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인가요? 명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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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인가요? 명상인가요?
  • 현안 스님
  • 승인 2022.12.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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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쿡의 선과 정토 이야기(73)]
출처 셔터스톡

어떤 사람들은 명상과 참선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 그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왜냐하면 여러분이 진짜로 높은 선(禪)의 경계에 도달하지 않고서 그런 의논을 해봐도 그건 그냥 말뿐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도량에서는 영화 스님이 화엄경이나 육조단경 강설도 하시고, ’돈오의 가르침(頓敎)‘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그와 동시에 일반적인 관심사를 만족시키기 위한 선(禪), 즉 명상도 가르칩니다. 공원에서도, 병원, 학교, 주민센터, 카페에서도 명상을 가르칩니다. 사람들이 가족, 친구와 동료에게 명상을 소개하고 싶다고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건강, 스트레스 감소 등에 일반적으로 관심이 있습니다. 게다가 누구든 선을 배우고 바르게 명상하면, 저절로 마음이 챙겨질 것입니다. 우리의 명상법을 따라 하다 보면 이미 마음챙김이 됩니다. 그래서 마음챙김이란 단어를 사용할 필요도 없습니다. 자연스레 마음이 챙겨진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일반적인 관심사만 충족되어도 만족스러운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명상으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한 후 중간에 멈추지 않고 계속 발전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학생에게 단단한 기반을 세워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능성을 모두 발현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자신이 얼마나 큰 잠재력이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누군가 나타나서 말해줘야 하는 겁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사람들이 명상을 통해 신심을 키우고, 결국 선의 세계에 대해서도 더 큰 관심을 갖길 바랍니다.

출처 셔터스톡

예를 들어 우리는 학생들에게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강조합니다. 그것이 불교 용어를 많이 알거나 불교적 개념을 이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수행에서는 다음 단계로 가는 방법을 알고 실행할 수 있어야만 진전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걸 ‘훈련(訓練)’이라고 부릅니다. 직지인심, 불립문자, 교외별전 같은 불교 용어가 무슨 뜻인지 유창하게 설명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실제로 곧장 여러분의 마음을 가리켜야 합니다. 그게 스승의 역할입니다. 스승이라면 여러분을 위해서 그런 걸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여러분이 정말로 스스로 누구인지 알 수 있게 말입니다.

그걸 위해서 우선 명상하는 법부터 배워야 합니다. 그래야 여러분의 선정이 증장될 수 있습니다. 덜 아프고 싶다면 선정을 늘려야 합니다. 여러분이 더 나은 문제 해결 능력을 얻고 싶다면 그렇게 하는 겁니다. 그만큼 단순합니다. 예를 들어 세상엔 여러 종류의 명상법이 있습니다. 널리 보급된 도교적 명상법도 있습니다. 도교 수행은 기술적인 면에선 아주 훌륭합니다. 영적 수행의 결과를 보여주고 잘 어필하기 때문에 인상적입니다. 그들은 그런 데 아주 능숙합니다. 보통 이들은 “난 이걸 할 수 있다, 저걸 할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초월명상, 요가, 태극권, 기공 등도 있습니다. 그런 것들은 어디에서나 배우고 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을 위한 광대한 데이터베이스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은 여러분에게 아주 친숙하게 느껴질 겁니다. 그게 그들의 장점이자 강점입니다. 여러분이 요가를 배우고, 태극권이나 기공을 익히고 싶다면 배우는 것도 좋습니다. 거기서 여러분은 유용한 기술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순수한 선 수행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것들도 취미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방법들로는 선 수행처럼 멀리까지 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거기엔 바른 기반이 결여되어 있어서 그 지식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순수한 선의 관점에서 볼 때 집착이라 불리는 것을 만들어 냅니다. 집착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집착을 없애려는 선의 궁극적인 목적과 상반됩니다. 달리 말해서 집착을 만들어 내므로 이런 걸 세간적 방식이라고 부릅니다. 선에선 이런 기술보다도 더 높게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제가 말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 것입니다. 수행이 오직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이라면 그 자체가 여러분의 진전에 한계를 만들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그 뜻은 여러분도 후에 힘과 지혜를 얻어서 더 많은 이들을 도울 수 있게 되길 빕니다. 그것이 여러분을 더 나은 사람으로, 더 큰 사람으로 진화시켜줄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곳에서 참된 행복, 삶의 목적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현안(賢安, XianAn) 스님
2012년부터 영화 선사(永化 禪師)를 스승으로 선과 대승법을 수행했으며, 2015년부터 미국에서 명상을 지도했다. 미국 위산사에서 출가 후 스승의 지침에 따라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 분당 보라선원(寶螺禪院)에서 정진 중이다. 국내 저서로 『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어의운하, 2021)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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