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비구니 승가 미래는?’ 세계 석학들 한국행
상태바
‘세계 비구니 승가 미래는?’ 세계 석학들 한국행
  • 최호승
  • 승인 2022.06.02 1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행선연구원의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는 쏘모 스님, 쬐돈 스님, 하주 스님, 모니카 베테 박사, 모니카 슈림프 교수, 카와나미 히로코 교수(사진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
대행선연구원의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는 쏘모 스님, 쬐돈 스님, 하주 스님, 모니카 베테 박사, 모니카 슈림프 교수, 카와나미 히로코 교수(사진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

동양과 서양 비구니 스님들은 물론 비구니 연구 분야 세계 석학들이 국제학술대회 참석차 한국으로 향한다. 특히 수행, 포교, 비구니계 발전 등 비구니 스님으로서 한국불교에 족적을 남긴 대행 스님의 열반 10주기에 기획된 ‘세계의 비구니 승가: 현재와 미래(Buddhist Nuns’ Sangha around the World: Present and Future)’를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 가늠하기 위해서다.

| 세계 석학·비구니 스님 한자리에
세계 비구니 승가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국제학술대회에는 동·서양을 대표하는 비구니 스님들과 여성불교 전문 연구자들 15명이 한자리에 모인다.

서양 비구니 스님으로는 샤카다카인터내셔널 전임 회장인 미국계 티베트불교 스님인 카르마 렉쉐 쏘모 스님(Ven. Dr. Karma Lekshe Tsomo, 미국 샌디에고 대학 종교학과 교수), 달라이라마 등 여러 티베트 고승들에게 가르침을 받은 미국 비구니 스님 툽텐 쬐된 스님(Ven. Thubten Chodron, 미국 쉬라바스티 애비 주지), 한국의 삼우 스님 아래서 수학한 하주 스님(Ven. Haju, 앤아버 선련사 주지)이 국제학술대회에 참여한다. 대만 법고산대학 강사 창쉔(常諗) 스님, 베트남 불교대학 불교영어학과장 류팝 스님(Ven. Dr. Lieu Phap)도 참석한다.

세계의 석학 모니카 베테 교토(Monica Bethe) 중세일본학연구소장, 카와나미 히로코(Kawanami Hiroko) 영국 랭커스터대 교수, 모니카 슈림프(Monika Schrimpf) 독일 튀빙겐 대학 교수도 참여할 예정이다. 대만과 더불어 한국불교의 활발발한 비구니 승가를 이끄는 조계종 전국비구니회장 본각 스님을 비롯해 대행선연구원 연구실장 혜선 스님도 주요 발제를 위해 참석한다.

| 주목할 만한 논문은?
유튜브로 이틀 동안 생중계하는 국제학술대회는 6월 17일부터 18일까지 한마음선원 안양본원 3층 법당에서 열린다. 주목할 만한 논문은 무엇일까?

세계적인 영적 스승 달라이라마가 속한 티베트불교에서 비구니 스님은 계를 이어받을 수 없다. 왜 그럴까? 카르마 렉쉐 쏘모 스님은 ‘히말라야 불교 전통의 여성 출가자들: 전승과 적응 그리고 혁신’이라는 주제로 히말라야 불교 전통의 여성 출가자와 비구니 승가의 문제를 다룬다. 1959년 달라이라마가 인도로 망명한 후에도 많은 학교가 세워지고 남녀를 불문하고 현대교육이 이루어졌지만, 티베트 불교계에서는 여전히 여성이 비구니계를 받아 스님이 될 수 없다. 최근에는 한국, 대만 등의 영향으로 티베트불교를 포함한 히말라야 불교 국가들에 비구니 승가를 성립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쏘모 스님은 이와 관련된 역사와 과정, 전망과 방안 등을 발표한다.

그렇다면 서양에서 티베트불교로 귀의한 여성 출가자들은 어떨까? 툽텐 쬐돈 스님은 ‘서구의 티베트불교 여성 출가자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티베트불교에 귀의하는 서구의 여성 출가자들을 말한다. 서구 여성으로서 1세대 티베트불교의 여성 출가자가 된 쬐돈 스님은 자기 경험과 함께 티베트 전통에서 서양 불교 비구니라고 하는 독특한 상황이 초래될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요인을 살펴본다.

한국불교와 친근한 대만 그리고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의 상황은 어떨까? 모니카 슈림프 교수가 ‘근현대 일본의 수계 여성들’라는 주제로 일본의 여성과 불교에 대해 근현대의 역사를 통해 알아본다. 또 한국과 더불어 가장 성공적인 비구니 승가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대만의 비구니 승가에 대해서는 창쉔 스님이 ‘대만의 비구니 승가와 불교 부흥’을 발제한다. 단, 창쉔 스님은 대만의 코로나 사정으로 현장 참석이 불가능해 비대면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동남아시아와 스리랑카의 비구니 승가에 대한 전반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논문들도 눈에 띈다. 특히 지하니 드 실바 박사(스리랑카 사바라가무와 대학 강사)는 ‘분파주의에서 화합으로: 스리랑카 비구니계의 전망’이 주목된다. 1000여 년 동안 비구니 승가가 없던 스리랑카에서는 1996년 한국의 비구니 스님들이 남방의 사미니들에게 구족계를 주는 수계식을 열어 다시 비구니 승가를 재건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류팝 스님은 ‘베트남 비구니 승가의 설립과 발전’을, 카와나미 히로코 카와나미 교수가 ‘미얀마 여성 출가자: 유산의 계승 그리고 미래에 대한 전망’을, 카카낭 야바프라바스 박사(태국 탐마삿트 대학 강사)가 ‘태국의 비구니: 승가와 사회, 상황’을 각각 발표한다.

| 비구니 승가 방향 제시한 대행 스님
대행 스님은 부처님의 자비심을 바탕으로 모든 중생이 괴로움에서 벗어나기를 염원하고 실천했다. 1972년 안양에 생활참선 수행도량인 한마음선원을 건립한 스님은 2012년 입적할 때까지 평생을 수행과 중생교화, 후학 양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계급과 성별을 비롯한 어떠한 종류의 차이에도 차별이 없다는 것을 보여 준 대행 선사의 삶과 사상은 그 자체로 비구니 승가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지금도 비구와 비구니, 여성과 남성을 막론하고 전 세계의 수많은 출가·재가 제자들이 스님의 뜻을 실천 수행하고 있다.

대행선연구원 연구실장 혜선 스님은 ‘생활참선 수행도량, 한마음선원의 포교 현황과 미래의 방향’을 주제로 현대 불교에 한 획을 긋고 있는 한마음선원의 포교와 전법의 역사, 현황, 전망과 방향에 대해 고찰하는 논문을 발표한다. ‘불교의 생활화, 현대화, 세계화’라는 기치 아래, 대중들과 함께 울고 웃으면서 무한한 자비심으로 걸림 없이 자유자재하게 실천했던 대행 선사의 행적을 살펴보고, 선사의 실천행이 한마음선원에서 어떻게 구현됐는지 조명하고 전망과 방향도 고찰한다.

대행선연구원은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비구니 승가의 현황을 알아보고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세계 비구니 승가’를 주제로 열리는 국제 규모 학술대회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뤄지는 시도”라며 “동·서양의 비구니와 세계 석학들이 참여하는 국제학술대회에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란다”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을 찾은 세계 석학과 동·서양의 비구니스님들은 6월 19일 오전 양산 통도사에서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을 친견한 뒤, 불국사 석굴암을 참배한다. 6월 20일에는 울산, 부산, 진주 등 한마음선원 지원을 방문할 계획이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