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세계 등 실감나는 한국·태국 불교 디지털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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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세계 등 실감나는 한국·태국 불교 디지털 전시
  • 최호승
  • 승인 2022.11.2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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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실감 영상 '영혼의 여정'. 조선시대 '시왕도', '아미타불 설법도' 등을 토대로 제작한 영상으로 삶 너머의 또 다른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디지털 실감 영상 '영혼의 여정'. 조선시대 '시왕도', '아미타불 설법도' 등을 토대로 제작한 영상으로 명부, 저승을 다스리는 열 명의 왕을 따라 영혼의 여정을 따라가고 있다. 

한국과 태국의 불교 콘텐츠를 태국 현지에서 실감나는 디지털 전시로 만날 수 있게 됐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태국 문화부와 협업으로 11월 19일 태국 방콕국립박물관에 실감콘텐츠 기반의 한국실을 새롭게 개관했다”라고 11월 21일 밝혔다.

2023년 5월 21일까지 진행하는 전시에서는 한국의 전통 문화유산을 최신 디지털 기술로 재해석한 디지털 실감 영상 두 편을 상영한다. 또 한국과 태국의 오랜 불교 전통을 상징하는 양국의 불교조각을 한 점씩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문화유산을 태국에서 선보이는 첫 번째 전시로서, 한국 대중문화에 익숙한 태국 국민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라는 K-Culture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의미를 더한다. 특히 디지털 기술과 문화유산을 접목한 실감 영상을 중심으로 구성된 새로운 방식을 택했다.

가장 주목할 내용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제작한 두 편의 디지털 실감 영상 ‘영혼의 여정’과 ‘왕의 행차’다. 두 영상은 박물관이 소장한 조선시대 불교회화와 유교 문화에 기초한 조선 왕실의 공식 행사 기록인 의궤를 소재로 제작했다. 이번 전시를 위해 태국어 음성과 자막, 전시 공간에 맞는 현지화 작업을 거쳐서 새롭게 선보였다.

삶 너머의 또 다른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디지털 실감 영상 '영혼의 여정'.
삶 너머의 또 다른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디지털 실감 영상 '영혼의 여정'.

전시 공간을 가득 채운 대형 화면에 펼쳐지는 영상은 빛과 소리, 화려한 색채로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해 보는 이들에게 원작의 감동을 넘어서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첫 번째 영상 ‘영혼의 여정’은 한국인이 가지고 있던 불교적 세계관과 사후세계의 모습을 담았다. 지옥에서 인간들을 심판하는 열 명의 왕을 그린 <시왕도>와 <아미타불화>와 같은 전통적인 불교회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디지털 실감 영상 '왕의 행차'. 정조의 1795년 화성 행차와 1796년 화성 완공을 축하하는 낙성연을 담았다.
디지털 실감 영상 '왕의 행차'. 정조의 1795년 화성 행차와 1796년 화성 완공을 축하하는 낙성연을 담았다.

두 번째 영상 ‘왕의 행차’는 유교적 가치관이 담긴 조선 왕실의 의례를 그렸다. 태국 국민에게도 <옷소매 붉은 끝동> 등 한국 사극으로 잘 알려진 조선의 22대왕 정조(재위 1776~1800)의 화성 행차의 성대하고 화려한 왕실 의례를 접할 수 있다.

디지털 실감 영상뿐만 아니다. 한국과 태국의 관세음보살상 두 점이 한 공간에 전시, 두 나라가 오랜 불교 전통과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관세음보살은 어려움에 빠진 중생을 구원하는 존재로 불교가 전해진 거의 모든 지역에서 중요한 신앙의 대상이다. 전시에서 소개하는 한국 통일신라시대 관세음보살상과 태국 스리비자야 양식의 관세음보살상은 한국과 태국에 뿌리내렸던 불교 신앙과 예술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경주 분황사에서 출토된 통일신라 9세기 관세음보살상과 스리비자야 양식의 태국 관세음보살상
경주 분황사에서 출토된 통일신라 9세기 관세음보살상과 스리비자야 양식의 태국 관세음보살상

9세기경 조성된 한국의 관세음보살상은 아미타불의 화불이 새겨진 보관을 쓰고 정병을 들고 있으며, 화강암 특유의 거친 표면 질감이 돋보인다. 태국의 관세음보살상은 7세기경의 작품으로, 역시 아미타불의 화불이 표현됐다. 한국의 관세음보살상과는 달리 사암으로 조각돼 신체 표현이 부드럽고 매끈하다. 두 상은 서로 다른 시대,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지만 상을 바라보며 구원을 희구했던 이들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번 전시는 2019년 체결한 ‘학술 및 문화 교류에 관한 MOU’ 등 국립중앙박물관과 태국 문화부와의 오랜 협업의 결과다. 주태국한국문화원도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전시 종료 후에도 국립중앙박물관은 방콕국립박물관 아시아관 내 한국 코너 신설, 상호 교류 전시, 인적 교류 등 지속적인 협력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과 태국이 오랫동안 이어온 우호 관계는 인적, 문화적 교류로 확대되고 있는데, 이번 전시가 그러한 문화 교류의 상징이 되기를 바란다”며 “한국 드라마, 영화, 음악과 같은 대중문화가 태국 국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것처럼 방콕국립박물관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이번 전시가 한국 전통문화라는 주제에 쉽고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는 특별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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