라.

  [주]

 사바세계... 감인토(堪忍土) . 인계(忍界) . 인토(忍土)라고 번역되는 말이다. 석가모니부처님이 응세하신 이 세계를 말한다. 이 땅은 중생들이 가지가(毘盧舍那)지 번뇌를 참아 받고 또한 성자들도 이곳에서 피로를 참고 교화하기 때문에 감인토라 한다. 사바세계 지역은 석가모니불의 교화토 전체를 말하므로 삼천대천세계 모두가 이에 해당되며 석가모니불이 사바계의 본사이시다.

 비로자나불...범어의 Vairocana 비로사나 . 비로절나(毘盧折那)라고도 쓰며 변일체처(遍一切處) . 광명변조(光明遍照)라고 번역된다. 부처님의 진신을 나타내는 칭호로서 부처님의 신광(身光)) . 지광(地光)이 이사무애(理事無碍)의 법계에 두루비춰 원명(圓明)한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를 해석하는데에 있어 종파에 따라 조금씩 다르나 비로자나불은 법성상주의 법신(法身), 노사나불은 보신(寶身), 석가모니불은 화신(化身)이면서 이 셋은 융즉무애(融卽無碍)하여 하나도 아니며 다르지도 않으니 결국 체(體)는 같고 이름이 다르다고 하는 것이 통설이다.

 전륜성왕...윤보(輪寶)를 굴리는 왕의 뜻이다. 전륜왕은 칠보(輪 · 象 · 馬 · 主 · 女 · 居士 · 主兵)와 四德(장수 · 무질병 · 뛰어난 용모 · 많은보물)을 갖추고 정법으로 세계를 통치하는 이상적인 임금이다. 부처님의 설법을 <전법륜>이라 하는 것도 전륜성왕이 윤보를 굴리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인왕반야경에는 금 . 은 . 동 . 철의 사륜왕을 보살의 계위에 비하고 있다.

 復此 善男者 言 常隨佛學者 如此娑婆世界 毘盧慈那如來 從 草發心 精進不退 以不可說不可說 神命 以爲菩施 剝皮爲紙 析骨爲筆 刺血爲墨 書寫經典積如須彌 爲重法故 不惜身命 柯況王位 城邑聚落宮殿圓林 一切所有 及如種種 難行苦行 乃至隨下成大菩提 示種種神通 起種種變化 現種種佛身 處種種衆會 或處一切諸大菩薩衆會道場 或處聖聞及僻支佛衆會道量場 或處轉輪聖王所權續衆會道量場 或處刹利及婆羅門長者居士衆會道量場 乃至 或處天龍八部人非人等衆會道量場 處於 如是種種衆會 以 圓萬音 如大雷震 隨起樂欲 成熟衆生 乃至示現 入於涅槃 如是一體 我皆隨學 如今世尊毘盧慈那 如是 眞法界虛空界十方三世 一切佛刹 所有塵中 一切如來 皆亦如是 於念念中 我皆隨學 如是 虛空界盡 衆生界盡 衆生業盡 衆生煩惱盡我此隨學 無有窮塵 念念相續 宇 無有間斷 身語意業 無有疲厭 

  ① 용맹정진을 배우자

  보현행원의 여덟째는 부처님을 따라배우는 것이다. 발심하고 수행하고 온갖 명예나 재산을 버리고 나아가 목숨까지도 보시하여 무상도를 구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경에는 한량없는 목숨을 보시한다 하였고 또한 가죽을 벗기어 종이를 만들고 뼈를 쪼개어 붓을 만들고 피를 뽑아 먹물을 만들어 경전을 써서 수미산같이 쌓는다고 말씀하셨다. 무상도를 구하는 자세가 어떠한 것인가를 우리는 여기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구도자에게는 무상도를 구하는 일 이외에 다른 것이 없다. 그 앞에는 몸도 목숨도 모두가 몽환과 같은 것이며 티끌같은 존재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러하거늘 어찌 세간의 지위나 재산이나 내지 소소한 난행고행일까.

  일체보살이 이와 같이 발심하여 이와 같은 정진자세로 오로지 순수하게 법 하나를 지상가치와 지상목표로 삼아 오직 한 길로 정진하였던 것이다. 이 구도자의 순수한 정신, 용맹정신, 결단적 행동정신을 눈을 크게 뜨고 우리는 보아야 할 것이다. 일체 보살이 이와 같이 수행하셨고 이와 같이 하여 성불하셨으니 수행자세가 이러고서야 어찌 다른 것이 있을 수 있을까? 그에게는 오직 성불만이 있는 것이다.

 경에 의하건대 석가모니부처님은 3세제불 가운데 「용맹정진에 있어서 제일」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여래의 용맹정진을 몸소 배우다」하셨으며 「이것 없이는 나의 제자가 아니다」라고 하셨다. 사바세계에서 도를 구하려 할진대 이와 같은 순수한 용맹정진은 필수불가결인 것을 우리는 배워야 하지 않겠는가. 설사 조그마한 세간적 성공을 거두는데도 불굴의 인내심이 필요하거늘 어찌 무상도를 구하는 데 있어 고물고물한 정신으로 가히 공업을 기대할 수 있을까. 용맹정진이야 말로 일체사를 성취시키는 제일 요건인 것을 깊이 배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