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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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
  • 관리자
  • 승인 2007.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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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 수기

“눈을 뜨고 바라보면 어디서나 부처님 모습. 산도 들도 강물도 부처님 모습. 아름다워라 찬란하여라. 구름되어 가오리다 바람되어 가오리다. 사박 사박 사박걸음으로 내가 지금 가오리다.”

‘부처님 오신 날 수용자 찬불가대회’, 노래를 마치고 지휘자가 돌아서서 인사를 하자 관중들의 우레 같은 박수소리가 강당 가득 울려퍼졌다. 목례를 하고 일어서는 지휘자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였다. 관중에게서 다시 우리에게 등을 돌렸을 때 언뜻 두 눈 언저리에 눈물이 맺혀 있음을 보았다. 순간 우리의 눈에서도 기쁨과 고마움의 눈물이 고여 있음을 보았다.

겉으로는 모두 억세고 당당하지만 속으로는 너무나 여리고 여린 이곳 사람들…. 우린 누구랄 것도 없이 재차 관중에게 합장으로 인사를 하였고, 등 뒤로 울려퍼지는 박수소리를 들으며 강당을 내려왔다. 그리고 마치 빠르게 돌아가는 영사기처럼 지나간 일들이 나의 뇌리를 스치고 있었다. 대자대비 부처님 은혜가 언제나 현전하심을 가슴 가득 느끼면서….

180일, 140일, 125일, 120일…, 공책에 만들어 놓은 달력을 바라보며 공장 한 모퉁이 미싱 책상 위에서 영민이는 손가락을 구부리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궁금한 나는 “뭐하냐?”며 다가갔고 곧이어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이유는 자신의 출소날을 셈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한 달을 하루로 계산을 한다. 조금이라도 이 긴긴 세월을 생각으로나마 잊어보려는 몸부림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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