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래가 된 별님, 북두칠성] 한민족의 북두칠성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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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가 된 별님, 북두칠성] 한민족의 북두칠성 신앙
  • 노승대
  • 승인 2022.07.26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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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죽음 관장하고
길흉화복 점치는
정화수, 윷놀이, 칠성판
선사시대 지석묘로 조선 정조 때 경상감사 이태영이 꿈에서 북문 밖에 떨어지는 북두칠성을 보고, 일곱 아들의 이름을 바윗돌에 새겨 복을 빌었다. 이에 지역민들도 칠성바위로 부르면서 기도처로 이용했다. 칠성동(七星洞)이란 지명이 여기서 유래했다. 
대구 북구 칠성동에 있는 칠성바위, 사진 유동영

하늘에 걸린 시계

한민족은 유전학적으로 70% 정도가 북방계고 30% 정도는 남방계다. 북방계라면 시베리아나 만주 쪽에서 내려왔다는 것이니 처음 출발지는 어디였을까?

마지막 빙하기가 닥치자 구석기시대 사람들은 혹독한 추위 때문에 바이칼호 주변에 모여 살았다. 러시아 동남쪽, 몽골 북쪽에 있는 바이칼호는 최단 너비 27km에 최장 너비 89km, 남북 길이 636km, 최대 수심 1,742m에 이르는 초승달 모양의 담수호다. 민물 호수로서는 세계 최대 크기다.

호수 밑바닥 분화구로 뜨거운 물이 치솟는 특이한 환경이어서 다른 곳보다 온화했다. 이곳에 구석기인들이 모여 살았던 이유다. 1만 년 전 즈음 빙하기가 끝나고 얼음이 녹기 시작하자 홍수가 일어났고, 일단의 부족들은 해 뜨는 동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한 지역에 살다가 인구가 많아지면 일부가 또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시베리아에 이르렀고, 다시 만주를 거쳐 한반도로 들어오면서 한민족을 형성했다.

미국 에모리대 연구소의 세계 종족별 DNA 분석 자료에 의하면 지금도 바이칼호 주변에 사는 부리야트인, 아메리카 인디언, 그리고 한민족의 DNA가 거의 같다고 한다. 한국 의학계나 러시아 유전학연구소의 연구 결과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한국인과 부리야트인은 얼굴도 비슷하고 풍속과 문화도 유사한 점이 많다. 고고학적으로도 청동기와 즐문토기(빗살무늬토기) 분포도에서 한민족의 시원이 바이칼호수 지역과 맞닿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유목민은 초원을 따라 이동하는 민족이다. 끊임없이 정확한 방향을 찾아야 한다. 계절과 시간, 이동 방향과 이동 시간을 알아야 실수가 없다. 북방 유목민족에게는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커다란 시계가 하늘에 있었다. 바로 북두칠성이다.

 

윷판바위와 칠성판 

낮에는 그림자의 방향을 보고 시각을 알 수 있지만, 밤에는 북두칠성이 알려준다. 북두칠성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하루에 한 번씩 시계 방향으로 돈다. 북두칠성은 7개의 별이 국자 모양으로 이뤄져 있어서 붙인 이름이다. 두(斗)는 ‘자루가 달린 술 따위를 푸는 용기’라는 뜻이다. 곧, 북쪽 하늘에 있는 두(斗) 모양의 별이어서 북두칠성(北斗七星)이라 부른다. 그래서 두성(斗星)이라고도 한다.

손잡이 부분에 해당하는 세 개의 별을 두병(斗柄)이라고 부르는데 6번째 별과 7번째 별을 이으면 시간을 가리키는 시침(時針)이 된다. 오랫동안 북두칠성을 관찰하면서 두병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고 계절을 판단하고, 1년을 12개월로 나눠 표시했다. 공간을 시간으로 전환한 것이다.

옛사람들은 북두칠성이 이 국자에다 생명수를 담아 하늘에서 인간 세계에 뿌려준다고 믿었다. 생명을 주는 신성한 별이 됐으니 생명을 거둬 가는 책임도 주어졌다. 인간의 생사와 수명을 주관하게 된 것이다. 나아가 일곱 개의 별에 인격화된 신격을 부여해 인간 세상의 모든 일을 관장하는 역할도 맡게 됐다. 길흉화복도 북두칠성의 관할이 된 것이다.

북방 유목민으로 한반도에 들어와 정착한 한민족은 북두칠성에 대한 견고한 신앙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한 흔적을 선사시대 암각화에 남기고 있다. 대표적인 유적이 안동 수곡리 암각화다. 신선바위라고 부르는 평평한 암반은 남북 30m, 동서 15m 너비로 위에는 말굽 모양, 새 모습, 사람 발자국이 있고 큰 바위 구멍들도 있다. 선사시대 제의를 치르기 위한 장소로 추정하는데 여기에 윷판이 새겨져 있다. 

윷판은 둥근 원형으로 29개의 조그만 바위 구멍으로 만들어졌다. 물론 가운데가 북극성이고 북두칠성이 동서남북으로 돌아가는 형태로 구성됐다. 윷놀이할 때의 사각 말판을 원형으로 만든 것이라고 보면 된다. 한민족에게는 북두칠성이 하늘의 중심별이었기에 오랫동안 섬겨오던 믿음을 표현한 것으로 본다. 이러한 윷판바위는 고인돌에도 있고 산속 기도처 바위신단에도 있고 전국에 흩어져 있다(울산대학교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에서 펴낸 『한국의 윷판 암각화』에는 전국 85개 장소에 흩어져 있는 윷판 암각화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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