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가하지 않아도, 깨닫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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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하지 않아도, 깨닫지 않아도...
  • 관리자
  • 승인 2002.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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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하지 않아도 깨닫지 않아도...]

아침 일찍 일어 난 K 씨는 아직 잠에 곤히 빠진 가족들을 뒤로 하고 거실로 나와 부처님을 향해 앉습니다. 잠시 입정 후 삼귀의, 반야심경, 천수경을 읽은 후 오늘 하루의 원을 세우고, 다시 금강경, 보현행원품, 보현행자의 서원을 읽은 후 염불을 합니다.

일터에 나가서는 모든 분들을 부처님으로 모시고 공경하며 섬깁니다. 나에게 잘 대해 주시는 분만 아니라 나를 핍박하고 거칠게 대하시는 분들에게까지, 나의 모난 성격을 닦게끔 일부러 거친 모습으로 오시는 부처님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모십니다. 식당에서는 아주머니에게 고맙습니다, 하고 합장을 하고, 시내로 가는 버스에서는 기사님께, 좋은 하루 되세요, 라고 인사 드립니다.

언제부터인가 K씨는 그 강하던 고집이 없어졌습니다. 어떤 분에게도 내 생각을 접는 일이 없던 K 씨가 모든 분들께 먼저 내 고집을 접고 양보를 하며 다른 분들의 말을 따라 줍니다. 생각지도 않던 변화에 어리둥절하던 부인과 아이들도 K씨의 진심을 알고는 더 이상 의아해 하지 않고 같이 공경하고 따릅니다.

다툼이 적지 않던 집안에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비록 깨달음은 아득한 별빛이지만, 마음은 늘 부처님을 향하고 몸은 현실에서 일상 생활을 충실히 살아 갑니다. 하루 하루가 밝아지고 하루 하루 성장해 갑니다. 하늘은 맑고 날은 언제나 새 날입니다. 불연(佛緣)은 깊지만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던 K씨. 보현행원을 만난 후의 요즘 모습입니다.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늘어 갈수록 현대인들은 마음의 평화를 더욱더 갈구하나 봅니다. 최근 들어 부쩍 늘어 난 마음 수련원, 명상 센터 등과 이에 관한 서적들이 이를 증명합니다. 하지만 여러 기회에도 불구하고 진정으로 마음의 휴식을 찾는 분은 많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 이런 수행 프로그램이 현대인들에게는 조금 낯설고 일상 생활에서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탓으로 보입니다. 즉,

일반인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출가자, 전문가들을 위한 수행법인 것입니다.

우선 대다수의 수행은 생활 현장에서 배우거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개는 반드시 특별한 시간을 내어 특정 장소에서, 그것도 스승의 지도 아래 일정 기간을 배워야 합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현대인들이 이런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마음은 있더라도 쉽게 접근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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