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아미타불] 일본의 정토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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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일본의 정토 신앙
  • 김호성
  • 승인 2022.10.2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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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토진종의 신도교육 견문기
신란교류관 가는 길에 있는 신란 스님 동상 사진 필자 제공

일본의 정토진종은 아미타불의 타력(本願力·본원력)을 믿고서 왕생 성불을 지향하는 종교다. 2018년 일본 교토에서 잠깐 산 적이 있다. 정토불교의 한 종파인 정토진종(淨土眞宗) 본원사파(本願寺派)의 종립대학인 류코쿠(龍谷)대학에서 객원연구원 신분으로 공부할 때였다. 그때 ‘진종 대곡파(大谷派)’의 본산인 동본원사 부설 신란교류관(親鸞交流館)에 다녔는데, ‘정례법화(定例法話)’의 법문을 듣기 위해서였다. 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2시 전국 각지의 스님들이 오셔서 교대로 설법을 해 줬고,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그중 놀라웠던 경험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신도 자격 테스트 

어느 날 스님이 법회 자료를 나눠 주는데, OX 퀴즈다.  A4 용지 한 장에 앞뒤로 각기 10문제가 출제됐다. 우선, 「진종신도[門徒]의 참배 – 이것으로 당신도 진종신도 -」 면부터 풀어보자. 먼저 문제부터 옮기고, 정답은 그 뒤에 제시하기로 한다. 

1. 진종에서는 ‘불단(佛壇)’이라 말하지 않고 ‘내불(內佛)’이라 말하는데, 그것은 집 안에 모시기 때문이다. 

2. 내불의 중앙에는 아미타불, 오른쪽 협시(脇侍)는 10자 명호나 신란(親鸞) 스님, 왼쪽 협시는 9자 명호나 렌뇨(蓮如) 스님이다.  

3. 내불은 새집처럼 (그 집에서) 죽은 사람이 없을 때는 필요 없다. 

4. 내불을 향해 가족의 건강이나 행복을 기도한다. 

5. 내불에 대한 참배는 보은강(報恩講)보다 연례제사(年例祭祀)가 중요하다. 

6. 내불은 조상을 공양하기 위해서 모신다.  

7. 불공은 아침 독경 뒤에 올리고, 정오 전에는 내린다. 

8. 내불은 언제나 덮개포(打敷)로 덮고 깨끗하게 장엄해 둔다. 

9. 촛불은 평시에도 켠다. 그리고 끌 때는 손으로 부채질해 끈다. 

10. 보은강 때는 붉은 양초, 연례제사 때는 흰 양초를 쓴다. 

1번의 정답은 ‘X’다. 절의 본당(=법당)이 아니라 다른 곳에 모셔진 부처님이기에 ‘내불’이라 부른다. 

2번의 정답은 ‘O’다. 10자 명호는 세친(世親·天親·Vasubandhu, 4세기)보살의 『정토론』에 나오는 ‘귀명진시방무애광여래(歸命盡十方無碍光如來)’를 가리키며, 9자 명호는 ‘나무불가사의광여래(南無不可思議光如來)’로 중국 담란(曇鸞, 476~542) 스님의 『찬아미타불게(讚阿彌陀佛偈)』에 나오는 ‘나무불가사의광’에 ‘여래’를 덧보탠 것이다. 10자 명호나 9자 명호나 모두 본질적으로는 6자 명호, 즉 ‘나무아미타불’과 다르지 않다. 다만, ‘무량수불’보다 ‘무량광불’을 강조하는 뉘앙스가 있을 뿐이다. 이미 아미타불의 광명 속에서 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였으리라. 신란(親鸞, 1173~1262) 스님은 정토진종의 개조, 렌뇨(蓮如, 1415~1499) 스님은 정토진종의 중흥조다. 

3번의 정답은 ‘X’다. 너무나 상식적 문제라 더 설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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