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마지막으로 남는 것] 앙금 없는 포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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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마지막으로 남는 것] 앙금 없는 포도주
  • 이근후
  • 승인 2007.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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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마지막으로 남는 것

인생에 있어서 가장 마지막으로 남는 것이 무엇일까? 법구경에 이르기를 허공에 숨어도 바다 속에 숨어도 산중의 굴 속에 숨어도 이 세상에서 죽음을 피할 수 있는 곳은 아무 데도 없다고 설하고 있다. 부처님의 말씀이 아니더라도 그것을 누가 모르랴.

하지만 누구나 자신은 아직은 예외라는 착각을 갖고 살아간다. 사람에게 이런 착각이 있음이 범부들에겐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일는지 모르겠다. 이런 죽음이 인생에 있어서 마지막 남는 현상이라면 누구나 불안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해서 정신의학에서 기본불안이라는 전문용어를 쓰면서 죽음에 대한 불안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정상불안이라고도 말한다.

사람이면 누구나 갖고 있는 기본적인 것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이 죽음에 대한 불안을 정도에 지나치게 의식하거나 예단하는 불안이나 반복적으로 되새기는 불안 등은 병적 현상으로 치부를 한다.

생명은 나서 멸한다는 진리를 담담히 받아들이는 사람을 성숙하다고 표현한다면 아쉬움이나 불안을 이기지 못해 집착하는 증상이 나타나는 정도라면 이를 병적인 불안이라고 부른다.

『십이품생사경』에 실린 12가지 죽음 가운데 남음이 없는 죽음(無餘)을 아라한의 집착이 없는 죽음에 비유되면서 가장 높은 수준에 두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정신건강이 가장 높은 수준에서 연유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어디 아라한의 집착 없는 죽음이 그리 쉬운가.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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