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약사암(光州藥師庵) 석조여래좌상(石造如來坐像)

한국의 불상(佛像)

2007-12-13     관리자

   -고려시대(1360년 경), 불상 높이 2.5m, 보물 600호, 전남 광주시 동구 지원동 약사암-

   무등산 증심사에서 오른쪽 계곡으로 1.5km쯤 더 오르면 약사암이다.
   약사암에 새로 중건한 큰 법당에 들어서면 연꽃무늬 대좌 위에 결가부좌한 여래상이 빙그레 미소 지으며 반겨준다.
   광배(光背)를 잃어 허전한 느낌을 주나 대좌(臺座)는 완벽하니 다행스럽다.
   곱슬머리[螺髮] 위로 나즈막한 상투[肉髻]가 있고 원만한 상호(相好)에 시원스런 눈썹, 하계(下界)를 굽어보는 듯한 눈, 알맞게 정제된 코, 살짝 다문 입가로 스며 나오는 미소는 깨달음[吾道]의 기쁨을 온 누리에 펴 보이려는 듯 신비롭기만 하다. 머리를 약간 앞으로 숙여 한결 더 자비롭게 보이며 목의 三道도 뚜렷하다.
   왼쪽어깨에 걸쳐 입은 가사는 유려한 곡선을 그리면서 왼손 팔목을 덮고 무릎까지 덮었는데 옷 주름이 매우 부드럽게 표현되었다. 딱 벌어진 어깨에 가슴이 당당하며 두 팔도 힘차게 표현되었다.
   이 불상은 1360년경에 조상된 것으로 전해 오는데 조각수법은 이보다 앞선 작풍(作風)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즉 잘 정제된 상호와 유연한 몸의 굴곡, 가사의 표현 등은 9세기의 작풍을 따르고 있으며 허리가 급격히 가늘어지고 상체가 짧아지는 등 통일신라 말기 이후의 양식도 보이고 있다.
   손모양[手印]은 석존이 성도(成道)할 때 맺었다는 항마촉지인을 맺고 있어 이 불상을 석가여래상으로 볼 수 있겠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아미타여래도 같은 수인을 맺은 예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