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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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세계
  • 텐진 남카
  • 승인 2022.05.19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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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과학 철학 총서 1

 

물질세계
저작·역자

기획 및 서문 달라이 라마(His Holiness the Dalai Lama) • 엮은이 불교 과학 철학 총서 편집위원회

옮긴이 게쎼 텐진 남카(Geshe Tenzin Namkha)

정가 30,000원
출간일 2022-05-30 분야 학술-종교-불교
책정보

| 584쪽 | 신국판(152*225)

| ISBN 978-89-7479-631-0 (9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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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위로

이 책에는 논장, 특히 아비달마에서 다루고 있는 ‘물질세계’에 대한 분류와 분석 그리고 해설이 담겨 있다. 여기서 다루고 있는 물질세계는 극미의 세계에서 천체까지, 그러니깐 마음을 제외한 외부 세계 모두를 가리킨다. 세상을 이루고 있는 물질, 시간과 공간, 뇌를 비롯한 인간의 신체가 주 대상이다.

주요하게는 날란다 17논사(Seventeen Nalanda Masters)라고 알려진, 나가르주나로부터 시작해 아티샤까지 17명이 쓴 저작들이 인용된다. 그밖에 전후로 활동했던 논사들의 저작까지를 포함하면 모두 180여 종의 문헌이 인용되었다. 인용 건수로는 모두 970여 건에 이른다.(근간 『불교 과학 철학 총서 2 - 마음』까지 포함)

이 책에는 주장과 사실, 허구와 실제 등 아비달마 논서에서 주장한 물질세계에 대한 주장을 모두 담았다. 달라이 라마가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이 책은 불교에서 주장하는 세계관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교와 현대 과학 사이의 가교가 될 수 있도록 불교 논서에서 말한 과학과 철학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에 이 책의 발간 목표가 있었다. 그래서 필요한 주제들을 가감 없이 모두 담았다.

저자소개 위로

기획 및 서문 · 달라이 라마 His Holiness the Dalai Lama

제14대 달라이 라마 텐진 갸초(Bstan ’dzin rgya mtsho, Dalai Lama XIV)는 1935년 티베트 동부 암도 지방에서 태어나 1940년 제14대 달라이 라마로 즉위하였다. 1959년 중국의 티베트 침략으로 인해 인도로 망명하여 북인도 다람살라에 망명 정부를 수립하고 티베트인의 정착과 티베트불교의 종합적 재건을 완수하였다. 1989년 비폭력 평화 정신을 선양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였다. 2001년부터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망명 티베트인들의 투표로 선출된 대통령에게 모든 정치적 권한을 이양하였다. 달라이 라마는 인간에게 내재된 도덕성을 함양하고, 종교 간의 화합을 도모하며, 티베트의 문화와 종교 전통을 보존하고, 나아가 고대 인도의 정신문화의 가치를 전파하겠다는 4대 원력을 세우고 현재까지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자비와 지혜의 가르침을 끊임없이 전하고 있다.

엮은이·불교 과학 철학 총서 편집위원회

달라이 라마 성하의 지시로 불교의 경론에서 과학과 철학과 관련된 내용을 발췌하고 편찬하기 위해 2011년 구성되었다. 남걜 사원 방장 톰톡 린뽀체Thromthog Rinpoche가 편집위원장을 맡았고, 삼대본사의 게쎼 스님 70여 명으로 이루어진 소小 편집위원회가 경론의 전거를 모았으며, 총괄편집위원인 랑리와 툽뗀진빠Thupten Jinpa와 네 명의 편집위원들이 방대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총서를 편집하였다.

옮긴이·게쎼 텐진 남카 Geshe Tenzin Namkha

8세에 간댄사원으로 출가, 12세부터 34세까지 『반야경』, 『중론』, 『구사론』, 『계율』 등 오대경五大經을 수학하고 강의하였다. 2000년에 ‘게쎼 하람빠’가 되었으며, 2001년에는 규메 밀교사원에서 1년 동안 밀교를 수학하며 현교를 강의하였다. 2002년 규메 밀교사원에서 삼대본사의 게쎼 하람빠 스님들과 함께 치른 게쎼 최종 시험을 수석으로 통과하였으며, 겔룩빠 본사인 간댄사원의 교수로 임명되었다. 2004년부터 한국에서 티베트불교를 전파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 2019년 4월까지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티벳대장경역경원 연구초빙교수를 역임하였다. 현재 티벳하우스코리아 원장, 삼학사 주지, 사단법인 랍숨섀둡링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내에 출간된 저서로는 『논리에 이르는 신비로운 열쇠』(티벳대장경역경원), 『심오한 중도의 새로운 문을 여는 지혜의 등불』(2015, 운주사), 『마음을 다스리는 보살의 수행법』(2018, 효림)이 있다.

목차 위로

달라이 라마 성하의 서문

편집자의 설명

총괄편집위원 툽땐진빠의 서문

1장 경론의 총설

1. 제법諸法의 체계를 확립하는 다양한 분류 방식

2. 제법의 체계를 확립하는 방법과 분석하는 방식

1) 논리적 분석의 중요성과 사의四依의 체계

2) 삼소량三所量에 따른 분석 방식

3) 사종도리四種道理를 바탕으로 분석하는 방식

4) 인과연기因果緣起

5) 모순과 관계에 의거한 논리적 부정과 정립

3. 『 섭류학攝類學』의 논리 방식에 대한 약설

1) 총설

2) 논리를 학습하는 방식

2장 소지所知인 대상의 체계

1. 대상의 체계에 대한 총설

2. 유색有色의 본질을 주장하는 방식

3. 색 등 오경

1) 색처色處

2) 성처聲處

3) 향처香處

4) 미처味處

5) 촉처觸處

4. 안眼 등 오근五根

5. 법처색法處色

6. 원인인 사대종四大種

7. 불상응행법不相應行法

8. 원인과 결과의 체계

1) 원인

2) 결과

9. 무위법無爲法

10. 소량所量의 기타 체계

1) 정의[性相]·정의 대상[名相]·사례[例]

2) 하나와 여럿

3) 보편과 개체

4) 실법實法과 반법反法

5) 모순과 관계

6) 부정과 정립의 체계

7) 삼소량三所量

3장 유색을 형성하는 극미의 체계

1. 총설

2. 색色의 최소 단위 극미極微

3. 극미가 쌓여서 거친 색이 성립되는 방식

4. 무방분 극미의 유무에 대한 분석

4장 시時의 체계

1. 시의 본질

2. 의존하여 성립하는 시와 가유의 법으로 성립하는 시

3. 삼세를 건립하는 방식

4. 최단 시간에 관한 분석

5. 미세한 무상

5장 기세간器世間과 유정세간有情世間의 생성과 소멸 과정

1. 아비달마 논서에서 설명하는 기세간과 유정세간의 생성 과정

2. 『깔라짜끄라 딴뜨라』에서 설명하는 기세간의 형성 과정

3. 유정세간과 기세간의 소멸 과정

4. 『깔라짜끄라 딴뜨라』에서 설명하는 허공미진과 천체의 운행

5. 아리야바따의 천문학서에서 설명하는 천체의 운행

6. 측량의 단위와 수의 체계

1) 총설

2) 색법의 단위

3) 시의 단위

4) 수의 단위

6장 자궁에서 태아가 형성되는 과정과 맥脈・풍風・명점明點의 체계

1. 총설

2. 탄생처誕生處

3. 경에서 설하는 태아의 형성 과정

4.『깔라짜끄라 딴뜨라』에서 설하는 태아의 형성 과정

5. 불교 의학문헌에서 설명하는 태아의 형성 과정

6. 미세한 몸의 맥脈・풍風・명점明點의 체계

1) 무상요가 딴뜨라에서 설하는 방식

2) 불교 의학문헌에서 설명하는 맥과 풍의 체계

7. 불교 의학문헌에서 설하는 뇌의 체계 540

1) 총설

2) 자궁 속에서 뇌가 형성되는 과정

3) 뇌의 분류

4) 뇌맥의 체계

5) 뇌의 구성 요소인 척수·뇌막·범라륜梵螺輪

6) 몸과 마음의 관계에 대한 분석

옮긴이 후기

참고문헌

상세소개 위로

왜 불교는 자꾸 과학에 대해 말하는가?

5세기부터 12세기까지 인도 북동쪽에 있었던 날란다 대학(사원)은 세계 최고(最古)의 대학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다. 규모 역시 현대의 웬만한 종합대학 수준을 넘어섰다. 7세기 이곳을 방문했던 당나라 승려 의정은 『대당서역구법고승전』에 ‘2천여 명의 교수가 있고, 1만여 명의 학생이 있다’고 썼다. 6개의 대강당과 300개가 넘는 강의실에서는 매일 100여 개의 다양한 수업이 진행됐다. 도서관 장서는 500만 권이 넘었다고 한다.

날란다 대학의 설립 목적은 ‘불교학 연구와 진흥’이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불교학뿐 아니라 철학이나 문학은 물론이고 언뜻 불교와는 별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천문학이나 의학, 약학 등 자연과학에 대한 연구와 수업이 유달리 강조되었다는 것이다.

역시 7세기에 이곳에서 유학한 후 <대당서역기>라는 기행문을 남겼던 당나라 현장 스님은 날란다에 카골라(Khagola)라고 하는 천문대가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천문대는 단순히 별을 ‘감상’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었다. 이 천문대를 통해 5세기 날란다의 연구자 아리야바따(Āryabhaṭa)는 태양과 달 혹은 태양과 지구 사이를 셋 중 다른 하나가 가림으로써 월식과 일식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관찰했고, 지구는 둥글고 매일 1회 자전하며 태양을 따라서 공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현대 과학의 설명과 일치한다. 이후 세상에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공표했던 갈릴레오 갈릴에이가 등장하기까지는 딱 1천 년이 걸렸다.

이뿐이 아니다. 당시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던 500만 권의 장서 중에는 수준 높은 수학, 의학, 약학, 건축에 대한 도서가 많았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문헌들이 그 수준을 증명해주고 있으며 현대의 과학자들에게도 여전히 참고 자료로 사용된다.

그런데 왜? 불교학을 주로 연구하던 날란다 대학에서는 자연과학에 대한 연구를 유달리 강조했을까?

물론 동서양 공히 철학과 종교 그리고 과학은 애초에 한 바구니에 담겨 있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철학자가 과학이나 수학과 관련한 저술을 남기는 건 흔한 일이었다. 어차피 세상은 어떻게 생겨났는지, 물질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등은 셋 모두에게 공통의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4세기에서 5세기에 접어들면 과학을 바라보는 태도는 종교들 간에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세상이 ‘창조’되었다고 주장하는 쪽과 세상이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는 두 종교가 각각 동양과 서양에 뿌리를 내리고 확장하면서부터다.

로마 황제 테오도시우스가 392년 무렵 기독교를 제국의 유일하고 의무적인 종교로 선언하는 칙령을 내린 이래 기독교는 ‘이교도’의 과학을 철저히 탄압했다. 아테네와 알렉산드리아에 있던 고대의 학교들은 폐쇄되고, 기독교 교리에 맞지 않는 모든 문서들이 방대하고 조직적으로 파괴되었다. 이교도이지만 영혼의 불멸을 믿었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만 용인되었다. 신이 만든 질서가 있는데, 이에 반기를 드는 건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신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에 반대하는 것 역시 용납되지 않았다. 이미 2천 년도 더 전에 현대 과학의 기반이 되는 원자론의 기초를 놓았던 루크레티우스의 저작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는 수도원 서고에 꽁꽁 숨겨져 있다가 1417년이 되어서야 공개된다. 과학자들로부터 과학의 발전을 수 세기 늦췄다는 평가를 받는 사건이다. 루크레티우스 저작 공개 이후 비약적인 세계관 발전으로 결국 르네상스가 열렸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하지만 중앙아시아에서 주로 발달한 불교는 이와는 확연히 다른 태도를 갖고 있었다. 불교에서는 ‘창조하는 유일신’을 인정하지 않았다. 당연히 신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이라는 것 역시 없다. 사물의 본질을 캐낼 때 최대 난제인 선입견이 존재하지 않았다.

게다가 불교는 원치 않는 고통의 뿌리는 대상의 본질을 알지 못하는 무명(無明) 때문이라고 본다. 붓다는 “무명의 어리석음은 기도나 종교의식으로 없애지 못한다. 반드시 무명을 물리칠 수 있는 지혜를 일으켜서 제거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지혜는 대상의 본질을 전도되지 않게 아는 것으로부터 생긴다.”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가 해석했듯이 “불교에서의 윤회와 해탈, 고통과 안락은 대상의 궁극적 본질을 알고 있는지의 여부에 따른다.”고 할 수 있다. 불교의 근본적 동기와 주된 목적은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난 구경의 안락이며, 이를 위해 대상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아는 지혜는 필수불가결의 조건이란 것이 처음부터 명백했다.

결국 세상의 본질, 사물의 이치를 제대로 아는 게 ‘고통’에서 해방되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말이다. 불교 경전이 성립되고 계율이 정비되자 붓다의 제자들이 제일 먼저 찾아 나선 것도 세상의 본질에 대한 것이었다. 부파불교 시대, 아비달마가 융성하기 시작하면서 불교 논서들에 유달리 자연과학적 지식이 자주 등장하게 된 건 우연이 아니다.

이 책은 무엇을 다루고 있다? - 극미에서 천체의 운행까지

이 책에는 논장, 특히 아비달마에서 다루고 있는 ‘물질세계’에 대한 분류와 분석 그리고 해설이 담겨 있다. 여기서 다루고 있는 물질세계는 극미의 세계에서 천체까지, 그러니깐 마음을 제외한 외부 세계 모두를 가리킨다. 세상을 이루고 있는 물질, 시간과 공간, 뇌를 비롯한 인간의 신체가 주 대상이다.

주요하게는 날란다 17논사(Seventeen Nalanda Masters)라고 알려진, 나가르주나로부터 시작해 아티샤까지 17명이 쓴 저작들이 인용된다. 그밖에 전후로 활동했던 논사들의 저작까지를 포함하면 모두 180여 종의 문헌이 인용되었다. 인용 건수로는 모두 970여 건에 이른다.(근간 <불교 과학 철학 총서 2 – 마음>까지 포함)

우선, 책의 3할을 차지하고 있는 달라이 라마의 서문, 편집자의 설명, 총괄편집위원 서문 등에는 불교 전통과 현대과학 간의 관계를 주로 설명한다. 이어 본문의 1장에서는 불교경론에서 제법諸法의 체계를 확립하는 다양한 분류방식, 제법의 체계를 확립하는 방법과 분석하는 방식, 논리를 학습하는 방식 등을 설명한다. 2장에서부터 6장까지는 불교에서 말하는 물질세계의 모든 것을 아우른다. 유색의 본질과 내외의 색, 법처색, 대종과 소조, 불상응행법, 원인과 결과의 체계, 무위법, 정의[性相]·정의대상[名相]·사례[例], 하나와 여럿의 체계, 보편普遍과 개체個體, 실법實法과 반법反法, 모순과 관계, 부정과 정립, 삼소량, 유색을 형성하는 극미의 체계, 시時의 본질, 삼세를 건립하는 방식, 최단 시간에 관한 분석, 미세한 무상, 아비달마 논서에서 설명하는 기세간과 유정세간의 생멸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또한 『깔라짜끄라 딴뜨라』에서 설명하는 허공극미진과 천체의 운행, 아리야바따(Āryabhaṭa)의 천문학서에서 설명하는 천체의 운행, 측량의 단위와 수의 체계, 경經·『깔라짜끄라 딴뜨라』·불교 의학문헌에서 설한 자궁에서 태아가 형성되는 과정, 무상요가 딴뜨라에서 설한 맥脈·풍風·명점明點의 체계, 불교 의학문헌에서 설하는 맥·풍·뇌의 체계, 몸과 마음의 관계에 대한 분석 등 소지인 대상의 체계가 광범위하고 자세하게 나온다.

단순히 논서를 짜깁기한 것만은 아니다. 논서 속 난해한 요점들은 인도학자들의 주석과 그것에 대한 티베트학자들의 해석에 의거해 분석하여 결정하였다. 모든 주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타종의 논파나 자종의 확립, 문장의 희론을 생략하였고 각 장의 도입부에 상위 주제와의 연관성을 설명하고 해당 주제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였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달라이 라마의 저서에서 요지를 뽑아 각 주제에 대한 해석을 보충하기도 했다.

4년, 70여 명의 겔룩파 최고 학승의 참여해 집필 완성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티베트 최고 권위 학승 게쎼 텐진 남카 스님 번역

이 책의 시작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달라이 라마가 유달리 과학에 관심을 쏟고 불교와 과학 간의 대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달라이 라마는 2011년 불교에서 말하는 과학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것을 지시한다. 이에 논의의 논의를 거친 끝에 티베트 최고의 학승인 게쎼 70여 명으로 구성된 편집위원회가 만들어진다. 편집위원들은 주요하게는 날란다 17논사들의 저작, 그리고 여타 아비달마 논사들의 저작을 모두 검토하고 이 중에 과학, 철학과 관련된 내용을 모두 발췌했다. 이후 목차에 맞춰 분류하며 선별하고 그에 대한 해설이 필요한 곳은 해설을 달았고, 각주가 필요한 곳은 각주를 달았다.

모아진 내용은 때로는 황당할 때도 있고, 때로는 현대 과학의 지식과 일치하는 것도 있다. 지구의 중심에 하늘에 닿을 듯한 수미산이 있다는 생각은 물론 사실이 아니다. 반면 일식과 월식의 원리 그리고 지구가 공전한다는 당시의 주장은 현대 과학의 주장과 일치한다.

이 책에는 주장과 사실, 허구와 실제 등 아비달마 논서에서 주장한 물질세계에 대한 주장을 모두 담았다. 달라이 라마가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이 책은 불교에서 주장하는 세계관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교와 현대 과학 사이의 가교가 될 수 있도록 불교 논서에서 말한 과학과 철학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것에 이 책의 발간 목표가 있었다. 그래서 필요한 주제들을 가감 없이 모두 담았다.

이런 목표 때문에 이 책은 역시 달라이 라마의 지시에 따라 티베트어본 발간 이래 영어, 중국어(번체) 번역이 완료되었으며 이번에 한국어 번역본이 나오게 되었다. 현재 러시아어, 중국어(간체), 스페인어 등으로 번역이 진행 중에 있다.

한국어 번역은 티베트 최고 학승인 게쎼 하람빠를 학위를 획득한 텐진 남카 스님이 맡았다. 텐진 남카 스님은 2004년부터 한국에서 활동하며 티베트 불교를 전하고 있다.

분명 일반인들에게는 소화하기 버거운 내용일 수 있지만 불교 세계관에 대한 기초를 닦고 기반을 넓히려는 사람, 그리고 불교가 현대 과학과 어떤 접점에서 만날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필독서가 될 수 있는 책이다.

책속으로 위로

혹자들은 “불교의 가르침은 주로 내생의 안락을 얻는 방법을 설명하는 종교적 가르침이다. 따라서 불교와 과학 사이에는 뚜렷한 연관성이 없으므로 종교는 종교의 위치에, 과학은 과학의 위치에 두는 것이 더 낫지 않은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나는 이 질문에 대해 의문을 가져야 하며 그에 대한 답도 다방면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불교에서는 최초의 설시자인 석가 세존께서 말씀하시길, “원치 않는 고통의 뿌리는 대상의 본질을 알지 못하는 무명無明 때문이며, 이 무명의 어리석음은 기도나 종교의식으로 없애지 못한다. 반드시 무명을 물리칠 수 있는 지혜를 일으켜서 제거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지혜는 대상의 본질을 전도되지 않게 아는 것으로부터 생긴다.”라고 하셨다. 따라서 불교에서의 윤회와 해탈, 고통과 안락은 대상의 궁극적 본질을 알고 있는지의 여부에 따른다고 할 수 있다. 불교의 근본적 동기와 주된 목적은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난 구경의 안락이며, 대상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아는 지혜는 필수불가결의 조건이란 것이 처음부터 명백하게 밝혀져 있다.

83~84쪽 「총괄편집위원 툽뗀진빠의 서문」 중

5세기 날란다의 천문학자 아리야바따(Āryabhaṭa, 476~550)는 아비달마와 깔라짜끄라 문헌에서 설한 내용과는 다르게 원형의 별무리들 가운데 별과 행성들의 궤도로 둘러싸인 허공이 있고, 그 중심에 사대의 본질인 지구가 존재하며, 그 모양은 둥글다고 주장한다. 아리야바따 논사가 저술한 천문학서인 『아리야바띠얌 Āryabhatiyam』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원형의 별들 가운데

행성의 궤도로 둘러싸인 하늘 중심에

지수화풍의 본질을 가진

완전한 원형의 지구가 있다.

또한 마치 배를 타고 앞으로 나아갈 때 고정되어 있는 산들이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처럼 보이듯이 지구가 서에서 동으로 자전하는 까닭에 항성들이 허공의 중심선을 기준으로 동에서 서로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항성이 이동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같은 논서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배를 타고 앞으로 나아갈 때

산들이 뒤로 가는 듯 보이는 것처럼

항성들이 능가(楞伽, laṅka)의 중심선에서

서쪽으로 가는 것도 그와 같다.

만약 이 별들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면 왜 떠오르고 지는 것처럼 보이는가? 논서에서 다음과 같이 답한다.

떠오르고 지는 이유는

항상 타는 풍에 의지해서

지구가 별들과 함께

능가범선楞伽梵線을 돌기 때문이다.

이렇듯 항성들이 떠오르고 지는 이유는 지구와 별들이 바람에 의지해 남북의 양극을 중심축으로 하여 자전하기 때문이다. 또한 월식과 일식이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도 이 논서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달이 태양을 가리는 것으로

지구의 큰 그림자에 의해 달 또한

이와 같이 신월新月(朔)에는 달이 태양을 가리며, 만월滿月(望)에는 지구의 큰 그림자가 달을 가린다고 설명한다.

요컨대 이 논서에서는 천체의 운행, 낮과 밤의 길이, 일식과 월식 등 천문학과 관련된 많은 핵심들을 수학적으로도 명확하게 확립하였으며, 이는 현대 천문학의 관점과 매우 유사하다.

435~437쪽 「제5장 기세간器世間과 유정세간有情世間의 생성과 소멸 과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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