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샘] 노교수의 발견

지혜의 샘

2007-12-15     이영자

지금 일본에서는 한국미술 5천년전이 몇 달째 한창 계속 중이다.남부 후꾸오까로 부터 동경에 이르기까지 일본지역에서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는데 보도에 의하면 일본미술전시 사상 유례가 드물 정도로 많은 관람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다.
흔히 일본 불교의 고향이 나라(奈良: 도시명) 이고 나라불교의 고향이 나라불교의 고향이 한국의 사찰이라고 생각하는 학자가 많이 있음은 역사적 사실에서 연유 하였으리라.
이번 5천년전이 일본에서 열린다고 하는 이야기를 처음 전해 들었을 때, 두 나라의 문화교류가 국가적 차원에서 이뤄진다는 일을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하였다. 그러면서 문득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었다. 6,7년 전에 있은 일이다.
아직 우리나라에 오려는 일본 관광객이 그리 수가 많지 않던 때라고 생각된다. 오늘처럼 그렇게 경제적 유대도 깊어지기 조금 전인 듯한 때이다. 불교사의 권위이신 한 노교수가 한국을 방문하였다. 며칠 동안 우리나라 유명 사찰과 경주일대를 돌아보고 오셨다. 떠나는 마지막 날, 동작동 국립묘지로 향하는 차가 한강 언저리를 돌자, 노교수는 갑자기 ‘허허허허’하고 커다란 웃음을 유쾌한 듯 터트리는 게 아닌가. 나는 한강변에 무슨 변이라도 생겼나 하고 뒤를 휙 돌아보았다. 그랬더니 참으로 즐거운 듯한 어조로, ‘주렁주렁 달려 있지 않겠어’ 하신다. 의아해하는 나의 표정을 보시더니, ’마가다마(曲玉)가 주렁주렁 달려 있쟎아. 삼종의 신기(神器)가’ 하신다.
그제서야 경우 일본 신화가 생각났다. 태양의 여신인 천조대신이 일본 야마도 정권의 권위를 상징하기 위해 내렸다는 그’거울(曲玉)칼’의 신화 가운데 하나를 가리키는 뜻이었다. 태양과 달과 빛을 상징하는 이 셋 중의 하나인 그 귀중한 보배 구슬인’곡옥(曲玉)’이 우리의 경주 박물관에 소장된 왕관들에는 ‘주렁주렁’달려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어디서 떨어져 나온 아무렇게 모아 놓은 많은 낟알의 곡옥들을 이 노교수는 너무나 커다란 감동으로 가슴 속 깊이 새겼음을 말한다. 이 분의 ‘커다란 발견’’이 이번에 개최된 전시회에서 보다 많은 사람과 지식인들에게 구체적으로 눈 앞에서 확인되고 있음을 상기하고 싶다. 그리고 나는 무척 흐뭇함을 마음 한 구석에 느끼고 있다. 아마도 이 발견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기쁨에도 버금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진리에의 해후란 인생역정에 그리 많지가 못하다. 우리는 진리를 보고도 눈이 어두워 깨닫지 못하는 때가 많다. 우리의 지혜의 눈이 어서 활짝 열려 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