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불교] 행복의 종자

알기쉬운 불교

2007-12-19     관리자

     1. 행복의 종자

  옛날에 한 화가가 있었는데 그는 매우 가난했다. 아내를 고향에 남겨두고 삼년 동안을 먼 외지에 가서 온갖 고생을 하면서 그림을 그렸다. 다행히 삼백금을 모으게 되니 용기를 내어 고향으로 떠나갈 차비를 하였다. 고향으로 가던 도중 스님들이 많이 모여 큰 법회를 연다는 소문을 들었다. 이 말을 듣자 화가는 크게 기뻐하였다. 곧 법회소를 찾아가면서 생각하였다.

  [나는 아직 행복의 씨앗을 뿌려본 적이 없다. 이제 다행히 행복의 종자를 뿌릴 밭을 만났으니 이 어찌 다행이 아니랴. 어찌 지나치랴]

  그는 아낌없이 등에 진 삼백금을 모두 내어 대법회에 공양하였다.

  빈 손으로 고향에 돌아온 것을 본 화가의 아내는 크게 성을 내어 돈은 벌어 무엇을 하였느냐고 따졌다. 화가는 기쁜 얼굴로 대답하였다. "여보시요, 걱정하지 마시오. 내가 번 재물은 모두 단단한 창고에 넣어 두었오." "그 창고는 어디에 있소?" "창고는 거룩한 부처님의 교단이요"

  이 말을 들은 아내는 더욱 성이 나서 관헌에게 제소하였다. 그를 조사하는 관헌에게 화가는 말하였다.

  "내게 삼년 동안이나 온갖 고생을 겪으면서 번 돈을 헛되이 버릴리가 없습니다. 나는 이제까지 평생을 번 돈을 써버리기에 바빴을 뿐 아직 행복의 종자를 심을 줄은 몰랐었오. 그런데 내가 행복의 종자를 뿌릴 밭을 만났던 것이오. 나는 기쁨이 나서 어리석은 생각을 놓아버리고 부처님 교단에 공양하였소. 나는 큰 부를 얻었소. 참된 부는 재물이 아니고 마음인 것을 나는 알게 되었소." 관헌은 화가를 칭찬하였다. 이 말을 들은 왕도 화가를 칭찬하고 상을 내렸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 화가의 덕을 칭송하였다. 화가의 일은 더욱 번창하였고 하루하루가 기쁨 뿐이었다. 화가 부부는 끝없는 보고를 발견 하였던 것이다.

     2. 땅에 묻힌 보물의 임자

  어떤 재실 근처에 한 집이 있었다. 그 집에는 많은 나그네들이 지나다가 쉬는 곳이었다. 어느날 밤, 재실 쪽에서 사람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집에는 마침 한 젊은이가 머물고 있었는데 겁이 나서 벌벌 떨었다. 밤새도록 부르는 소리에 새파랗게 공포에 질려 날이 새기가 무섭게 달아났다. 간신히 자기 집에 달아난 그 사나이는 자기 벗에게 간밤의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그의 벗은 착하고 용기가 있었다. 그는 생각하기를 오늘 저녁에도 또 부른다면 부르는 정체를 밝혀내서 다른 사람이 불안하지 않게 할 것을 마음 먹었다.

  그랬더니 밤이 깊어지자 그날 밤도 또 사람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용기가 있는 젊은이는 소리가 나는 곳을 살금살글 찾아가니 소리는 재실 넘어 무덤 속에서 들려 왔다. 대담한 젊은이는 큰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누구요?" 하였더니 무덤 넘어 땅 속에서 소리가 났다. "나는 이 땅 속에 묻힌 보물이다. 내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내게 오는 사람에게 보물을 주려 하였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다. 당신은 착하고 용기가 있는 사람이니 나를 가질 만하다. 날이  밝으면 내가 7인의 시자를 데리고 당신 집으로 갈 것이다."

  젊은이는 집에 돌아가 집안을 정결히 하고 아침을 맞이하였다. 과연 도사 모양을한 사람 여덟이 그 집에 찾아왔는데 방안에 모셔들이자 모두가 황금이 가득한 단지로 바뀌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전날의 두려워 떨던 친구가 욕심이 나서 황금단지는 자기 차지라고 다투었다. 착한 젊은이는 당초에 단지는 그 친구를 불렀던 것이며 친구의 덕분으로 금단지를 만나게 된 것을 생각하고 그 모두를 그 친구에게 내어 주었다. 그래서 그의 집에 들어가 단지 뚜껑을 열어보니 그 안에는 황금이 가득한 것이 아니라 뱀이 서리고 있어 욕심 많은 사나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는 깜짝 놀라 집 밖으로 뛰어나왔다. 이 말을 전해들은 그 나라 임금은 황금은 착하고 용기있는 젊은이의 것이라고 판정하였다. 그리고 말하기를 "사람들이여, 잘 들으라. 어리석은 사람은 힘써 닦지는 아니하고 다만 좋은 결과만을 바라니 그러고서는 복을 받을 수 없다. 여기 이 용감한 젊은이를 보라. 행을 바르게 하고 안으로 진실한 마음이 없고서는 결코 좋은 과보는 주어도 쓰지 못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하였다.

     3. 마음의 그림

  옛날에 임금님이 커다란 궁전을 짓고  그중 가장 큰 대회장에 아름다운 벽화를 그리고자 하였다. 그래서 국내 제일이라고 일컫는 두 사람의 화가를 불러들였다.

  화가들은 서로 상대편 벽을 맡아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한쪽 화가는 화구를 손에 들고 붓을 날려서 마음껏 대자연을 벽면에 재현시켰다. 그런데 또 한 사람의 화가는 다만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손에 돌을 잡고 표면을 갈아내고만 있었다. 날이 가고 달이 가서 양쪽 화가들은 제각기 그림이 완성한 것을 임금에게 알렸다.

  왕은 시종들을 거느리고 대회장으로 나왔다. 넓은 서쪽 벽면에는 살아 있는 거와 같이 자연이 그려져 있었다. 구름, 산, 흐르는 물, 나무의 숲, 멀고 가까운 곳의 새와 꽃..... 거기서는 물소리가 들리고 청풍이 불어 오며 지저귀는 새소리를 듣는 거와 같았다. 임금 이하 모든 사람들이 감탄하고 있었다. 과연 천하 무비의 달인이라고 화가를 칭찬하였다.

  왕은 동쪽 벽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거기에는 텅비고 맑게 다듬어진 벽만이 있는 것이 아닌가. 왕은 불쾌한 어조로 그쪽 화가를 책망하였다.

  "너는 다만 높은 봉급만 받고 이제까지 무엇을 하였느냐?""대왕이시여, 살펴주십시요. 저도 전심 전력을 다해서 그렸습니다. " "그 그림이 어디있느냐?" "대왕이시여, 마음을 고요히 하시고 살펴봐 주십시요. 그림은 자연히 보게 되오리다." 왕은 한걸음 물러서서 벽을 바라 보았다. 이제까지 번쩍번쩍 닦아 놓기만 한 것으로 보였던 그 벽에는 이상하게도 신비한 경계가 나타나 있었다. 멀리 높은 산이 솟아오르고 그 사이에 흰구름이 감아돌며 가까이는 물이 졸졸 흐르고 새들이 화창하게 노래하며 날고 있었다. 왕도 시종들도 어느듯 그림 속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이윽고 한참만에 입을 열었다. "그린 그림은 참으로 아름답다. 그러나 그리지 않은 그림은 더욱 아름답구나. 도대체 이 그림은 무엇이라 하는 그림이냐?" "대왕이시여 신은 형상이 아닌 심화를 그렸습니다. 대왕께옵서도 또한 심안으로 그림을 보신 것입니다."

  어느날 부처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하시고 나서 다시 말씀을 이으셨다.

  "여기에 두 화가가 누구인 줄 아느냐? 한사람은 나의 제자 목건련이고 또 한사람은 바로 오늘의 사리불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