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 깃든 고려왕조, 강화도] 인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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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깃든 고려왕조, 강화도] 인트로
  • 김남수
  • 승인 2022.08.2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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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도(遷都)란 예부터 하늘 오르기만큼 어려운 건데
공 굴리듯 하루아침에 옮겨왔네.
청하(淸河)의 계획 그토록 서둘지 않았더라면
삼한은 벌써 오랑캐 땅 되었으리.

고려의 문인 이규보는 고려 왕조의 천도를 『동국이상국집』에서 이렇게 읊었다. 급작스럽게 이루어진 강화 천도, 이 시기 강화도를 강도(江都)라 불렀다. 강화도로 옮긴 고려 사람들은 궁궐을 지었으며, 개경을 본떠 사찰을 건립했다. 강도 불교가 시작됐다.

육지는 전쟁터였다. 김윤후 스님이 처인성에서 몽골 장군 살리타이를 죽이기도 했지만, 승리는 잠시뿐. 경주 황룡사가 불탔으며, 부인사에 보관돼 있던 초조대장경 목판이 불탔다. 백성들의 삶과 죽음은 상상하기를 멈춘다.

굶주린 도적들이 부질없이 설치는데
우리 임금님 오로지 부처님 힘만 믿으시네.
저 범패 소리 용의 울부짖음과 같게 한다면
어찌 오랑캐가 사슴 달아나듯 하지 않으랴.

부처님 위신력에 기대는 길만이 고려인들의 유일한 방책이었을까? 강화도 곳곳에 가궐(假闕)을 짓고 기도했으며, 대장경을 다시 만들었다. 마니산은 단군이 제사를 올리는 곳이 됐다. 강도에 머물렀던 일연 스님은 환도 직후 『삼국유사』를 기록했으며, 이승휴는 『제왕운기』를 남겼다.

38년간의 강도시대. 강화도에는 고려의 흔적이 남겨졌고, 강화는 고려인의 정체성을 다시 구성했다. 그곳, 강화도를 탐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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