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영적 생명을 키우는 것

권두언 - 행복에서 감사를, 고난에서 환희를

2007-12-22     광덕 스님

  우리는 우선 육체를 나로 알고 있다. 이 육체적 생명은 많은 물질과 육체적 요건이 어울려서 보존되고 성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생명을 보존하고 키우기 위해서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된다. 잘 먹어야 한다. 잘 입어야 한다. 환경이 잘 조화되어야 한다. 이러한 환경 속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물질적 수요가 풍성히 보장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을 구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온갖 노력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육체적인 조건, 물질적인 수확, 감각적인 조화가 얻어지면 우선은 『행복하다』 한다. 그렇지만 이 행복이 얼마만한 것일까? 육체적인 생명은 그것이 아무리 풍성하게 생활 여건을 보장하고 모든 욕구를 충족시켜 주어도 그는 무참히도 그 자신을 보존하지 못하고 죽는 것이다. 육체적 생명 위에 걸치고 있는 위세, 재산, 지위 그 모두는 죽음과 함께 사라지고 만다
. 사람이란 육체적 생명을 그 모두로 알고 있는 한 실로 행복이란 없다. 죽음이라는 한계 앞에 놓여 있는 공허한 그림자다.
  하지만 육체가 바로 인생의 전부로 아는 견해는 이것이 망견임을 알 때, 또 하나의 행복이 여기에 나온다. 육체적 생명을 넘어선 영원을 잇는 생명을 발견하는 것이다.
  사람은 죽는다. 육체적인 것, 물질적인 것, 감각적인 것, 그 모두는 필경 공허를 실현한다. 그러나 그러한 망각적인 것 아닌 것은 허망이 아니다. 거기에는 영원과 무한과 진실이 넘쳐 있는 것이다. 육체적인 생명이 요구하는 안일· 무사· 환락· 만족은 우리로 하여금 나태. 무기력과 퇴폐와 무능으로 닫게 하고 마침내 육체라는 건축이 허물어질 때 함께 자취를 잃지만, 육체를 통한 단련과 고난은 우리에게 정신적인 힘을 축적해 주고 영적인 생명을 키워주며 진실생명의 길로 유도한다.

  부처님께서는 『罵辱(매욕)』을 감로로 알라고 말씀하셨다. 감로는 죽지않는 생명을 키우는 약이다. 이 말씀은 결코 수난 예찬이거나 도덕적 교훈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진실인 사실의 설파인 것이다. 행복이라는 것 –  이것이 어쩌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위험물이 아닐까. 고난이라는 것 – 이것은 영원한 생명에로의 길잡이가 아닐까. 우리는 모름지기 행복에서 감사하고 그에 빠짐 없이 분발하자. 고뇌에서 좌절하지 말고 감사하고 환희심을 갖자. 이것이 현실을 무한 생명의 꽃으로 수용하는 도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