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빛깔, 벽화의 전시장
상태바
남도의 빛깔, 벽화의 전시장
  • 관리자
  • 승인 2007.10.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화가 깃든 산사기행 /강진 월출산(月出山) 무위사(無爲寺)

“나는 우리 시대의 화가들에게 단호히 말한다. 남도의 봄빛을 보지 못한 자는 감히 색에 대하여 말하지 말라.”

십여 년 전 나는 교도소인지 군에서인지 막 나온 선배에게 책 한권을 선물한 적이 있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라는 책이었는데 톡 쏘는 듯한 글 맛이 허기진 밥만 먹었을 선배에게 입맛을 되찾아 주리란 기대 때문이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남도 답사 일번지’로 강진과 해남 땅을 꼽고 있다. 그 답사 일번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시뻘건 남도의 황토’라 했던가. 때마침 우리가 쫓아가는 호남정맥이 남도의 봄빛 속을 지나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물론 무등산을 넘은 호남정맥의 산줄기는 능주의 화악산(화학산, 613m)과 장흥의 사자산(666m)에 이르러 제 뿌리 백두대간의 지리산에 이끌리는 듯 조계산(884m), 백운산(1,218m)으로 굽이친다. 허나 남도 땅의 드넓음이 빼어난 산을 빚어놓았으니 두륜산(703m), 달마산(489m)의 손짓은 호남정맥으로 하여금 못 본 척 그냥 지나칠 수만은 없게 했던 모양이다. 화악산에서 성큼 발을 빼고는 떡하니 월출산(月出山, 809m)을 일으켜 놓았으니 말이다.

그 월출산을 오른쪽으로 바라보며 풀티재를 넘는다. 영암에서 강진으로 들어서는 고갯마루인데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진으로 귀양갈 때 넘었다는 곳이다. 그 때 바라본 월출산이 마치 고향에서 보던 도봉산과 너무도 닮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고 한다.

월출산을 바라보며 찾아간 무위사(061- 432-4974)는 지금 벽화 보존각 공사가 한창이었다. 「무위사 사적」에 의하면, 무위사는 신라 진평왕 39년(617)에 원효 스님이 관음사로 창건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원효의 활동연대(617~686)는 물론 당시 신라와 백제의 관계로 미루어 볼 때 이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이리라. 헌강왕 원년(875) 도선 국사의 갈옥사(葛屋寺) 2창, ‘개운(開運) 3년(946)’ 선각 국사에 의한 모옥사(茅屋寺)로의 3창 기록 역시 선각 국사 형미(逈微, 864∼917)의 활동연대 등으로 볼 때 어떤 오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