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태어나고 매일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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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태어나고 매일 죽는다
  • 관리자
  • 승인 2007.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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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만행

언젠가 불교계의 한 신문에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당시 인기리에 방송 중이던 불교방송 ‘차 한 잔의 선율’ 중 금요일마다 나오는 ‘자비의 전화’ 때문이었다. 아침 아홉 시부터 방송되는 자비의 전화에서 진행자, 보조출연자, 리포터들이 툭하면 울어댔다. 처음 며칠은 그런 대로 감정 교감이 되었는데, 날이 갈수록 상투적인 울음소리 때문에 자꾸만 귀에 거슬렸다. 그래서 알고 지내던 기획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자 그 부장은 그러지 않아도 사내에서 그런 지적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아무도 말을 꺼내지 못한다고 했다. 진행자 스님이 워낙 인기가 높아 방송국에서도 뭐라고 할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더구나 그 세 여성이 울어주면 울어줄수록 모금액이 많아지므로 매우 미묘한 문제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죽음조차도 깨달음의 인연이 될 수 있는데(부처님도 전생에 진리를 가르쳐 주겠다는 나찰의 말에 몸을 보시했잖은가), 하물며 살림살이가 어렵고(최저생계비를 지원받아 산다거나 자식들이 돈을 대주지 않아 노인 혼자라면 끓여 먹으며 산다든가), 가족관계가 불쌍하다는 점(남편이 집을 나갔다, 아내가 도망갔다, 그래서 애들하고 노인만 산다 등등) 때문에 스스로 그 상황을 극복하는 용기와 지혜를 주지 못하고, 돈 몇 푼으로 마치 지옥에서 사람을 건져올리는 듯한 태도를 갖는 건 옳지 못하다고 썼다.

부처님은 부귀영화를 내팽개치고 출가하여 먹지도 못하고 입지도 못하는 갖은 고행을 자처했는데, 부처님의 제자인 우리들이 그런 감상에 지나치게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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