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 부처님 탄생의 계절에 자연으로부터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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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모니 부처님 탄생의 계절에 자연으로부터 배운다.
  • 관리자
  • 승인 2007.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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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지난 주말 연구차 평창의 가리왕산에 다녀 왔다. 봄의 기운이 산에 그득하여 그 곳에 머 무는 순간들이 너무나 좋았다. 산과 숲을 연구하는 학문을 한답시고 반평생을 지낸 나는 요 즘 자주 산에 오르지 못한다. 도시의 삶이 나를 도시 안에 묶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강의와 연구들 사이에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교정 옆에 있는 수목들을 찾는 것이 고작일 뿐이다.

평창의 가리왕산에는 이제 막 새잎을 내고 한해의 삶을 시작하는 이름 모를 풀들과 나무 들이 연둣빛으로 산을 장식하고 있었다. 가는 길목에서 눈인사를 나눈 시골 어린이들의 걸 음새와 오랜만에 돌아온 제비의 날개짓에서도 봄이 무르익었음을 느꼈다.

가리왕산의 중턱을 가로질러 낸 숲길(林道)을 따라 내려오면서 길옆에 피어오르는 두릅순 을 따는 것도 산행의 즐거움을 더하였다. 두릅순을 따는 손이 잔인하다는 생각도 들었으나, 먹고산다는 자연의 이치를 떠올리며 미안한 마음을 털어 버리려 하였다. 그래도 미안해서 가지마다 새 눈을 하나씩 남기었다.

엊그제에는 직장 불교 모임인 불이회(不二會)에서 주선한 사찰방문 행사에 가족과 함께 동참하였다. 우리가 찾아간 절은 안성의 석남사로 신라 말엽에 세워졌다는 고찰이다. 석남사 가 있는 서운산에도 신록(新綠)이 가득하여 봄의 화사함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절에 가는 길옆의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에는 봄나들이 나온 춘객상들의 화목함이 꽃피어 있었다.

절에 당도하니 사시예불이 진행되고 있어 잠시 뜰에서 아이들과 주위의 자연을 감상하였 다.

절벽에 그려진 심우도(尋牛圖)를 보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아이들에게 설명하던 중 우연히 자연의 이치를 배울 수 있는 광경을 보았다. 아직 성충이 되지 못한 한 애벌레가 댓마리 가 량 되는 일개미들에게 끌려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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