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이 다가오고 있던 즈음이었다. 단양에 사는 큰누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한번 다녀가라는 것이었다. 마을과도 좀 떨어진 외딴 산중에 틀어박혀 지내는 데 익숙해지다 보니 읍내에 볼일 보러 가는 경우 외엔 어디 나다니지 않게 된 지 오래다. 그런데 여기 남쪽 산골에서 자동차로 다섯 시간은 족히 걸리는 저 북쪽 두메산골까지 운전해서 갈 일을 생각하니, 마음이 성큼 내키지 않았다. 그렇지만 내일모레 70을 앞둔 큰누님의 당부여서 거절할 수도 없고 마음이 무거웠다. 그런데 때마침 아내가 좀 긴 휴가를 받았고, 고등학생 막내도 방학 중이어서 콧바람 쐴 겸 하룻밤 다녀오기로 했다.
친족 찾아 굽이굽이
고속도로를 나와 굽이굽이 영월과 인접해 있는 단양 어상천 큰누님 댁에 도착했다. 집안으로 들어서니 큰누님은 와서 만두나 만들어 먹자더니 벌써 만두를 다 빚어 놓고 있었고, 매형은 청와대 만찬주로 진상됐다는 막걸리를 양조장에 직접 가서 한 말들이 초롱으로 받아놓고 계셨다. 막 상을 차려 만둣국을 먹으려고 하는데, 인천에 사는 막내 누님에게 전화가 왔다. 큰누님이 받으셔서 장남 식구들이 도착했다고 안부를 전하니 ‘인천에도 다녀가지’ 하며 막내 매형이 섭섭해한단다. 다음에 시간을 한번 내본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영 마음이 찜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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