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는 삶이고, 삶은 곧 수행이다.” 전에 자주 써먹던 말이다.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근기가 부족한 걸로 생각하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말 안 한다. 그냥 몸으로 실천한다. 3개월 간의 단기출가와 위빠사나 수행 덕이다. 몇 마디의 글로 감히 그 경이로움을 담아낼 수는 없지만 나처럼 근기가 부족해서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있을 수많은 분들에게 힘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몇 자 적는다. 나는 산간마을의 불교집안에서 태어나 순진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서울로 대학을 진학했지만 공부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어느 날 불교운동을 열정적으로 하시는 어느 교수님을 알게 되어 몇 가지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그 분으로 인해 받은 자극은 졸업 후 유학으로 이어졌다. 잠시 여유를 찾기 위해 운동을 하다가 크게 다쳤는데 외국에서는 치료비를 감당할 수가 없어 한국으로 돌아왔다. 와서 치료하는 데 3년을 보내면서 공부는 중단되고, 결국 몇 번의 수술로도 낫지 않았으니 스트레스를 풀려다가 더 큰 스트레스를 몸에 쌓은 격이다.
재가불자운동을 하면서 사회진출 준비를 했지만 하면 할수록 몸과 마음이 지쳤다. IT 기업에 근무하면서 나름대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여전히 크고 작은 스트레스가 생겼다. 기공수련이나 티벳과 인도의 명상 등을 두루 익혔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스님들께서 알려주시는 수행법도 명확하지 않았는데, 근기가 낮아서 알아듣지 못하는 거라 하셨다.
윤회, 내 삶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다시 태어나 또 다시 이런 고통을 느끼며 살아야 한다면 도대체 지금 사는 이유가 뭘까? 이런 물음은 즐거운 순간에도 갑자기 찾아와 속 깊은 곳을 찌르는 날카로운 칼과 같았다. 부처님만큼 깨달아야 윤회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데, 그 분은 대천재라 가능했고 우리는 하근기라 안 된단다. 답답해서 죽을 것 같았다.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안 되었다. 2,600여년 전에 부처님이 하신 일을 한참 후대에 태어난 우리가 못한다면 그 동안 인간은 퇴보한 것인가?
결국 고민하다 회사를 그만두고 답을 찾아나섰다. 달라이라마 스님이나, 틱낫한 스님이 쓰신 책을 보고, 어떤 분께 물어도 그 어디에도 답은 없었다. 얼굴의 미소는 점점 공허해지고 마음은 더욱 지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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