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와 천은사 일주문 보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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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와 천은사 일주문 보물된다
  • 최호승
  • 승인 2022.10.2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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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선암사 일주문, 문화재청 제공
순천 선암사 일주문, 문화재청 제공

선암매 등 꽃피는 계절이면 다양한 초목으로 눈길을 끄는 순천 선암사,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로 유명한 수홍루가 있는 구례 천은사. 두 사찰의 일주문이 보물이 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10월 27일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순천 선암사 일주문’ 등 8건의 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이번에 지정 예고되는 문화재들은 사찰 일주문(一柱門) 4건, 사찰 문루(門樓, 아래는 출입문 위는 누각)와 불전(佛殿), 누정건축(樓亭建築), 승탑(僧塔) 등 각 1건이며,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라남도와 경상북도 각 2건, 대구와 경기도, 전라북도, 경상남도 각 1건이다.

순천 선암사 일주문 편액, 문화재청 제공
순천 선암사 일주문 편액, 문화재청 제공

특히 4건이 지정 예고된 사찰 일주문은 사찰이 시작되는 영역을 표시하는 정문으로 기둥만 일렬로 서 있는 독특한 형식의 문이다. 지난해부터 전국의 50여 건의 사찰 일주문을 조사하고 전문가 검토와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4건의 일주문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조계산선암사(曹溪山仙巖寺)’라는 현판이 걸린 ‘순천 선암사 일주문’은 조계문(曹溪門)으로도 불리며 1540년 중창됐다는 기록이 있다. 단칸 맞배지붕(모서리에 추녀가 없고 책을 펼쳐 엎어 놓은 형태의 지붕)으로, 기둥 구조는 기둥과 창방(기둥 상부에서 기둥과 기둥을 연결하는 가로 부재)으로 단순하게 구성됐다. 조선 시대 기록을 통해 사찰 중창 이후 임진왜란(1592)과 병자호란(1636) 때 유일하게 소실을 면한 건축물임을 알 수 있다.

구례 천은사 일주문, 문화재청 제공
구례 천은사 일주문, 문화재청 제공

‘구례 천은사 일주문’은 사적기(事蹟記)에 따르면 1723년에 세워졌다. 일주문의 앞쪽에는 원교 이광사(圓嶠 李匡師, 1705~1775)가 쓴 ‘지리산천은사(智異山泉隱寺)’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사찰에 화재가 자주 발생하자 원교 이광사가 흐르는 물과 같은 글씨체[水體]로 이 편액을 써서 걸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천은사 일주문도 선암사처럼 단칸 팔작지붕이며, 석재로 된 문 지방석이 주기둥 사이에 있는 사례는 천은사 일주문이 유일하다.

문경 봉암사 일주문, 문화재청 제공
문경 봉암사 일주문, 문화재청 제공

‘문경 봉암사 봉황문’은 1723년 이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한다. 일주문 앞쪽에는 ‘희양산봉암사(曦陽山鳳巖寺)’가, 뒤쪽에는 봉황문(鳳凰門)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대구 동화사 봉황문’은 1633년(선조 11년)에 처음 건립돼 1965년 현 위치로 옮겨졌다. 동화사 봉황문은 단칸 팔작지붕(전후좌우에 지붕이 있고, 좌우에 작은 삼각형이 만들어지는 형태)이며, 주기둥 상부에 비스듬히 부재를 덧댄 형태와 주기둥 옆에 2개의 보조기둥을 세운 형태가 혼합된 형식으로 드문 사례이다.

고성 옥천사 자방루, 문화재청 제공
고성 옥천사 자방루, 문화재청 제공

사찰 문루인 ‘고성 옥천사 자방루’는 상량문 등 기록에 따르면 1664년에 법당 맞은 편에 위치한 정문(正門)으로 세워졌다. 1764년 누각 형태로 중창돼 ‘정루(正樓)’ 또는 ‘채방루(採芳樓)’라 불렀다. 앞쪽에는 ‘옥천사(玉泉寺)’, 뒤쪽에는 ‘자방루(滋芳樓)’라는 편액이 걸렸다. 자방루는 대웅전에 비해 큰 규모로, 정면의 모든 칸에는 판문(板門)을 두어 개방과 폐쇄를 조절할 수 있다.

불전(신앙 대상을 모신 건축물) ‘성남 봉국사 대광명전’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각종 기록에 따르면 봉국사는 1674년 새로 창건된 것으로 전해진다. 대광명전의 목재 연륜 연대 조사에서도 주요부재가 17세기 후반의 것으로 확인, 봉국사 창건과 함께 세워진 불전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봉국사는 조선 현종의 딸인 명혜(明慧)와 명선(明善) 두 공주가 병에 걸려 잇달아 세상을 떠나자 이들의 명복을 빌기 위해 왕실 주도로 창건한 절이다. 내부 닫집(부처님 머리 위로 지붕이 있는 작은 공간)의 화려한 구성은 왕실의 지원 아래 조성된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남원 실상사 편운화상탑, 문화재청 제공
남원 실상사 편운화상탑, 문화재청 제공

고승인 편운 화상(?~910)을 향한 공양과 추모의 의미를 담은 승탑 ‘「남원 실상사 편운화상탑’ 역시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탑신 표면에 새겨진 명문에 따르면 후백제와 관련한 문화유산으로, 연호와 간지 등 910년에 조성된 승탑으로 추정된다. 신라 말 고려 초 고승을 위한 사리탑은 팔각당(八角堂)형 양식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편운화상탑은 향완(그릇 모양 몸체에 나팔모양의 높은 받침대가 있는 향로)의 형상과 비슷하다는 평가다. 기단부와 탑신부를 비롯한 전체적인 비례와 비율 등이 조화로워 당대 최고의 장인이 설계와 시공을 담당했던 승탑으로 보이며, 예술적 가치도 높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누각과 정자 형태를 아우른 ‘상주 대산루’는 우복 정경세(愚伏 鄭經世, 1563~1633)가 낙향한 후 우산리에 들어와 은거하고 학문을 닦던 장소다. 17세기 영남학파의 전통을 잇는 학자인 정경세는 예학(禮學)에 조예가 깊어 김장생(金長生)과 함께 예학의 대가로 불렸으며, 100여 명의 제자를 배출했다.

대산루는 1602년에 처음 짓고 1778년에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진 누정 겸 서실(書室)이다. 종갓집의 학문과 교류의 거점 역할을 했으며, 조선 시대 지방 선비의 학문적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역사적 자료라는 평가다. 중층 누각의 팔작지붕 건물로 배산임수 배치이다.

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 예고된 8건의 문화재는 30일 예고 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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