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에 대한 글을 맺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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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에 대한 글을 맺으며...
  • 관리자
  • 승인 2002.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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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에 대한 글을 맺으며]

지금까지 제가 평소에 생각하던 기독교의 문제점(?)들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이 밖에도 드릴 말씀은 무척 많으나, 지난 번 글 올린 <어느 목사님과의 대화>에서 중복되는 부분도 있는 만큼 이 정도면 대강의 흐름은 말씀 드린 것으로 생각됩니다. 보충 말씀은, 다음 적당한 기회에 다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혹시 제 글을 읽으신 기독교 신자 분들 중에는, 기독교가 그렇지 않은데...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 드린 이런 견해가 지금 기독교의 정통 교리이며, 그렇지 않은 견해는 모두 이단으로 취급 받고 있는 것이 오늘 날 기독교의 현실일 것입니다. 그래도 의심이 인다면, 언젠가 기회 될 때 '희망의 문턱을 넘어' 라는 책에 나타난 교황님의 기독교, 불교 관을 통해 저의 말씀이 저의 편견만은 아님을 증명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또한 그렇지 않다고 생각이 드는 것은, 이 글을 읽으시는 신자 분들의 개인적인 불연(佛緣)에 기인합니다. 제가 보기에 수많은 불연 깊은 분들이 금생에는 천주교나 개신교를 신앙하고 계십니다. 금생만 나의 생이라고 아시니까 그렇지, 얼마나 많은 다생에 불연 깊은 분들이 금생에는 기독교를 신앙하시는지 모릅니다.

다생에 불연을 지어 놓으셨기에, 지금은 비록 불교를 신앙하지 않지만 부처님 가르침을 들으면 별로 거부감이 없으며 나도 모르게 마음이 찌잉, 합니다. 가물가물한 기억 저 편으로는 부처님 공양 올리려 산 넘고 물 건너던 일이 꿈처럼 아른거리기도 합니다. 언젠가 들렸던 수학 여행 길 산사(山寺)의 풍경 소리는, 나도 모르게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불 밝힌 초파일 절간의 끝없는 연등 행렬은 황홀하기까지 합니다. 이 모두가 여러 생에 지어 놓았던 불연 탓(?)인데도, 생을 바꾼 나는 까맣게 잊어 버리고 내가 누군지 모릅니다.

이런 분들은 비교적 종교에 대해 너그러워, 꼭 자기 종교만이 구원이 있고 해탈이 있다고 생각지 않으십니다. 비록 당신이 믿으시는 종교에서 그렇게 가르치지 않더라도 사람이란 착하고 바르게 살면 누구나 구원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다.

눈 밝은 분들에게는 금방 보이지만, 이런 다생의 인연 이야기는 여간 법력이 높지 않고서는 증명할 수 없는 일이라, 참 안타깝습니다.

저의 안타까움은, 불자 한 명을 만들지 못했다는 그런 어린 마음이 아니라, 지금의 인연으로 앞으로의 인연이 부처님을 조금씩 떠나기 때문입니다. 습(習)은 무서운 것이라, 부처임을 만나면 불연이 깊어지고, 주님을 만나면 주님의 인연이 점점 깊어집니다. 주님의 인연이 깊어 갈수록, 그 너그럽던 마음도 점점 잊혀져 갑니다. 그래서 아차, 하면 편집된 종교관이 생기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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