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취산의 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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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취산의 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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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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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그늘에 살며 생각하며 - 이기향 교수의 미술의상전

“우리 전통 불교문화의 영향은 아무리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는 흔적처럼 몸 속 깊이 배인 향기처럼 우리의 숨결에서 또 작은 몸짓에서도 묻어납니다. 옷이라는 조형언어에 불교사상을 담아 심리적 카타르시스를 동반하는 살아숨쉬는 그런 의상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이번 영취산의 환희는 바로 저의 환희이기도 하고요.” 

지난 9월 1일 동숭동 ‘크레프트 스페이스 목금토’에서는 이기향 교수(45세’ 한성대학교 예술대학 의생활학부)의 미술의상전 ‘영취산의 환희’가 열렸다.

“영취산의 법문은 바로 중생을 위한 자비의 꽃비입니다. 보살들과 제자들과 신중들이 환희 찬탄하자 이에 감동한 하늘에서도 만다라 꽃이 뿌려지고 땅도 진동하는 장엄한 광경을 의식화한 영산재에는 인간이 지을 수 있는 최고의 소리와 몸짓으로 부처님전에 공양을 올립니다. 여기에는 범패라는 불교음악이 바탕을 이루고 나비무가 등장하며 재가 열리는 마당의 장엄함과 전체를 아우르는 진행과정의 여러 요소들은 가히 종합예술의 극치라 할 수 있습니다. 영산재에 동원되어지는 여러 요소를 개성 표현의 수단이 되는 옷이라는 조형언어를 통해 나름대로 재해석해보고자 했습니다.”

이는 이기향 교수가 그동안 관심 가져왔던 ‘불교문양과 인체와의 만남’의 또다른 시도 중 하나다. ‘마음마음이여’ ‘중생을 불쌍히 여기는 까닭은 ‘연꽃 향기처럼’ ‘더없는 행복’ ‘영취산의 환희’ ‘맑은 시선 조용한 미소’ ‘저 건너편을 향하여’라고 이름지어진 그의 의상들에는 불보살님과 범천 팔부신중, 부처님의 십대제자, 연꽃문양, 단청문양 등이 자연스럽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불화 속에 그려졌던 형상들이 또 다른 조형언어가 되어 자연스레 옷 속에도 깃든 것이다. 불교전통의 나비무 의상도 조형성이 강한 미술의상으로 승화시켜보았다. 불교의 전통문양과 불화를 검은색 천(노방) 위에 스텐실염색기법으로 일일이 손작업한 의상을 입은 모델들의 패션쇼와 나비무가 한 데 어우러진 의상전은 그야말로 ‘영취산의 환희’였다.

이번 전시회에는 모델들을 위한 의상이 되었지만 일반 티셔츠에나 무대의상 혹은 공연예술 등 다양한 용도에 따른 작업도 해보고 싶다는 이기향 교수는 미술의상이라고 해서 그저 보여지는 의상이 아니라 입어지되 남들이 표현하지 못하는 우리적인 사상과 요소를 옷 속에 불어넣어 보자는 생각을 끊임없이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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