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적] 문화민족이 지닐 정신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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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적] 문화민족이 지닐 정신생활
  • 경봉 스님
  • 승인 2007.12.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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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적(無孔笛)

   물은 어디든지 들어가야 하고 필요한 것이다. 마셔야 하고 물로써 청결하게 때를 씻어야 하고 물이 없으면 잠시라도 살 수가 없다. 우리 일상생활에도 불교의 진리를 생활화해서 정신적으로 좀더 향상되고 여유있는 생활을 하자면 진리가 어렵고 요원(遙遠)하더라도 꾸준히 수행을 해서 생활불교를 실천해야 하겠다. 그러니 진리는 물과같이 우리 일상생활에 뗄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하고도 중요한 것이다. 그러면 어떤 정신자세로 살아야 하는가.

  첫째는 겸손하고 부드럽고 사양할 줄 알아야 한다. 즉 내가 조금 물질적으로 손해보고 사양을 해야 일이 잘된다. 그렇다고 부드럽고 화하고 너무 어질기만 해도 못쓴다. 부드럽고 어진 그 속에 강철같은 심지를 넣어서 겉으로는 부드러워도 남이 휘어잡으려면 휘어지지 않은 굳센 의지가 있어야 도(道)도 이룰 수 있고, 모든 세상 일을 성취할 수 있다. 물질을 가지고는 욕심을 부리지 말고 물질에 초월한 불타(佛陀) 정신을 가지고 사양할 줄을 알아야 문화민족의 긍지가 싹트는 것이다.

  둘째는 모든 사물에 순응하고 일을 지낸뒤에 그 마음이 편해야 한다. 이 마음은 천번 만번 변경(變境)에 부딪쳐도 원래 변함이 없는 것이다. 이 심성(心性) 자리는 죽지도 않는 것이요, 나지도 않는 것이다. 그러니 이 심성자리를 알아 증득(證得)하면 삼라만상 온 누리에 크게 자유 자재하게 된다. 그리고 일을 지낸 뒤에 마음이 편안하고 후회함이 없어야 하는 것은 우리 양심이 곧 참 부처인 때문이다. 올바른 양심이 선지식이니 모든 일을 이 선지식한테 묻고 마음을 올바르게 지니면 자연히 생활에 평정(平定)을 얻게 되는 것이다. 진리적으로 사는 사람은 잘살고 비진리적으로 사는 사람은 우선은 편리할지 모르지만 자기의 양심을 거역하였기 때문에 늘 우중충한 생활을 해야하고 결국에는 불행하다. 사람들이 세상에 태어날 때 아무 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이 빈 손 빈 몸으로 옷까지 훌훌 벗고 왔건만 지혜있는 사람은 잘 살고 지혜없는 사람은 못사는데 지혜는 곧 진리이며 인생의 생명이다. 여기서 말하는 지혜는 비진리로써라도 세상을 교활하게 살아가는 그런 지혜가 아니고 인습(因習)이 물들기 이전 순수한 본래의 무구(無垢)스런 자아발견의 지혜를 말하며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행복된 삶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배이며 멋있고 아름다운 생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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