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쿡의 선과 정토] 좋은 통증과 나쁜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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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쿡의 선과 정토] 좋은 통증과 나쁜 통증
  • 현안 스님
  • 승인 2022.09.14 09: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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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쿡의 선과 정토 이야기(60)]
출처 셔터스톡

어떤 통증이든 우리의 몸을 통해서 옵니다. 통증의 경험은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과정입니다. 우리에게 몸이 있는 한 통증을 경험해야 합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 누구든 이 몸을 갖고 살면 당연히 통증을 경험해야 합니다. 안 그런가요? 달리 말해서 통증이 없이 사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통증이 지속된다면 그건 좋지 않습니다. 계속 이어지는 통증을 겪고 있다면 곤경에 처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보통 통증을 육체적인 일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육체적 통증에는 정신적 통증이 따릅니다. 몸의 통증은 사실 정신적 통증보다 큰일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습니다. 아버지, 아들, 손주를 말입니다. 그런 정신적 괴로움은 다루기가 몹시 어렵습니다. 육체적인 아픔이라면 우리가 의사나 그 외 전문가를 찾아가서 처방을 받거나 침을 맞아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큰 상실이나 신체적 통증으로부터 우울증 등과 같은 정신적 괴로움으로 이어집니다.

다른 종류의 고통이 있습니다. 그건 명상하는 중 경험하는 통증입니다. 그건 아주 좋은 통증입니다. 예를 들어 가부좌로 앉아서 명상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발목이 아프고, 골반이 쑤시고, 허리가 아픕니다. 그건 아주 좋은 아픔입니다. 이건 여러분 자신과 싸워야 하는 시험과 같은 것입니다. 중간에 그만두면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아파서 다릴 풀어버리면, 엉덩이를 들거나, 명상을 그만두면 절대 이해할 수 없게 됩니다. 절대 정복하지 못할 것입니다. 대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서 견뎌낸다면 정복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첫 번째 언급했던 통증입니다. 명상하면서 겪는 통증이 아니라 이해할 수 없는 지속적인 통증이 있다면, 자신이 곤경에 처했다는 걸 인지해야 합니다. 그건 좋은 일이 아닙니다. 그런 경우라면 대응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해야만 합니다. 지속적인 통증을 겪고 있다면 도움을 받으셔야 합니다. 그걸 고치기 위한 방법을 계속 찾아보아야 합니다. 의사들은 여러분에게 문제 한두 가지만 말해줄 수 있겠지만, 사실 우리 몸속에 그것보다 훨씬 더 많은 문제가 일어나고 있을 겁니다.

출처 셔터스톡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아픈 다리를 기꺼이 견디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은 일이 생길 겁니다. 보통 사람들에게 결가부좌나 반가부좌로 앉아서 아파도 참으라고 하면, 가장 먼저 하는 질문들이 이렇습니다. 무릎이 떠서 자세가 안 좋은 게 아닌지, 자세가 바르지 않아서 더 아픈 것인지, 스트레칭을 제대로 더 하고 앉아야 좋은 것인지 번뇌가 많습니다. 앉아서 자세가 바르지 못하다고 생각하면 창피해하거나 걱정합니다. 그런 게 다 정신적인 고통입니다. 그리고 앉아서 ‘내가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정신적인 괴로움이 더합니다. 하지만 그런 게 모두 시험입니다. 가부좌로 명상하고 일어나서 웃기게 걸어야 하는 창피함을 기꺼이 감수하고자 한다면, 앉아서 아픔을 참느라고 신음 소리를 참지 못하고 내야 한다면, 그동안 애지중지 차리고자 했던 체면을 가져다 버려야 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걸 기꺼이 하고자 한다면, 시험을 통과할 기회가 있습니다. 게다가 자가 치유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명상에 대해서 잘못 이해하고 있습니다. 앉아서 평화로움을 느끼길 바랍니다. 앉은 자세가 불편하면 명상 자세가 잘못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갖습니다. 다시 강조하겠습니다. 여러분이 명상하면서 어떤 통증을 경험한다면 그건 매우 좋은 일입니다. 그건 자가 치유 중이란 의미입니다.

명상을 처음 배운 사람들은 안 좋은 통증만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명상하면서 당장 이해하기 어렵고, 견딜 수 없는 통증을 겪으면 마음에 자연스럽게 두려움이 일어나고, 의심이 생깁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게 맞는 걸까?’, ‘이러다 다치는 건 아니겠지?’ 그래서 그럴 땐 경험이 풍부한 선생님이나 도반에게 물어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기억하십시오. 명상이 늘 평화롭기만 하고, 좋은 기분만 생기게 한다면, 그런 명상을 통해서 큰 도약을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 고통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안 좋은 것이고, 또 하나는 매우 좋은 것입니다. 결가부좌로 앉아보세요. 그리고 조금씩 시간을 늘리면서 아픔을 견뎌보세요. 명상과 수행에서 겪는 괴로움과 통증은 여러분에게 좋은 것입니다.

*참고 법문: 영화 스님의 ‘천상에 대한 불교의 견해’(2015년 10월 17일)

 

현안(賢安, XianAn)
2012년부터 영화 선사(永化 禪師)를 스승으로 선과 대승법을 수행했으며, 2015년부터 미국에서 명상을 지도했다. 미국 위산사에서 출가 후 스승의 지침에 따라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 분당 보라선원(寶螺禪院)에서 정진 중이다. 국내 저서로 『보물산에 갔다 빈손으로 오다』(어의운하, 2021)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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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스야 2022-09-14 13:27:30
저도 통증 때문에 고생이라서 ... 파라핀베스 쓰고 있어요
파애모들어가보니 후기들있어서 저도 봤거든요.
근데 저도 처음안건데 팔꿈치에 치료는 좋다고 듣긴 들어서
그것도 한번 알아보세요 ~ 병원에서도 추천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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