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해선림] 경북 청도 운문승가대학장 명성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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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해선림] 경북 청도 운문승가대학장 명성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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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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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잘 쓰는 데에서 불가사의한 도리가 나옵니다”

지난 9월 17일 경북 청도 호거산 운문사 만세루에서는 참으로 아름다운 법석이 펼쳐지고 있었다. 30여 년을 하루같이 수행의 모범을 보이며 운문승가대학을 한국불교 최대의 승가대학으로 일구어 1,100여 분의 비구니 제자스님들을 한국불교의 동량으로 키워낸 운문승가대학장 명성 스님의 고희기념 불교학논문집 봉정식이 바로 그 화제의 현장. 명성 스님의 덕화를 기리는 사부대중의 마음 마음이 절절한 감동의 물결을 이룬 그날, 하늘도 기쁨을 함께하는 듯 산하대지가 환희로 충만하였다. 

세간에서는 스승이 부재한 시대임을 한탄하고 있는 이 즈음, “죽기까지 따를 수 있는 스님이 계시기에 너무나 행복하다”는 후학스님들의 한마디만으로도 명성 스님의 덕망과 지혜의 그늘이 얼마나 넓은지 짐작할 수 있었다. 

지극정성 초발심으로 정진하라 

“발백심비백(髮白心非白)이라, 머리털은 희어도 마음은 희어지지 않는다는 서산 대사의 말씀처럼 이마에 주름살은 잡힐지언정 마음자리 주인공의 주름살은 잡히지 않습니다.” 

스님께서 늘 동안(童顔)의 밝은 모습으로 매사에 젊은 학인들보다도 더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데는 다 그만한 까닭이 있었다. 수자상(壽者相)은 일찌감치 타파하신 듯 늙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항상 초발심 때의 그 생생한 마음으로 수행정진하는 스님의 출가 인연 이야기가 신심을 북돋운다. 

“종교적인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성현전을 많이 읽었는데,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성현을 닮아야겠다’는 마음을 키워 나갔지요.” 관세음보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란 스님의 이상형은 관세음보살이었다. 매사 ‘관세음보살님이시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셨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기에 아무리 어려운 일에 맞닥뜨려도 속상하다거나 힘든 적이 없었다. 관세음보살 같은 마음을 쓰려고 노력하다 보니 만사가 원만했던 것이다. 

“출가 전 『생명의 실상』, 『반야심경 해설서』 등을 감동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20대 초반 진리에 대한 갈앙심이 더욱 깊어져 갖가지 종교서를 지극정성 읽었다. 어느 여름날 개울가에서 책을 읽다가 뱀이 기어가는 것을 보았는데 일견 징그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지만 측은한 마음이 더 컸다. ‘축생의 몸을 해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뱀을 위해 지극한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그런데 신이하게도 곧바로 그 자리에서 뱀이 죽은 것이다. 지금껏 그 순간 우연의 일치로 뱀이 죽었는지, 책을 지극하게 읽으면서 뱀의 이고득락(離苦得樂)을 기원한 공덕으로 몸을 바꾸게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 때 그 일은 지금껏 산교훈으로 자리잡았다. 

“매사 정성을 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만사가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정성이 부족한 것을 반성하고 지극정성으로 행하면 반드시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습니다.” 

세상사람들은 뜻하는 바가 있어도 실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님께서는 원력만 세우면 무슨 일이든 그 원력의 결실이 알차게 맺어지는 데는 지극정성, 언제 어느 때나 초발심의 생생한 마음으로 지극하게 정진하는 데 그 비결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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