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래가 된 별님, 북두칠성] 조선 사람들 별을 관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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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가 된 별님, 북두칠성] 조선 사람들 별을 관측하다
  • 유현주
  • 승인 2022.07.26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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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의 하늘,
예제禮制의 하늘,
백성의 하늘
사진 1. 『천상열차분야지도』,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조선 1395년(태조 4)에 제작된 석각 천문도로 우리나라 하늘 전체에서 관측되는 1,467개의 별이 기록돼 있다. 이 유물은 석각으로 제작됐던 『천상열차분야지도』를 거의 그대로 목판에 양각해 먹으로 찍은 것이다. 

他鄕逢七夕 把酒且長歌 天上佳期至 人間樂事多

타향에서 칠석을 만나 술잔 들고 긴 소리로 노래하누나.

하늘 위 아름다운 기일이 옴에 인간 세상 즐거운 일 많기도 하네.

_ 「칠석연구십이운(七夕聯句十二韻)」, 김성일, 『학봉선생문집』 권2

마지막으로 밤하늘을 올려다본 때가 언제인가. 밤하늘은 언젠가부터 잊혀진 존재가 됐다. 인간에게 하늘이 좀 더 가까웠던 시절이 있었다. 어제와 오늘의 하늘이 다름을 알고 그 속에서 시간을 헤아리며 인간 세상 너머의 무엇인가를 그리던 것은, 지금으로부터 불과 얼마 전 이야기다. 그때 별들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제왕학으로서의 동아시아 천문전통

‘천문(天文)’은 하늘에 새겨진 무늬인 일월성신과 천체 현상에 대한 이야기다. 동아시아 전통시대에서 하늘을 살펴 그 뜻을 받들고 별들의 운행을 헤아려 시간 규범을 반포하는 일은 천명(天命)을 부여받은 천자(天子)의 일이었다. 즉 동양의 천문학은 제왕학의 으뜸으로 군주의 의무이자 천자 권위의 상징이었다. 이러한 관점의 동아시아 천문전통에서는 독자적인 별과 별자리 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별의 관측을 바탕으로 시간 규범을 세우는 역법(曆法) 분야를 개발했으며, 천상(天象)을 해석하는 상서재이학(祥瑞災異學)이 발달했다. 

삼원(三垣) 이십팔수(二十八宿)는 동양천문을 대표하는 별자리 형식이다. ‘원(垣)’은 담장이라는 의미로, 삼원은 하늘에서 별들이 모여 있는 세 곳의 구역인 자미원(紫微垣), 태미원(太微垣), 천시원(天市垣)을 일컫는 말이다. 자미원은 황궁(皇宮)의 상징으로 천제(天帝) 별인 북극성과 황후·후궁·태자와 이들을 호위하는 신하 별들이 위치한 곳이다. 태미원은 정부(政府)를 의미해 그곳의 별들은 제후·삼공과 같은 고위 관직명으로 불렸다. 천시원은 제후들의 도시라는 뜻으로 별들의 이름도 각 지방 제후나 국명으로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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