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역자 | 이우제 | 정가 | 15,000원 |
---|---|---|---|
출간일 | 2022-06-03 | 분야 | 에세이 / 건강 |
책정보 | 200쪽 | 240g | 128*200*12mm |
1190136694 |
“오늘의 요가 수련이란 그동안 쌓여 형성된 자기 몸의 역사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므로, 요가는 “사람마다 전혀 다른 모습과 양상으로 우리 곁에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어떤 모습, 어떤 방식이든 당신의 요가를 응원한다”는 저자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조산아로 태어나 병약했던 탓에 강해지고 싶은 열망을 품고 자랐다. 복싱, 주짓수, 크로스핏 등 격렬한 운동에 심취했으나 부상과 통증을 겪으며 ‘좋은 운동’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힘의 학교’라 불리는 ‘스트롱 퍼스트’를 만나 근력과 움직임을 발달시키는 큰 관점을 배우고, 요가를 통해 육체와 정신이 함께 성장하는 길에 발을 내딛었다. 뛰어난 동료와 선배 지도자 들을 존경하며 배우는 학생으로, 일상과 훈련 사이의 간극을 좁혀 가고자 노력하는 수련자로, 시작하는 이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자 애쓰는 직업 강사로 파트너와 하얀 강아지를 사랑하며 부지런히 살아가고 있다. ‘운동’이라는 큰 이야기는 책 한 권에 모두 담아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책을 쓴 지금도 여전히 ‘이렇게 단순하게 말할 수 있을까? 어떻게 이야기해야 운동의 본질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를 궁리하고 있다. 운동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함께 성장하며 건강하게 살아갈 당신을 만나고 싶다.
BYTT 기능해부학 지도 강사. 퍼스널 트레이너. 복싱, 주짓수, 케틀벨 운동처럼 격렬한 훈련을 주로 하던 시절, 요가를 하면 남다른 파이터가 될 수 있으리라는 엉뚱한 오해 덕분에 덜컥 요가에 입문했다. 스트레칭에 가까운 단편적인 요가의 세계에 머물다 BYTT(Best Yoga Teacher Training)를 만나 영적인 수련 세계를 알게 되었고, 이후 더 깊은 요가 여정에 합류했다. 그러나 고난도 아사나에 집착해 몸의 소리를 간과하고 무리한 수련과 신체 활동을 반복하다가 심각한 허리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다. 이를 계기로 삶을 위한 요가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수련과 일상에서 커다란 전환을 경험했다. 요가 강사이자 퍼스널 트레이너로서, 아사나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적용, 그리고 이를 관통하는 인체 움직임의 원리에 집중하며 수련과 공부를 이어 가고 있다. BYTT를 비롯한 다수의 요가 지도자 과정에 강사로 참여해, 아사나 수련에 필요한 기능해부학을 비롯해 그간의 요가 여정에서 깨우친 바를 나누는 활동을 한다. 더 많은 사람이 안전하고 즐겁게 요가와 움직임의 세계를 누리기를 바라며, 일흔 살이 넘어서도 한결같은 움직임과 미소로 수업하는 요가 할아버지가 되고 싶다. 『남의 체력은 탐내지 않는다』를 썼다.
격투가의 비기를 찾아서
지금 같은 동작 하는 거 맞죠?
혼자 수련한다는 것
호흡과 바나나
치앙마이에서 배운 것
꼭 새벽에 수련해야 할까
몸에 남은 카르마 알아차리기
다시 기본으로, 타다아사나
드롭백 컴업의 추억
늘 돌아가는 집 같은, 아도무카스바나아사나
다리뼈가 한 뼘 더 미끄러지는 느낌
교묘한 집착이 되지 않도록, 사바아사나
방귀가 내게 가르쳐 준 것
간헐적 육식주의자
다리 펴고 앉는 것의 새로움, 단다아사나
부상이 가져다준 선물
통증이 건네는 말
앉는 자세를 회복하며 알게 된 것, 파드마아사나
이마와 정강이 사이에서, 전굴 자세
요가만 하면 요가를 잘할 수 있을까
꿈의 아사나가 내게 가르쳐 준 것
두려움이 가로막을 때, 살람바시르사아사나
욕심 내지 않으면 생기지 않을 걱정
수영, 주짓수, 요가의 공통점
밀어내기와 당기기, 반다
주름살이 멋있는 요가 할아버지가 되고 싶어
기쁨의 요가
아무것도 바라지 않기, 카르마 요가
요가의 마지막 시리즈
닫는 글: 서로 다르지만 우리는 모두 요가를 하지
고맙습니다
“우리의 대화는 늘 비슷했다. 수련할 때 뭐가 힘들었는지, 반대로 뭐가 좋았는지, 누구의 요가는 이렇던데 우리는 어떤지 등등. 그런 우리의 대화는 결국 요가가 뭔지 모르겠으며 우리가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물음표로 마무리되곤 했다.”
전설의 파이터 힉슨 그레이시의 영상을 보고 강한 파이터가 되기 위해 요가를 시작한 청년, 완벽해지겠다는 욕망으로 쇠질(근력 운동)과 고난도 아사나를 동시에 밀어붙이다 심각한 허리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오른 요가 강사,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앉기나 서기 같은 기본으로 돌아가 평생 모를 뻔했던 깊은 지혜를 마주하게 된 진지한 수련자…. 이 책은 요가 기능해부학 강의를 통해 안전하고 즐거운 요가의 길을 안내하고 있는 요가 강사이자 퍼스널 트레이너 이우제의 첫 번째 요가 에세이다.
● The journey of life! 요가라는 이름의 여행
저자의 진솔한 고백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요가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완벽한 요가 강사라면 혼자서 다 해내야 한다고 생각하던 시절의 어느 워크숍에서 저자는 원숙한 요기(요가 수련자)도 아사나가 안 될 때가 있다는 뜻밖의 가르침을 만나 홀가분해졌고, 고중량 웨이트 트레이닝과 고난도 아사나 수련을 동시에 밀어붙이다가 허리를 다쳐 수술을 받은 뒤에는 어리석게 운동해서 다치는 게 아니라 “그냥 누구나 다칠 수 있었고 아플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받아들이게 되었으며, 숨을 마시면서 배를 부풀리는 헬스 보이의 호흡과 그와 반대로 배를 당기는 요기의 호흡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자신이 알고 있던 좁은 앎을 버리고 다양한 호흡 속으로 뛰어든다. “화려함과 난이도에 이끌려 ‘아사나 조급증’이 올라올 때”는 타다아사나(산 자세)로 가만히 서서 “극단의 동작들을 좇다” 잊은 균형을 기억해 내고, 사바아사나를 수련하다가 “이완을 위한 노력이 교묘하게 집착이 되지 않도록, 그냥 잠들어 버리게” 자신을 놓아주기도 한다.
요가에 진심이기 전에는 결코 인정하지 않았을 세계를 받아들이고, 서로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는 가르침을 의심하는 대신 자신의 몸에서 흐르도록 가만히 두고, 점점 너그러워지는 저자의 모습을 보다 보면 ‘나도 요가 한번 해 볼까!’ 하는 마음이 살며시 고개를 든다.
● 주름살이 멋있는 요가 할아버지가 되고 싶어
저자는 ‘삶을 위한 요가’를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엄격한 채식을 고집하다 짝과의 갈등이 깊어지자 ‘간헐적 육식주의자’로 전격 전향하는 것. 그랬더니 열렬한 육식 애호가이던 짝이 ‘간헐적 채식주의자’로 돌아서는 신기한 변화와 마주할 수 있었다. 이런 예도 있다. 요가 지도자 과정에 비싼 돈을 내고 학생 신분으로 참가해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매일 밤 조용히 수련실을 혼자 청소하는 것. 이른바 ‘카르마 요가’를 한 것인데, 일상으로 돌아와서도 이런 실천을 이어 나가자 행복과 만족이 마음에 깃들고, 자신을 기르고 봉사를 업으로 삼고 지내는 어머니가 이전보다 더 대단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저자는 넓은 마음과 평온이 주름살에 자리 잡은 멋있는 요가 할아버지가 되는 꿈을 품게 되었다.
“오늘의 요가 수련이란 그동안 쌓여 형성된 자기 몸의 역사로부터 시작하는 것”. 저자는 “소셜 미디어와 피트니스 시장에서 쉽게 접하는 요가는 과일 가게에 진열된 사과들처럼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한 그루의 사과나무에 모양도 빛깔도 크기도 제각각인 열매가 열리듯 요가도 “사람마다 전혀 다른 모습과 양상으로 우리 곁에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는다”고 말한다. “어떤 모습, 어떤 방식이든 당신의 요가를 응원한다”는 저자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많은 수련자들이 갈증을 느낀다. 여전히 요가는 알 수 없는 것투성이고, 앞으로 요가를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오늘은 A 선생님을 만나서 마음의 위안과 요가 수련에 대한 희망을 얻고 돌아갔다가, 내일이 되면 다시 좌절하고 B 선생님을 새로 찾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건 비단 몇몇 사람만의 고충이 아닌 듯하다.
(중략)
“지금 제가 뭘 더 배우면 좋을까요?”
나는 선생님이 수련하는 장르의 요가나 다른 이론 공부에 대한 답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선생님은 반문했다.
“우리가 정말 배운 게 없어서 못하는 걸까요?”
당연히 배운 건 많았다. 나름 시간과 돈을 투자하며 열정을 불사르고 있었으니까. 그렇다고 더 배울 게 없는 건 아니지, 속으로 이렇게 반문하고 있을 때 선생님이 말을 계속했다.
“제 선생님이 제게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당신, 이미 정말 많이 배웠어. 더 찾지 말고 이제 해 봐.’”
--- p.29~30
신기하게도 홀로 수련하며 무언가에 골똘히 집중하거나 궁리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책장 어딘가에 꽂혀 있는 관련 서적을 열어서 궁금한 내용을 찾아보고 있었다. 그 전까지는 사 두고도 있는 줄 몰랐던 책이었는데, 우연히 눈에 띄어 펼쳐 보았더니 내가 느꼈던 감각이나 경험을 요가의 언어로 설명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그럴 때 기분이 어떨까? 나는 이 묘한 우연에 소름이 돋았다. 오래전에 읽고서 내 기억 어딘가에 희미한 흔적으로만 남았던 것이 불려 나온 것인지, 요가에서 말하듯 통제할 수 없는 흐름에 내맡긴 덕분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렇게 수련이 이어지고 깊어지는 희열은 말로 표현 못 할 만큼 컸다.
--- p.31~32
선생님이 “숙련자분들은 10회를 반복합니다”라고 하셨다. 나는 ‘나도 숙련자다! 숙련자야!’라고 속으로 외치며 오기로 따라 하기 시작했다. 그냥 3회 정도만 하고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는 게 나았을 텐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예나 지금이나 요가를 지혜롭게 하지 못하고 몸으로만 때우려고 드니. 드롭백 컴업 10회를 우격다짐으로 채우고 바로 섰는데 처음 느껴 보는 불편함이 올라왔다. 머리가 핑 돌고 속은 매스껍고 다리는 후들거렸다. 요가 하다가 기절했다는 말은 죽어도 듣기 싫어서 창피하더라도 혼자 쪼그리고 주저앉아 숨을 쌕쌕거리면서 쉴 수밖에 없었다.
--- p.65
사바아사나로 있으면서 잠들지 않으려 하면 안타깝게도 생각이 꼬리를 물고 떠오를 때가 많다. 언제까지 누워 있을까, 일어나면 뭘 하지, 오늘 무슨 일정이 남았더라… 굳이 지금 하지 않아도 되는 생각까지 무한정 뻗어 나간다. 그러다 보면 요가 수련은 이미 잊은 지 오래. 강사로 참여하여 수련자들이 사바아사나로 있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어떤 사람은 눈동자가 쉼 없이 움직이고, 또 어떤 사람은 계속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손발을 가만두지 못하는 사람, 이제 일어나라고 멘트를 던지면 부리나케 후다닥 일어나는 사람 등 사바아사나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항상 있다. 사바아사나는 우리말로 ‘송장 자세’인데, 송장이라기엔 에너지가 너무 넘쳐흐르는 수련자들이다.
--- p.86
오늘의 요가 수련이란 그동안 쌓여 형성된 자기 몸의 역사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자세는 남보다 더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고, 다른 자세는 남보다 훨씬 쉽게 수행할 수도 있다. 나의 몸도 그날그날 달라서 어제는 되던 자세가 오늘은 안 될 수도 있다. 후굴을 하다가 허리가 평소보다 뻣뻣하거나 눌리는 느낌이 크면 어제보다 안 되는 이유를 고민하며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그저 ‘오늘의 허리는 이렇구나!’라고 알고 허리를 좀 더 편하게 움직이는 쪽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면 된다. 그렇게 해서 안전하고 현명하게 수련을 이어 갔다면 자신의 지혜를 기뻐할 일이다.
--- p.153
어떤 선생님은 팔을 더 잘 밀라고 안내하고, 또 어떤 분은 엉덩이에 힘을 주어 자세를 취하라고 가르친다. 그런가 하면 엉덩이를 조이지 말고 말랑하게 유지하라고 정반대로 말씀하는 분도 있다. 예전에는 이렇게 서로 다른 가르침 앞에서 갈팡질팡했지만, 지금의 나는 이 모두가 효과적인 방법이고 유의미한 팁이라고 생각한다.
--- p.161
요가 지도자 과정에 강사로 참가하면서 지금까지 꽤 많은 예비 지도자들의 수업을 참관해 왔다. 예비 지도자들은 지도자 과정 기간에 동일한 시퀀스를 함께 배운다. 시퀀스의 목적과 방향은 수련 테크닉과 아사나에 대한 해석을 결정한다. 따라서 동일한 시퀀스를 배운다는 것은 아사나에 대한 동일한 해석을 공유한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비 지도자들의 수업은 제각각이었다. 같은 동작, 같은 시퀀스를 지도하는 수업임에도 분위기와 템포 등이 모두 달랐다. 빈야사 요가 시퀀스임에도 인요가처럼 차분하고 고요한 수업을 하는 선생님이 있는가 하면, 당장에라도 웅장한 음악에 맞춰 격정적인 에너지를 끌어내고 싶은 수련으로 이끄는 선생님도 있었고, 섬세하고 세밀한 큐잉을 바탕으로 아헹가 요가 수련처럼 신체 정렬을 꼼꼼하게 만들어 내는 선생님도 있었다.
누군가는 성장과 발전에 몰두해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을 잠시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고 정비해야겠다고 느낀 것이고, 또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 필요한 수련은 육체적으로 자신을 더 담금질하는 거라고 생각한 것이며, 또 다른 누군가는 지적 호기심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수련의 체계가 차근차근 세워지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모두 같은 걸 배웠지만 배움이 각자의 삶과 수련을 통과하는 사이 서로 다르게 이해되고 표현되었다고나 할까.
--- p.176~177
- 박상아 (요가 강사, 『아무튼 요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