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신 부처님] 성인 가운데 성인

오늘 오신 부처님

2007-12-22     윤덕산

  4월 초파일, 이 날은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영원한 생명으로 태어나신 가장 거룩하고 경사스러운 날로서  온 인류에 있어 다시 없이 뜻깊은 날입니다.

  이에 우리 불자들은 4월 초파일이 가져다 주는 참뜻이 무엇이며, 우리가 이 날을 어떻게 기리는 것이 참으로 [부처님 오신 날] 을 경축하는 것인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생각켠대 우주가 개벽{開闢}되고 인류의 역사가 펼쳐진 이래 동서고금을 통해 숱한 성인, 철인, 학자, 사상가가 있어 밤하늘의 별처럼  빛났지만, 그러나 부처님의 출현은 실로 뭇 별 가운데 태양같은 존재였으니, 그 빛이 너무나 밝고 밝아서 다른 모든 별들은 스스로 그 모습을 감추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을 [성인 가운데 성인이요, 하늘 가운데 하늘{聖中聖 天中天}]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서 한정된 삶을 살다가 죽어가는 것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것이 자연의 도리이나, 그러나 부처님은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즉 내 자신이 곧 부처요, 하늘이요, 신이며, 그야말로 자신의 의지처라고 하는 이른바 인간본위의 진리를 밝히셨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의 [나] 라는 것은 이기적이며 독신적인 소아[小我]가 아니라, 이타적이며 중도적인 대아{大我}를 말하는  것이며, 이 대아{大我}가 바로 진아{眞我}인 것이고, 이른바 모든 사람의 괴로움을 자신의 괴로움으로 느끼고 받아들이며 또한 그것을 이겨나가는 [참 사람] 을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불교는 현대사회의 여러 문제를 대할 때마다 언제나 진리와 구제, 곧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의 실천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부처님의 자비를 내세워 왔던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우리 불교도들은 현대 사회구조 속에서 빈부의 차{差}, 질병, 빈곤, 무지, 부정 등과 같은 사회적 공적[公敵}을 없애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겠다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의 실천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따라서 불교의 진리는 역사적 자각과 사회적 실천 속에서 다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불교교단의 사회적 의무가 진정한 정의와 영원한 평화에 대한 최고의 봉사에 있다면 그것은 사회 여러 계층간의 진정한 화합과 국가 인류간의 실질적 평등에도 봉사하지 않으면 안 되기 떼문인 것입니다. 말하자면 불교의 진리가 추구하는 인간의 참된 자아문제도 결국 역사를 떠나서가 아니고 역사 속에서 또 인간의 비참과 불행을 극복하기 위해서 모든 사회적인 개혁과 복지 구현에 구체적으로 과감히 동참하지 않고서는 이루어 질수 없다는 말입니다.

  우리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대자유, 대평등, 대광명의 길을 밝히신 부처님은 분명 2천 6백년 전의 부처님이면서 [오늘의 부처님]이시듯, 우리가 하나의 새로운 창조를 시작하면서 유구한 역사의 맥박을 이어가야 하는 역사적 당위를 짊어지고 있음을 이제 부처님오신 날을 맞아 불교도 모두가 다시 한번 절실히 깨덜아야 할 것입니다.

  (대한불교 천태종 교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