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독일의 저명한 대학병원 내과/신경외과 의사로 환자를 치료하며,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접한 동물과 사람 간에 맺어진 우정을 통해 아픔과 불행이 치유되는 사례들을 관찰해 따뜻한 시선으로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반려 동물은 98%가 개와 고양이(각각 71%, 27%)에 편중되어 있지만 이 책에서는 개, 고양이 외에도 돼지, 말, 닭을 비롯해 우리가 접하기 힘든 낙타, 달팽이, 박쥐, 송아지, 앵무새 등 다양한 동물들을 통해 여러가지 질환의 치료에 도움을 받는 생생한 사례들을 만날 수 있다.
어린 소녀의 당뇨수치를 관리해주는 당뇨경보견 샤페이, 선천성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소년이 아기 흑돼지와 우정을 통해 정상적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 자폐스펙트럼 어린이들을 치료하는 달팽이, 치매로 고통받는 노인의 삶을 평온하게 해주는 말, 시력을 잃은 베두인 유목민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낙타, 학대받는 어린 소녀의 동반자인 고양이 등 스무 편의 이야기들은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아름다운 미담들이다. 한국에서 경험한 한편의 글은 마치 전래동화 같아서 독일 독자들에게 색다른 한국 문화를 전하는 감동을 주었을 터이다.
동물매개치료(Animal-Assisted Therapy)라는 다소 생소해 보이는 분야의 외국 사례들이 거부감없이 따뜻한 에세이로 우리에게 전해지는 것은 저자가 오랜 동안 환자와 소통해온 경륜있는 의사인 때문이다. 어린 환자를 위해 교도소에 찾아가 교도소장을 설득해 재소자를 면담하는 장면은 환자의 병을 치유하려면 의사의 경청과 환자의 신뢰가 가장 소중하다는 믿음을 실천하는 모습이다. 책을 읽다 보면 그의 글에서 독일 사회의 지식인으로, 참된 의사로서의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접하는 동물에 대한 미담 대부분은 어려움에 빠진 동물들을 구조하고 도와주는 일입니다. 하지만 동물들은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들은 사람들과 우정을 나누며 그들이 가진 특별한 능력으로 사람들을 치유합니다.
동물들은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고, 요구하지 않으며, 변함없는 우정을 평생 동안 선사합니다. 우리가 동물을 반려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동물이 사람들을 반려해줍니다. 그 때문에 동물과 참된 우정을 나누는 사람들은 단순히 돌보는 것 이상의 커다란 보상을 받습니다.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책에는 주인을 구한 개, 은혜를 갚은 까치 등 동물들이 보은하는 얘기들이 등장하지만 산업화, 도시화된 환경에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는 잊혀진 신화처럼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현재 우리 삶의 다양한 장소와 환경에서 개, 고양이, 말, 돼지, 낙타, 달팽이, 박쥐, 앵무새, 비둘기, 물고기, 송아지, 닭, 당나귀 등 여러 동물들을 만나며, 이 동물들이 각자의 특별한 능력으로 불편한 사람,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고, 위로하고, 치유하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말하지 않는 동물들과의 교감은 최고의 대화이자 위로이며, 큰 행복을 줍니다.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동물이 주는 위안과 치유 효과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 왔습니다. 이러한 치유의 힘은 동물과 사람 간의 유대와 교감을 통한 상호작용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뜻한 동화처럼 동물이 주는 치유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이 책만큼 동물들이 주는 치유 효과들을 생생하게 기록한 사례들은 처음 접합니다. 동물이 주는 놀라운 치유 효과뿐 아니라 읽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최고의 서적으로 추천 드립니다.
회장 김옥진
세상 모든 생명들의 가치는 그 자체의 고유한 것일 뿐, 결코 타자에게 유용한지 그렇지 않은 지로 판단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그들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도움을 주었는가 하는 일방적인 미담으로 소비해서는 안됩니다. 여러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그들이 우리처럼 풍부한 감정과 깊은 사유 능력을 가진 존재라는 점을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갈 방법을 더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인간과 비인간 동물들은 지구라는 별을 공유하는 이웃임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일러스트레이터. <노견일기>작가. 정우열
동물은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으며, 아무런 조건없이 우정과 지혜를 전합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무한히 베풀며 평생을 반려하는 성자(聖者)입니다. 동물과 함께 하는 삶은 우리 몸과 마음, 영혼을 돌보며 깨달음을 향한 수행의 길이자 세상을 바꾸는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