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여성의 性的分化

2007-12-31     관리자
 

어린이로 하여금 건강한 성적발달을 하게 하려면, 어머니다운 어머니, 아버지다운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


   ① 동성애 병자와 그 부모

 남성으로서 심리적으로 한 남성으로 자기를 확립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남자이든 여자이든 태어난 대로의 생물학적 조건을 받아들이고 다시 사회가 요구하는 남성이나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몸에 익히며 또 남자답다든가 여성다운 특성을 갖추게 되는데 까지는 긴 도정이 필요하다.

 프로이드는 이 점에 대하여 유아기에 있어서의 이성인 부모에 대한 애착과 동성에 대한 적의의 억압, 그리고 그 다음에 일어나는 동성의 부모에 대한 동일화를 중요시하였다. 즉, 어린이는 동성의 부모를 따라서 부모가 가지는 남성적, 또는 여성적 특성을 받아들여 자기를 형성해간다는 것이다. 이런 사고방식은 대체적으로 현대에도 인정되고 있다. 이런 입장에서 보면 인간은 태어날 때 이미 남성 또는 여성으로서의 숙명이 주어져 있는 것이지만 이 점은 어디까지나 생물학적 의미에서이고, 사회나 문화가 요구하는 남성이나 여성으로서의 특성은 유아기 이래 정신발달 과정에서 서서히 익혀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동성애자, 이성의 복장을 입기 좋아하는 복성 도착자 또는 성전환을 바라는 사람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생물학적 성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심리적 의미에서 남성이나 여성다움을 획득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요사이 풍속을 보면 남성과 여성의 구별이 희미하게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남자가 여자와 같은 장발을 하고 있는 것쯤은 흔한 현상이다. 또 젊은 여성 중에도 남자와 같은 바지를 입기도 하고 남자용 와이셔츠를 입고 소매를 걷어 올린 것을 볼 수도 있다. 말에 있어서도 뒤범벅이 되어있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흥미있는 사회심리학적 문제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 중의 하나는 남성이나 여성의 규범 또는 표본으로 할 모범상이 잊혀진데서 오는 것임을 부정할 수 없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위엄있는 아버지라든가 자애 넘치는 어머니가 적어지고 무턱대고 세상일만 잘 아는 아버지나 신경과민이 되어 자주 성을 잘내는 어머니들이 늘어가고 있는 현상과 무관하계하지 않을 성 싶다.

  ② 여성다움과 남성다움

 여기서 동서애자인 A씨의 경우를 좀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A씨는 26세인데 모 유명상사의 사원이다. 그는 여성에 대하여 성적인 관심이 없고 주로 연상인 남성 그것도 튼튼하고 의젓한 남성에 대하여 강한 동경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같은 직장의 45세 되는 모 과장의 사진을 항상 품고 다니면서 그의 관심 속에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렇다고 그런 사실을 밝히지도 못한다.

 A씨가 나에게 상담 온 것은 결혼 문제로서 더 이상 사양하지 못할 사정이 된 나머지 자신의 병적 심리를 고치고자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결혼문제가 아니었다면 A씨는 치료받을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A씨의 치료과정에서 밝혀진 바로는 그의 특수한 가족관계다. A씨의 말을 빌리면 비참하리만치 빈약하였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는 어떤 회사의 수금원으로서 남에게 항상 굽신거리고 마음이 약한 성격인데 집에서는 큰소리 친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검약가로 A씨의 장난감 하나 제대로 사준 적이 없다고 한다. 한편 어머니느 A씨의 말을 빌리면 아버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품위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A씨는 어떻게 아버지가 저런 어머니를 만날 수 있었던가 이상하게 여겨졌고 언제나 어머니가 불쌍하게 보였다고 한다. 그는 어렸을 때 아버지에 대하여는 허무감과 공포감뿐 그 외는 없었고 반면 어머니를 좋아했고 함께 거니는 것을 더 없는 기쁨으로 삼았었다.

  ③성에 대한 바른 이해

 이런 관계 속에서 성장한 A씨는 아버지를 모범으로 삼아 자신의 남성다움을 익혀가지를 못했다. 또 아버지에 대한 공포심에서 어머니와 일체화되어 여성다운 경향을 가져온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A씨는 남자다운 활발성이나 자기 주장을 억제하고서 얌전한 수동적 성격을 발달시켰다.

 사춘기때부터 A씨는 여성에 대한 성적 관심을 갖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름답고 신성한 여성을 더럽히고 말았다는 죄악감을 느끼게 되었다. 한편 어렸을 적부터의 아버지에 대한 부족감은 아버지 나이 정도의 늠름한 남성을 동경하게 되었다. 그래서 A씨는 여성을 보고도 관심을 가질 수 없었고 동성애적 행위로 달리게 되었던 것이다.

 심리치료를 받기 시작한 A씨는 때로는 동성애적 행위를 반복하면서도 열심히 치료를 계속하여 차차 자기 생활문제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해왔다. 여성을 지나치게 신성시하고 있는 것이 어머니에 대한 감정의 반영인 것을 이해한 뒤에는 A씨는 여성에 대한 농담을 그리 부담스럽지 않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여성에게도 성적 욕구가 있는 것을 알게 되고 여성과 교제하는 것이 상대방을 더럽히거나 손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런 불안에서 벗어났다. 중년남성에 대한 끌리는 마음도 사라졌다. 이렇게 하여 A씨에게는 동성애적인 행위가 소멸되고 정상적인 성관계를 갖게되는 것도 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④부모들의 반성

 이상 말한 바에서 인간이 심리적 의미의 남성이라든가 여성을 형성하는데는 가족에 있어서의 인간관계 특히 양친과의 관계가 중대한 의미를 갖고 있는 점은 이해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이런 의미에서 아버지나 어머니의 책임은 중대하다 할 것이다. 아버지나 어머니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어떻게 남성 또는 여성으로의 역할을 다 하고 있는가의 문제는 어린이들에게 끊임없이 관찰되고 모방되어 어린이의 성적 발달에 있어, 어린이가 가지고 태어난 소질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소질에 대하여는 우리로서는 어떻게 손댈 수가 없다. 따라서 우리들이 어린이에게 건강한 남성, 건강한 여성이 되어주기를 바란다면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남성다움, 또는 여성다움을 튼튼하게 갖춘 아버지나 어머니가 되는 것이리라. 여기서 말한 남성다움이나 여성다움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시대나 문화를 초월한 공통적인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이 있을 것이다. 밖에 나가서 싸우는 자로서의 억셈과 엄격함이 남성의 특성일 것이고 아기를 키우고 지키는 자애와 헌신이 여성의 특성일 것이다.

 우리들은 제각기 가정에서 자기가 부모로서 어떻게 남성다움이나 여성다움을 현실화하고 있는가 가끔은 객관적 눈으로 돌이켜 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일본. 群馬대학 교수. 정신과의)

  (이 글은 일본 정신과학 398호에서의 초역이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