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는 복, 눈에 보이지 않는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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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복, 눈에 보이지 않는 복
  • 관리자
  • 승인 2003.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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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복, 눈에 보이지 않는 복]

복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복과 눈에 보이지 않는 복이 그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눈에 보이는 복을 쫓기 쉽습니다. 눈에 보이는 복만 복으로 알고 눈에 보이지 않는 복은 복이 아닌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큰 복(大福)은 눈에 보이지 않게 오는 것입니다.

<남이 나를 속이기 이전에 내가 남을 먼저 속인다>던 조조는, 눈에 보이는 복을 쫓아 갖은 술수를 쓴 끝에 황제가 되고 그 제위를 아들에게 이양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복을 다 가졌던 것처럼 보이던 조조는 세세영영 간웅의 대명사가 되었고, 그렇게 애써서 이양했던 황제의 자리도 아들을 비명에 죽게 하는 도구가 되어 버립니다.

눈 앞에 보이는 복을 쫓아 국민들을 선동하여 총통에 당선된 히틀러도, 자신도 비명횡사했을 뿐 아니라 조국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존재해서는 안 될 몹쓸 인간의 대명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눈에 보이는 영광스런 황제의 지위에, 총통의 자리에 오르던 조조나 히틀러가 이런 기막힌 미래를 알기나 했겠습니까? 모두 눈에 보이는 복만 복으로 알았던 분들의 가엾은 결과입니다.

굳이 이런 어마어마한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우리는 수많은 가시적인 복만 복으로 알고 하루 하루를 허기진 채 살아갑니다. 인간의 기본 도리도 다 접어 두고,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못을 박으며 신기루같은 복을 쫓아 욕된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몇 년 전 일이지만, 추석에 시부모 인사 차 어렵게 고향에 온 어느 신혼 부부에게 평소라면 이삼 만 원이면 갈 길을 50 만원을 부른 택시 기사님이 있었습니다. 이유인즉슨, 자신은 차례도 못 지내고 운전하는데 이런 날 한 몫 못 올리면 언제 올리느냐는 것이었는데, 결국 이 분은 단 돈 몇 십 만 원에 양심을 팔고, 자신의 이익 때문에 그 명절 날 고생하는 모든 기사님들을 욕보이신 것입니다(택시비 50 만원이야 큰 돈이겠지만, 그렇게 양심을 팔고 다른 분들을 욕보인 댓가 치고는 너무 초라해 보이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또 새 아파트 단지에 열쇠집을 단독으로 운영하던 어떤 분은, 집 열쇠 복사하러 온 손님에게 열쇠 하나 당 이만 원을 불러 당혹케 하신 적도 있습니다. 이 분 말씀인즉, 새 열쇠 하려면 15 만원이 드니 열쇠 복사 하나에 그 정도는 오히려 싼 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이러니 다음에 누가 다시 가겠습니까? 이 열쇠집은, 그 후 다른 열쇠집이 생기자 힘든 것은 불문가지. 당장 눈 앞에 보이는 복 때문에 영원한(?) 복을 놓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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